천천히 가라


아우렐리우스

우리는 우리 생명이 하루하루 소비되며 줄어든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어떤 사람이 남보다 더 장수하는 경우, 과연 사물을 파악하는 충분한 이해력도 그만큼 지속되고, 신과 인간에 대한 관조의 힘도 그만큼 보존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사람은 노망을 부리기 시작하더라도 호흡, 소화, 상상력, 욕구, 그 밖의 여러 가지 일에는 이상이 없다. 그러나 자신을 선용하고 자신의 의무를 남김없이 헤아리고 모든 현상을 명백히 가려내고 지금이 목숨을 버려야 할 때인가를 분별하는 능력과 그 밖에 훈련된 이성이 절대적으로 요구하는 여러 가지 일은 쇠퇴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지기 때문만이 아니라, 사물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제일 먼저 소멸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자연에 따라 만들어진 사물에 부수되는 것에도 즐거움과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빵을 구울 때 어떤 부분이 갈라지는데, 이렇게 갈라진 부분도 빵 굽는 사람의 의도와는 어긋나지만 일정한 모양을 갖추게 되고, 이 부분도 일종의 아름다움을 갖고 특수한 방법으로 식욕을 자극한다.무화과 나무 열매는 익으면 터진다.그리고 다 자란 올리브 나무도 썩기 직전이 되었을 때 그 열매는 각별한 아름다움을 갖는다. 고개 숙인 벼이삭, 사자의 눈썹, 멧돼지 입에서 흘러내리는 거품, 그 밖에 여려 가지 젓-이러한 것들을 따로 떼어 내서 살펴본다면 아름답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은 자연에 의한 형성된 사물에 부수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에 의해 형성된 사물을 돋보이게 하고,그 자체가 사람들의 마을을 즐겁게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우주 안에 생긴 사물들에 대해 감수성과 깊은 통찰력을 갖는다면, 부수적으로 생긴 사물로서 다소간에 즐거움을 주지 않는 것은 거의 없으리라. 따라서 야수가 실제로 입을 크게 벌린 것도 화가나 조각가 상상에 의해 그려 놓은 것과 다름 없이 즐겁게 바라볼 수 있으리라. 또한 늙은 부인이나 늙은 남자에게서도 일종의 성숙감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으리라.또한 어린이들의 귀여운 매력을 순결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으리라.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은 만인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그 작품에 진실로 친밀감을 갖는 자에게만 자신을 드러내리라.

히포크라테스는 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쳐 주었지만 자신은 병사했다. 칼다이아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예언했으나 결국 그들 자신도 운명을 벗어나지 못했다.알렉산드로, 폼페이우스,시저는 수많은 도시를 연달아 완전히 파괴하고 싸움터에서 수만의 기병과 보병을 분쇄했지만 결국 그들도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우주의 '큰 불'에 대해 사색을 거듭한 끝에, 몸속에 물이 가득차서 더러운 진흙을 뒤집어쓰고 죽었다. 그리고 이(몸의 기생충)는 데모크리토스를 회생시켰다. 또다른 이는 소크라테스를 죽였다. 이러한 모든 일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당신은 배를 타고 향해를 하다가 해안에 이르렀다. 밖으로 나가 보자, 과연 내세가 있다면 그곳이라고 신들이 없을 이치가 있는가/ 그러나 감각이 없는 상태에서 이른다면, 당신은 고통이나 쾌락에 번롱 당하고 고통이나 쾌락이라는 배에 노예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배를 움직이는 탁월한 것에 비교하면 이 배는 매우 열등한 것이다. 전자는 이성이요 신성이고, 후자는 흙이요 부패이기 때문이다 .

공공의 이익과 관련되지 않은 경우에는 쓸데없이 다른 사람의 관심을 기울여 당신의 남은 허비하지 말라. 이 사람은 무엇을 무엇을 하고 있을까, 왜 그런 일을 할까, 그밖에 우리들의 지배적인 힘을 어지럽게 하는 온갖 일에 관심을 갖게 되면, 당신은 다른 일을 할 기회를 잃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목적이 없고 무의미하면 기껏해야 지나친 호기심에서 나온 해로운 것들은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갑자기 "당신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냐? 라는 질문을 받더라도 곧 가장 솔직 담배하게 "이러한 일이다" 라고 대답 알수 있는 일만을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러므로 당신의 말을 들으면. 당신의 마음속에 생각 단순하고 자애로우며 사회적 동물에게 어울리는 일이고, 쾌락이나 감각적 향락과 관련된 생각이 아니며, 또한 적대감 혹은 질투나,의심,기타 당신의 마음속의 생각을 털어 놓고 사랑이라고 꼽을 수 있는 이러한 사람들은 사제 나 신들의 종복과 같아서 자기 마음속에서 깃들어진 신성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쾌락에 더럽혀지 않고 고통으로 말미암아 해를 입지 않고 어떠한 모욕도 개의치 않고 나쁜 일을 생각지 않고 , 가장 고귀한 투쟁을 하고 있는 투사로서 어떠한 정념에도 정복당하지 않고 마음 속까지 정의로 가득차 있고 모든 심혈을 기울여서 자기에게 일어나는 일, 자기에게 맡겨지는 일을 운명으로 받아드리고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일을 하며 무엇을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중대한 이유가 있고 공공의이익과 관련되지 않는 한 거의 생각하지도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가 해야 할 일만 염두에 두는 것이다. 그는 만유로부터 할당되 일만을 끊임 없이 생각하고 공평한 생동을 하며 자기의 운명은 훌륭한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각자에게 할당된 운명은 그의 곁을 떠나지 않으며 , 그 운명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모든 이성적 동물은 동류이며, 따라서 만인을 돌보는 일은 자연에 따르는 것임을 상시하고 있다. 한편 우리는 만인의 의견이 아니라 자연에 따라 사는 것이 분명한 사람들의 의견만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자연에 따라 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는 이러한 사람들이 집에서나 집 밖에서, 또 밤이나 낮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어떤 사람들인가, 그리고 어떠한 사람들과 어울려서 불결한 생황을 하고 있는가를 항상 명심하고 있다. 달라서 그는 이러한 사람들의 칭찬은 전혀 고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만족을 느끼기 못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모르는 동안에, 또는 공공의 이익을 고려 함이 없이, 또는 신중한 음미도 없이, 또는 오락 삼아서 일치지 말라. 당신의 생각을 정교하게 장식하지 말며 수다를 떨지 말고 공연한 일로 수선을 피우지 말라. 또한 당신의 마음속의 신성을 삶의 수호자로 삼아라. 그래서 남자답게, 성숙한 나이가 되어 정치 문제에 관여하고 로마인으로서 마치 죽음이 부르는 신호를 기다리다가 어떠한 맹세나 증인도 필요 없을 만큼 담담하게 세상을 떠나는 사람처럼 자기 위치를 지키는 ( 자기 자신의 ) 지배자가 되라. 또한 쾌활하라. 그리고 남의 도움이나 남이 주는 안식을 구하지 말라. 따라서 스스로의 힘으로 바로 서야지 남의 힐을 빌어서 곧바로 서서는 안된다

 아우렐리우스/ 로마의 황제이며, 후기 스토아학파에 속하는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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