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비밀의 회합

 모든 인간은 우리의 적입니다. 우리 동물들은 효과적이고 정당한 투쟁을 위해 완전한 단합과 철저한 동지애로 뭉쳐야 합니다.

1

매너 농장의 존스 씨는 간밤에 닭장의 문을 잠갔으나 너무나 술에 취해 있어서 다른 동물들이 있는 쪽문을 닫아 두어야 할 것을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다.

존슨 씨는 둥그런 불빛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등을 들고 뜰을 비틀비틀 가로질러 갔다. 그리고는 뒷문에 이르러 장화를 걷어차듯 벗어 던지고는 주방에 있는 술통에 마지막 남은 맥주 한 잔을 따라 마시고는 부인이 벌서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침대로 올라갔다.

존슨 씨 부부 침실의 불이 꺼지자마자 농장 건물 전체에서 이상한 소요와 조용한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지난날 동물 품평회에서 미들 화이트 상을 수상했던 수퇘지인 메이저 영감이 전날 밤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을 다른 동물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얘기가 온종일 농장의 모든 동물들에게 떠돌았던 것이다.

존스 씨가 곯아떨어지면 그들은 곧장 큰 헛간(창고)에서 모두 만나자고 비밀리에 약속했었다. 메어저 영감(품평회에 나갔을 때의 이름은 월링톤 뷰티였지만 사람들은 항상 메이저라고 불렀다)은 농장에서 높은 존경을 받았기에, 한 시간쯤 덜 자더라도 모두들 그가 말하는 것은 들어야 한다고 여겼었다.

큰 헛간의 한쪽 끝에 만들어 놓은 높은 연단 위에는 이미 메이저가 짚으로 만든 자리에 편히 앉아 있었고, 그의 머리 위로 대들보에 줄로 매어 단 등이 걸려 있었다.

메이저 영감은 열두 살이라는 나이는 속일 수 없어 최근에 뚱뚱하게 살이 올랐지만 여전히 위엄이 넘쳐흘렀고, 송곳니를 한번도 자른 적이 없었지만, 거칠게 보이지 않는 현명하고 인자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른 여러 동물들이 벌써부터 도착하기 시작했고, 제각기 나름대로의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블루벨 · 제시 · 핀처 등 세 마리의 개가 도착했으며, 그 다음은 온 돼지들은 연단 바로 앞에 있는 짚단 위에 앉았다. 암탉들은 창문턱에 앉았고 비둘기들은 서까래 위로 퍼덕거리며 날아 올라가 앉았고, 양들과 암소들은 돼지들 바로 뒤에 엎드려 되새김질을 시작했다.

짐마차를 끄는 말인 복서와 클러버는 함께 들어와 짚단 속에 있을지도 모를 어떤 작은 동물을 밟지나 않을까 하여 아주 조심스럽게 살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 털이 숭숭 나 있는 넓적한 발굽으로 자리를 잡았다.

클로버는 중년에 가까워진 암말로 통통하고 자애스러운 얼굴이었지만, 네 번째 새끼를 난 후로 그녀의 옛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복서는 키가 거의 열 여덟 뼘이나 되는 무척 큰 짐승으로 보통 말 두 마리를 합친 것만큼이나 힘이 세었다. 코를 따라 밑으로 난 하얀 줄무늬 때문에 약간 어리숙한 인상을 주었다.

사실 그는 똑똑한 축에 들지는 못하였지만 착실함과 엄청난 작업 능력에는 널리 존경을 받고 있었다.

말 다음으로 흰 염소인 뮤리엘과 당나귀 벤자민이 도착했다. 벤자민은 이 농장에서 나이가 가장 많았고, 성질도 몹시 까다로웠다. 그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는데, 가끔 내뱉는 말들이 으레 어딘가 냉소적이었고 조소적이었다.

예를 들자면 그는 신께서 그에게 파리를 쫓으라고 꼬리를 주셨지만, 꼬리도 파리도 빨리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식이었다. 그는 또한 농장에 살고 있는 동물 가운데 웃지 않기로도 유명했으며, 누군가 왜 웃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는 도대체 웃을 만한 건덕지가 없어서 그렇다고 대답하곤 했다.

그러나 그는 드러내놓고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복서에게는 아주 잘 대해 주었다. 그들 둘은 항상 과수원 너머에 있는 작은 목장에서 나란히 풀을 뜯어먹으면서 조용한 가운데 일요일을 함께 보내곤 했다.

두 마리의 말이 막 자리를 잡자, 어미를 잃은 새끼오리가 한 떼 몰려와 가냘프게 삐약삐약 울며 자기들이 밟히지 않을 장소로 찾아 부산을 떨며 이리저리 우왕좌왕 돌아다녔다. 클로버가 그의 커다란 앞다리로 새끼 오리 둘레에 벽을 치듯 감싸주자, 새끼오리들은 그 안에 편안히 자리잡아 곧 잠이 들어버렸다.

마지막으로 존스 씨의 경마차를 끄는, 멍청하면서도 예쁘장한 흰색 암말인 몰리가 사탕 한 조각을 씹으면서 잔뜩 교태를 부리고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우아하게 앞줄 가까이에 자리를 잡고는 주름이 잡힌 붉은 리본이 시선을 끌었으면 하고 바라면서, 그녀의 하얀 갈기를 몇 번씩이나 흔들어댔다.

맨 마지막으로 고양이가 들어왔다. 고양이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어디가 가장 따뜻할까 하고 두리번거리다가는 복서와 클로버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다. 그녀는 내내 메이저가 하는 말에는 관심도 기울이지 않고 그저 메어저의 연설이 만족스러운 듯 그르렁거리고 있었다.

뒷문 위 횃대에서 자고 있는 길들인 갈가마귀 모제스만 제외하고는 이제 모든 동물들이 다 모였다. 메이저는 그들이 모두 편안히 자리를 잡고 주의 깊게 기다리는 것을 보고 헛기침을 한 번 한 다음 목소리를 가다듬어 연설을 시작했다.

"동무들, 여러분들은 내가 어젯밤 꾸었던 이상한 꿈에서 대해서 얘기하려고 한다는 것을 이미 들어 알고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꿈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소. 그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오. 동무들, 나는 이제 여러분들과 함께 앞으로 오랫동안 지낼 수 없을 것 같으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죽기 전에, 내가 이미 깨우친 지혜를 여러분들에게 꼭 전해 주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하는 바이오."

"나는 매우 오래 살았고, 내 외양간에 누워 많은 시간을 혼자 생각해 보았소. 그래서 나는 모든 동물들과 더불어 살고 있는 이 지상에서의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해도 크게 잘못된 것은 없을 듯하오. 내가 지금 여러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도 사실은 그 점에 대한 것이오."

"자, 동무들, 우리들이 영위하고 있는 삶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삶을 직시하여 똑바로 생각해 봅시다. 우리의 삶은 초라하고, 고되며, 아주 짧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간신히 우리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먹이를 얻어먹고 일할 수 있는 자들은 마지막 한 방울의 힘이 다할 때까지 일하도록 강요받고 있소. 그리고 우리가 쓸모 없게 돼 버리는 순간 우리는 지독히 처참하고 소름 끼치게 도살당하고 맙니다."

"영국에서 살고 있는 동물 치고 늘그막에 행복이나, 한적하게 사는 여가의 참다운 뜻을 아는 동물은 하나도 없소. 영국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모두가 자유롭지 못합니다. 동물의 삶이란 그저 절망과 노예의 삶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진리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단순히 자연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일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너무 척박하여 여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여유 있는 생활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동무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영국의 땅은 비옥하고, 날씨도 좋아서 지금 살고 있는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은 동물들에게 풍부한 식량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우리 농장에서 생산되는 것만 가지고도 열두 마리의 말과 스무 마리의 암소, 수백 마리의 양을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그것도 모두가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편안하고 품위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바로 우리의 신성한 노동으로 생산되는 모든 생산물을 인간들이 우리로부터 모두 약탈해 가기 때문입니다."

"……"

"동무들, 우리들이 비참하게 살 수 밖에 없는 모든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여기 있습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단정짓자면 인간의 잔인한 횡포 때문입니다. 인간이야말로 정말로 우리가 싸워야 할 유일한 적입니다. 인간을 쫓아냅시다. 그러면 배고픔과 과로의 기본 문제는 영원히 해결될 것입니다."

"인간들은 생산도 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그들은 우유도 생산해 내지 못하며, 달걀도 낳지 못하고, 너무 약해서 쟁기도 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토끼를 잡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날쌔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인간은 모든 동물의 주인입니다. 인간들은 동물들에게 힘든 일을 시키고, 동물들이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최소한의 먹이만을 대가로 주고는 나머지는 자신들을 위해서 남겨 둡니다. 땅을 갈고 경작하는 것은 우리들의 노동력이요, 그 땅을 기름지게 하는 것도 우리 똥인데도, 우리들중의 누구도 헐벗은 가죽 이외의 것을 소유하고 있지 못합니다."

"내 앞에 앉아 계신 암소 여러분, 당신들은 지난 한해 동안 몇천 갤런의 우유를 짜내었습니까? 그러면서도 송아지를 튼튼하게 키우는 데에 쓰러져야 할 그 우유가 어떻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우리 적들의 배를 채우는 데에 쓰여졌단 말입니다. 그리고 암탉 여러분, 여러분들은 지난해 얼마나 많은 알을 낳았으며, 그 중에서 병아리로 바뀐 알은 몇 개나 되었습니까? 대부분의 알은 모두 존스와 그가 부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벌어 주려고 시장에 팔려 나갔습니다."

"그리고 클리버, 당신이 늙고 힘이 부칠 때, 마땅히 당신을 부양하고 당신의 기쁨이 되었어야 할, 당신이 낳은 망아지 네 마리는 지금 모두 어디로 갔습니다? 모두가 한 살 때 팔려갔고 그래서 당신은 그 애들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네 차례의 해산과 밭에서 당신이 한 온갖 노동에 대한 대가라고는 하잘 것 없는 먹이와 초라한 마구간 외에 또 무엇이 더 있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타고 난 초라한 생명마저 천수를 다 누리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나는 그 점에서는 복된 놈 중의 하나니까 크게 불평할 것은 없겠습니다만……, 나는 열두 해를 살았고, 자식도 4백 명이 넘습니다. 이것이 돼지의 타고난 어설픈 생애입니다. 그러나 어떤 동물도 결국 마지막에 가서는 잔인한 도살장의 칼을 피할 수 없지요."

"내 앞에 앉아 있는 어린 식용 돼지들, 너희들은 모두 일 년이 내에 비명을 지르면서 단두대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슬픔과 공포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암소도, 돼지도, 닭도, 양도 모두 가련한 운명입니다. 말과 개라고 해서 다를 게 없습니다. 그리고 복서, 당신도 당신의 건장한 근육이 힘을 잃는 바로 그날, 존스는 당신을 도살업자에게 팔아버릴 것이고, 그 도살업자는 당신의 목을 쳐서 사냥개의 먹이로 물에 넣어 끓일 것이오. 또 한 개의 경우도 그들이 늙어서 이가 빠지면 존스는 개의 목에다가 벽돌을 매달아 가까운 연못에 빠뜨려 죽일 것이오."

"자, 동무들, 이제 우리들의 추악하고 죄악에 가득 찬 삶은 인간들의 횡포에서 생겨난다는 것이 뚜렷하지 않습니까? 이 모든 것들은 인간을 제거해야만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애써 일하여 만든 생산물은 모두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인간을 타도하기 위하여 우리는 밤낮으로, 온몸과 마음을 다 바쳐 준비를 해나갑시다."

"동무들이여, 내가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나는 반란이 언제 일어날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불을 보듯 확실한 것은 시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정의가 실현되리라는 것입니다. 동무들, 여러분들은 짧은 여생이나마 늘 이점을 잊지 말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래의 세대가 승리를 얻을 때까지 계속하여 투쟁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동무들, 여러분의 결의가 흔들려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떠한 감언이설에도 여러분들은 현혹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인간과 동물들은 공동의 이익을 갖고 있으며, 한 쪽의 번영이 다른 쪽의 번영이 된다고 말하더라도 귀를 기울이지 마십시오, 그것은 무도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 이외의 어떤 동물의 이익도 원치 않습니다. 그런 만큼 우리 동물들은 효과적이고 정당한 투쟁을 위해 완전한 단합과 철저한 동지애를 바탕으로 다시금 굳게 뭉쳐야 합니다. 모든 인간은 우리의 적인 반면, 모든 동물들은 우리의 동지입니다."

그때 굉장한 소동이 일어났다. 메이저가 연설하고 있는 동안 큰 쥐 네 마리가 구멍에서 기오나와 뒷다리로 앉아 그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개들이 갑자기 그들을 노려보면서 으르렁거렸지만, 쥐들이 재빨리 구멍 속으로 도망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메어저가 앞발을 들어 조용히 하라고 제지했다.

"동무들"

하고 그가 말을 계속했다.

"여기서 우리는 당장에 결정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들에 제멋대로 흩어져 사는 쥐나 토끼 같은 야생동물들이 과연 우리의 친구인가, 적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거기에 대해 표결을 하도록 합시다. 나는 이 문제를 투표로 결정하자고 회의에 제의하는 바입니다. 쥐는 우리의 동지입니까?"

투표는 곧 실시되었고 압도적으로 쥐들도 동지라는 것이 결정되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고양이는 후에 양쪽에 다 투표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메이저는 계속 말을 이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소, 다만 거듭 말하건대, 인간과 그들의 삶을 영위하는 방법에 대하여 적대감을 갖고 그것을 잊지 않는 것이 여러분의 의무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두 다리로 걸어 다니는 것은 무엇이든 우리의 적이요, 네 다리를 가졌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무엇이든 우리의 친구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인간과 맞서 싸울 때는 절대로 인간을 닮지 말라는 것입니다. 설령 여러분들이 인간은 정복했을 때에도 그들의 악덕만은 절대로 답습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동물도 집에서 살며 침대에서 자거나, 옷을 입거나, 술은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돈을 만지거나, 장사를 하거나 하면 안됩니다. 인간의 습관은 모두 악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어떤 동물들도 같은 동물을 억압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약하건, 강하건, 지혜롭건, 우둔하건, 우리는 모두 형제입니다. 어떠한 동물도 죽여서는 안됩니다. 모든 동물들은 모두 동등합니다."

"자, 이제 슬기로운 동물들이여! 지금부터 나는 간밤의 내 꿈을 이야기를 하겠소. 여러분들에게 그 꿈에 다하여 자세히 그려낼 수는 없소,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없어지고 난 후 있을 지상낙원에 대한 꿈이었던 것만은 분명하오. 그 꿈은 내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것을 일깨워 주었소. 수년 전, 내가 아직 어린 돼지였을 때, 내 어머니와 다른 암퇘지들은 겨우 곡조로 가사의 처음 세 마디만 알던 옛 노래를 곧잘 즐겨 부르곤 했었소. 어렸을 때 나는 그 곡조를 알았었는데. 오래 전에 내 가슴을 떠나버리고 말았었어."

"그런데 말이오, 어젯밤에 잊어버렸던 그 노래가 꿈속에서 내게 들려왔소, 그리고 더욱이나 신기한 일은 그 노래의 가사까지 내게 돌아왔다는 점이오. 생각해 보건대, 오래 전의 동물들이 불렀지만 여러 시대를 거치는 동안 조금씩 기억에서 잊혀졌던 그 가사가 말이오, 동물들, 이제 내가 그 노래를 불러 보겠소. 나는 늙어서 목소리가 거칠 테지만, 여러분들이 내가 부르는 노래를 배워서 부른다면 더 잘 부를 수 있을 것이오. 그 노래의 이름은 <영국의 동물들>이오."

메이저 영감이 목소리를 가다듬어 노래를 부리 시작했다. 그가 말한 대로 음성은 거칠었지만, 그는 꽤 잘 불렀고 그 노래는 누구나 함께 부를 수 있는 <클레멘타인> 과 <라쿠카라차>와 어딘지 모르게 비슷했지만 아주 감동적인 노래였다.

가사는 다음과 같았다.

영국의 동물들이여, 아일랜드의 동물들이여
온 누리의 온 세상 땅 위에 동물들이
귀기울여 들을지니
황금빛 미래의 즐거운 소식을.


머지 않아 그날이 올지니
축군 인간을 뒤집어엎고
풍요한 영국의 들판에는
오직 동물들만 활보하리라.


코에서는 굴레가 사라지고
등에서는 멍에가 벗겨지리라
재갈과 박차는 영원히 녹슬고
무자비한 채찍은 이제 더 이상 소리내지 못하리라.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부가
밀과 보리, 귀리와 마른풀이
클로버, 콩, 그리고 근대들이
그 날이면 우리의 것이 되리라.


더욱 찬란히 빛나리 영국의 들판이여
더욱 더 맑아지리 영국의 강물이여
감미로운 미풍
우리가 자유로운 바로 그날엔!


그 날 위해 우리 모두 일해야 하리니
그 날은 못 보고 죽을지라도
암소와 말, 오리가 칠면조
자유를 위해 우리 모두가 애써 일하리라.


영국의 동물들이여, 아일랜드의 동물들이여
온 누리 세상 땅 위에 동물들이여
황금빛 미래의 새 소식을
귀기울여, 널리 전하게 하라.


이 노래를 듣자 모든 동물들은 열광적이고 광적인 흥분에 휩싸였다. 메어저가 노래를 다 부르기도 전에, 동물들은 그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돼지나 개처럼 머리 좋은 동물들은,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 노래를 전부 암기해 버렸고 가장 아둔한 동물들까지도 벌써 곡조와 몇 마디의 가지를 외었을 정도였다. 그리고 몇 번 연습한 뒤에는 모두들 노래를 익혀서, 농장 전체가 떠나갈 듯한 커다란 목소리로 <영국의 동물들>을 합창했다.

소들은 낮은 음성으로 음매 - 하고, 개들은 컹컹 - 거렸으며, 양들은 매애 - 하고, 말들은 히힝 - 거렸으며, 오리들은 꽥꽥 - 거리면서 그 노래를 불렀다. 동물들은 그 노래가 어찌나 마음에 들었던지 연거푸 다섯 번이나 연속으로 불렀고, 아마 훼방만 없었더라면 밤새껏 그들은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소란 때문에 존스 씨가 깨어났다.

그는 그 소란이 안마당에 여우가 들어와서 생긴 것이라 짐작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침실 구석에 늘 세워 두었던 총을 들어 어둠 속으로 탄환을 발사했다. 총알은 헛간 벽에 박혔고, 그것에 놀란 동물들의 회합은 허겁지겁 끝이 나고 말았다. 모두들 자기가 자는 곳으로 정신없이 흩어져 갔다. 새들은 횃대로 날아갔고, 길짐승들은 짚더미 속으로 기어들었으며, 전 농장은 순식간에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동물농장의 칠계명

두 발로 걷는 자는 누구든 적이다. 네 발로 걷든 날개를 가진 자는 누구든 친구다. 어떤 동물도 의복을 입어서는 안되고, 침대에서 자서도 안되며, 술도 마셔도 안되고,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더욱 안 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2

사흘 밤 뒤에, 메어지 영감은 잠을 자다가다 평화스럽게 숨을 거두었다. 그의 시체는 과수원 기슭에 묻혔다.

그것은 3월초의 일이었다.

그 후 3개월 동안 지극히 비밀스런 움직임이 동물들 사이에 진행되었다. 메이저의 연설은 이 농장의 동물 중 좀 지혜 있는 동물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인생관을 심어 주었다.

그들은 메이저가 예언한 봉기가 언제 일어날 것인가를 알 수 없었고, 또 그들의 살아 생전에 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될 어떤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언젠가는 일어날 봉기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그 들의 의무라는 것만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다른 동물들을 가르치고 조직하는 일은 당연히 돼지들에게 주어졌다. 돼지들은 동물들 가운데 그래도 가장 영리하다고 인정받고 있었다.

그 돼지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놈은, 존스 씨가 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서 사육시키고 있는 스노우볼과 나폴레온이라는 이름을 가진 젊은 두 마리의 수퇘지였다.

나폴레온은 체격이 크고 사납고 거칠게 보이는, 이 농장에서는 유일한 버크셔 종의 수퇘지로 말은 많지 않으나 일단 한 번 마음먹은 것은 그대로 행하는 강한 추진력이 있다고 평판이 나 있었다. 스노우볼은 나폴레옹보다 더 쾌활하고 말도 잘하며 창의력도 풍부하지만, 나폴레온처럼 옹골찬 성격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이 농장에 있는 그 밖의 다른 수퇘지들은 모두 식용 돼지였다. 그 중에서 가장 소문난 놈은 스퀴러라는 작고 뚱뚱한 돼지였다. 그놈은 뺨이 매우 둥글고 눈이 늘 반짝거렸으며, 목소리가 날카롭고 행동은 빈틈이 돼지였다.

그는 재기 넘치는 연설가로, 좀 어려운 문제점을 의논할 때면 이리저리 뛰면서 꼬리를 내두르는 습관이 있는데, 그런 몸짓이 동물들에겐 매우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작용했다. 그의 얘기 솜씨는 뛰어나서 다른 동물들이, 스퀴러라면 검은 것도 그의 말솜씨로 흰 것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 세 돼지들은 메이저 영감의 가르침을 치밀한 사상체계로 용의주도하게 만들어 놓고, 거기에 동물주의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들은 한 주일에도 몇 차례씩 존슨 씨가 잠들고 난 후 헛간에서 비밀 회합을 갖고 다른 동물들에게 동물주의의 원리를 설명해 주었다. 처음 시작할 때, 그들은 동물들의 우둔함과 무관심 때문에 무척 애를 먹었다.

어떤 동물은 자기들의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존스 씨에게 충성할 의무가 있는 게 아니냐고 말하거나,

'존스 씨가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고 있는데, 만약 그가 없어지면 우리는 굶어 죽을 게 아니겠소'

라고 유치한 말을 하였다.

또 어떤 동물들은,

'우리가 죽은 후에 일어날 일을 왜 우리가 걱정해야 하지요?'

라고 묻든지, 혹은,

'이 봉기가 어떻게 하든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는 것이라면 우리가 그것을 위해 준비하든 안하든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이지요? '하고 퉁명스럽게 되물었다. 돼지들은 그것이 동물주의의 이념에 위배된다고 그들을 이해시켰다. 그러나 그 질문들 중에서 흰 암말인 몰리가 한 질문만큼 어리석을 질문을 한 동물은 없었다. 그녀는 스노우볼에게,

'봉기 후에도 여전히 사탕이 있을까요?'

라고 물었던 것이었다.

"없소."

스노우볼은 딱 잘라 말했다.

"이 농장에서는 사탕을 만들 방법이 없소. 게다가 당신에겐 사탕이 필요 없소.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귀리와 마른풀을 먹게 될 것이오."

"그럼 그때에도 내 갈기에 리본을 달아도 될까요?"

하고 몰 리가 물었다.

"동무."

스노우볼이 말했다.

"당신이 그처럼 열렬히 좋아하는 그 리본들을 모두가 인간이 만들어낸 노예의 상징이오. 당신은 자유가 리본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소?"

몰리는 여기에 동의했지만, 별로 그렇게 확신하는 것 같은 음성은 아니었다.

돼지들은 길들인 갈가마귀 모제스가 퍼뜨려 놓은 거짓말을 반박하느라고 쉴새없이 뛰어다녀야 했다. 존스 씨가 특히 귀여워하는 동물인 모제스는 능숙한 연설가로 첩자이며 밀고자였다.

그는 동물이 죽으면 가게 되는 <얼음사탕 산>이라는 신비한 나라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것은 높은 하늘 구름 너머 어딘가에 있다고 모제스는 말했다. <얼음사탕 산>에서는 클로버가 일년 내내 사시사철 만발하고, 울타리에는 사탕과 기름을 짜는 데 쓰이는 아마 씨 과자가 자랄 뿐만 아니라, 일주일이 모두 일요일이하고 말했다.

동물들은 입만 나불대고 일은 하지 않는 모제스를 미웠으나, 몇몇 동물들은 은근히 <얼음사탕 산>을 믿는 눈치를 보였다. 돼지들은 <얼음사탕 산> 같은 허황된 곳은 있을 수가 없다고 그들에게 타일러 알아듣게 하는데 진땀을 빼었다.

돼지들은 가장 성실한 제자는 짐마차 말인 복서와 클러버였다. 이들 둘은 스스로 생각해 내는 것은 거의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으나, 일단 돼지들은 선생으로 받아들이자 그들이 들은 이야기는 무조건 모두 받아들여 간단하게 요약하여, 다른 동물들에게 충실히 전했다. 그들은 어김없이 헛간의 비밀집회에 참석하여 모임이 끝날 때면 언제나 <영국의 동물들>을 힘차게 불렀다.

그러나 봉기는 이제 요즘의 상황으로 보아 모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매우 쉽게 이룩될 것처럼 보였다. 지난 수년 간 존슨 씨는 비록 동물들에게 가혹하긴 했지만 매우 능력 있는 농장주였는데, 요즘에는 포기하다시피 매일매일 지내고 있었다.

그는 소송 사건으로 돈을 잃고 난 후에 매우 의기소침하였고, 그래서 자신의 주량보다 더 많은 술을 마셔 댔다. 때로는 며칠씩이나 식당에 있는 원저 의자에 축 처져 신문을 읽고, 술을 마시며 때때로 빵껍질을 맥주에 적셔 모제스에게 먹이면서 소일하곤 했다.

주인의 눈치만 살피며 요령껏 일하던 일꾼들은 게을러서 들에는 잡초가 무성했으며, 건물 지붕은 손질해야 할 것 투성이었으며, 울타리도 여기저기 허술해졌고 동물들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6월이 되어 건초 벨 때가 점점 다가왔다. 성 요한 축일 전날은 때마침 토요일이어서, 존스 씨는 월링톤으로 나갔다가 레드라이온 술집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셨기 때문에 그 다음날인 일요일 정오까지 집에 돌아올 수가 없었다. 일꾼들은 또 일꾼들대로 아침 일찍이 암소로부터 우유를 짠 후, 토끼사냥을 하러 떠났기 때문에 동물들은 아침부터 굶고 말았다.

존스 씨는 집에 오자마자 곧 응접실 소파에서 《세계 뉴스》지로 얼굴을 덮고 잠이 들었기 때문에 동물들은 저녁이 다 되어도 한 끼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다.

마침내 동물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암소 한 마리가 불로 곳간 문을 부수고 들어가자 동물들은 모두 곡물 상자에 머리를 들이대고 정신없이 먹어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존스 씨가 잠을 깼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존스 씨와 일꾼 넷은 곳간으로 달려와 곡물을 먹고 있는 동물들에게 이리저리 채찍을 내둘렀다. 이것은 굶주린 동물들에게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동물들은 사전에 미리 계획한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냉혹한 인간들에게 덤벼들었다. 동물들은 갑자기 사방에서 존스와 그의 일꾼들을 뿔로 받고 발로 차며 소리를 질러댔다. 상황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흘러갔다. 그들은 동물들이 이렇게 덤벼들리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일이 없었고, 그들이 마음대로 채찍질하며 부려오던 동물들이 이처럼 갑자기 달려드는 데에 크게 놀라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잠시 후 그들은 자신을 더 이상 지킬 수가 없어 모두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일 분쯤 지나서 그들 다섯 명은 승리감에 취해 추격하는 동물들에게 쫓겨 한길로 통하는 마차 길로 허겁지겁 도망갔다.

존스 부인은 침실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다가, 사태가 위급한 것을 알아차리고는 몇 가지 소품을 급히 챙겨서 다른 길로 농장을 빠져나왔다. 횃대에 앉아 있던 모제스가 펄쩍뛰며 그녀를 따라 날면서, 큰소리로 까악까악 울부짖었다.

한편 동물들은 존스와 그의 일꾼들을 한길로 쫓아버리고는 다섯 개의판자로 만든 문을 굳게 걸어 닫았다.

그리하여 자신들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거의 알지 못하는 사이에 봉기는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이제 존스는 추방되고 매너 농장은 그들의 것이 되었던 것이다.

처음 얼마동안 동물들은 그들에게 갑자기 닥친 그들의 행운이 실감나지 않았다. 그들이 먼저 이 농장 어디에도 이제 인간이 없다는 것을 확인이라도 하듯이 모두가 한데 어울려 농장 경계선을 빙빙 돌아 뛰어 다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농장 건물로 뛰어 돌아와 가증스런 존스 씨의 통치 흔적을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이 닦아내었다.

외양간 끝에 있는 마구간이 부서져 열렸다.

동물들은 우루루 달려들어가 재갈, 코뚜레, 개사슬 그리고 존스씨가 돼지와 양을 거세하는 데 사용했던 가증스러운 칼 등을 모두 우물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고삐, 굴레, 눈가리개와 치욕적인 꼴 주머니는 마당에 지핀 쓰레기불에 던져 버렸다. 채찍도 역시 불에 던져 버렸다.

동물들은 채찍이 불 속으로 타오르는 것을 보자, 모두 기뻐 날뛰었다. 스노우볼도 장날이면 으레 그들의 갈기와 꼬리를 장식하던 리본을 불 속에 던졌다.

"리본이란……."

스노우볼은 말했다.

"의복처럼 인간의 상징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동물들은 모두 옷을 입지 말아야 합니다."

복서는 이 말을 듣자, 여름철이면 귓가에 몰려오는 파리를 막기 위해 썼던 작은 밀짚모자를 가지고 와서 다른 것과 함께 불 속에 팽개쳐 버렸다.

순식간에 동물들은 존스 씨를 기억나게 하는 것들은 모두 부수었다. 그리고 나서 나폴레온은 그들을 헛간으로 데려가 각자에게 정량보다 두 배나 많은 옥수수를 나누어주었고, 모든 개에게는 비스킷 두 개씩을 각각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영국의 동물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곱 번이나 계속 불렀다. 그 후 밤이 되자, 동물들은 이제껏 맛보지 못했던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다음날 새벽에 보통처럼 잠을 깨어서는, 문득 어제 있었던 영광스런 일을 기억하고 모두가 함께 목장으로 달려나갔다. 목장 약간 아래쪽에는 거의 농장 전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이 있었다. 동물들은 언덕 꼭대기로 우루루 몰려가 빛나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렇다, 그것들은 이제 그들의 것이다 ― 지금 그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모든 것이 다 그들의 것이다. 그런 황홀한 생각에 젖어 그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하고 공중으로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 그들은 풀에 맺힌 이슬 위로 뒹굴며 달콤한 여름풀을 한입 가득히 베어 물고, 검은 흙덩이를 발로 차며 그 향긋한 냄새를 맡았다.

그런 다음 동물들은 농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면서 말할 수 없는 찬탄에 젖어 곡식 밭과 과수원, 연못, 덤불들을 경이롭게 구경했다. 그것을 마치 이제껏 한번도 보지 못했던 광경 같았으며, 지금까지도 그것이 모두 자기들의 것이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잠시 후 그들은 농장 건물로 되돌아와 건물 밖에 조용히 멈추어 섰다. 이것 역시 그들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안으로 들어가기가 어째 두려워졌다. 그러나 잠시 후 스노우볼과 나폴레온이 어깨로 문을 들이받아 열자, 동물들은 무엇이라도 부수어 질까봐 아주 조심스럽게 일렬로 들어갔다.

그들은 발끝으로 이 방 저 방 다니면서 소곤거리는 소리 이외에는 말소리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믿을 수 없으리만큼 화려한 사치품들을 ― 깃털 매트리스로 만든 침대, 거울, 말털 소파, 브르셀 융단, 응접실의 벽난로 위에 걸린 빅토리아 여왕의 석판화들을―일종의 경외감을 갖고 바라보았다.

그들이 층계를 내려올 때 몰리가 어디론가 혼자서 사라진 것이 밝혀졌다. 그들이 되돌아가서 찾아보니, 아주 훌륭한 침실에 남아 있는 그녀를 발견할 수 이 있었다. 그녀는 존스 부인의 옷장에서 파란 리본을 꺼내어 어깨에 걸치고는 아주 바보 같은 태도로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의 모습에 감탄하고 있었다.

다른 동물들은 그녀를 아주 혹독하게 비난하며 밖으로 나왔다. 부엌의 벽에 걸려 있던 약간의 햄 조각은 가지고 나와 고이 땅에 묻었고, 취사대에 있는 맥주통은 복서가 발굽으로 차서 깨뜨렸다. 그러나 그 밖의 다른 집 안 물건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동물들은 즉석에서 그 농장 건물을 박물관으로 보존하자는 데 모두 동의했다. 또한 어떤 동물도 여기에서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도 결정되었다.

동물들이 아침 식사를 마치자, 소노우볼과 나폴레온이 그들을 다시 불러모았다.

"동무들."

스노우볼이 말했다.

"지금은 아침 여섯 시 반이고, 우리 앞에는 긴 하루가 있소, 오늘 우리는 건초를 거둬들이기 시작해야 하오. 그러나 우리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소."

이제야 밝히는 바이지만 돼지들은 지난 석 달 동안 존스 씨의 자식들이 쓰다가 쓰레기통에 버린 낡을 철자법 교본을 가지고 독학으로 읽기와 쓰기를 배웠다는 것이었다.

나폴레온은 검은색과 흰색 페인트통을 가져오게 해서 한길로 통하는 다섯 판자문 앞으로 모든 동물을 이끌고 갔다. 그 다음에 스노우볼(돼지 중에서 스노우볼이 글씨를 가장 잘 썼다)이 두 앞다리로 사이에 붓을 끼우고, 문짝 맨 위에 적힌 <매너농장>을 페인트로 지우고 그 자리에게 <동물농장>이라고 섰다.

이제부터 <동물농장>이 이 농장의 이름으로 불려지게 될 것이다. 이 일을 마치자 그들은 다시 질서 정연하게 농장 건물로 되돌아왔다. 거기에서 스노우볼과 나폴레온은 커다란 헛간 벽에 세워 두었던 사다리를 가져오라고 했다.

돼지들은 지난 석 달 동안의 연구 끝에 동물주의의 원칙을 칠계명으로 요약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또한 이제 벽에 쓸 칠계명은 동물농장의 모든 동물들이 앞으로 영원히 지키며 살아야 할 불변의 계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척이나 힘들게(돼지가 사다리 위에서 균형을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스노우볼은 사다리 위로 올라가 일을 시작했고, 스퀴러가 그 아래 몇 계단 밑에서 페인트통을 양손에 받쳐 들고 있었다. 계명은 30야드 떨어진 곳에서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흰 글자로 타르칠을 한 벽 위에 쓰여졌다.

그것을 다음과 같았다.

칠 계 명

 

1. 두 다리로 걷는 자는 누구든지 적이다.

2. 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자는 모두 우리의 친구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것은 아주 깔끔하게 써졌고, friend를 freind로 잘못 썼고,<S>자 하나가 거꾸로 된 것 이외에는 철자법 모두 정확하게 썼다. 스노우불은 다른 동물들을 위해 큰소리로 칠계명을 읽어 주었다. 동물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거리며 완전한 동감의 뜻을 표했고, 좀 영리한 놈들은 즉시 칠계명을 외우기 시작했다.

"자, 동무들."

페인트 붓을 던지면서 스노우볼이 말했다.

"건초밭으로 갑시다. 존스와 그의 일꾼들보다 더 빨리 거두어 들일 수 있다는 것을 명예로 여기도록 합시다."

그러나 이때 얼마나 전부터 매우 불편하게 보이던 암소 세 마리가 커다랗게 울었다. 그들은 스물 네 시간 동안 우유를 짜지 않았기 때문에 젖통이 거의 터질 듯했기 때문이다. 잠시 생각한 뒤에 돼지들이 양동이를 가져오라고 해서 암소의 젖을 훌륭히 짜 주었는데, 젖을 짜기에는 돼지의 네 다리가 안성마춤이었다.

그들의 작업에 의해 곧 거품이 이는 그림 같은 우유가 다섯 양동이에 그득해졌고, 그 외 많은 동물들은 무척 신기하기도 재미있는 표정으로 그 우유를 바라보았다.

"그 우유를 모두 어떻게 하겠습니까?"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스 씨는 가끔 우리 먹이에 그 우유를 섞어 주기도 했어요."

하고 암탉 하나가 말했다.

"우유에는 신경을 쓰지 마시오, 동무들."

양동이 앞에 서서 나폴레온이 소리쳤다.

"그것은 잘 처리될 것이오, 지금 당장 수확이 더 중요하오. 스노우볼 동무가 지도할 거요. 나도 몇 분내에 뒤따르겠소. 동무들 ! 앞으로 가시오 ! 건초가 기다리고 있소."

그리하여 동물들은 건초를 거두기 위해 풀밭으로 모두 떼를 지어 갔고, 그들이 일을 마치고 저녁에 돌아왔을 때 우유는 어디론가 없어졌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

우리 돼지들은 한결같이 두뇌 근로자들입니다. 이 농장의 경영과 조직이 모두 우리에게 달려 있어요. 밤낮으로 우리는 여러분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고단백 우유와 사과를 먹는 것은 바로 당신들을 위한 것이지요

3

건초를 거두어들이기 위하여 동물들은 무진 애를 썼고 땀을 흘렸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은 응분의 보답을 받았다. 수확량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았던 것이다.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농구가 인간의 위하여 만들어진 도구였기 때문에 동물들이 능숙하게 사용할 수가 없었다. 뒷다리에 도구를 걸치고 끌거나, 옮기는 것들은 어떤 것이든 어느 누구도 쓸 수 없다는 것이 큰 장애였다.

그러나 돼지들은 매우 영리해서 어떤 어려움이 닥쳐올 때마다 그 해결책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말의 경우, 그들은 밭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었고, 사실상 갈퀴질을 하거나 풀을 베는 것은 존스나 그의 일꾼들보다 훨씬 더 잘했다.

돼지들은 직접 일하지는 않고 다른 동물들을 지휘하고 감독했다. 뛰어난 지식이 있었고, 매우 영리했으므로 돼지들이 지도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당연하게 생각했다. 복서와 클러보는 제 몸에 제초기와 써레를 달고 (물론 이즈음엔 재갈이나 고삐가 필요 없었다) 경우에 따라서,

'이랴, 동무.'

또는,

'워이, 돌아 ! 동무.'

하고 소리치며 뒤따르는 돼지들과 함께 쉴새없이 들판을 돌아다녔다, 아주 하찮은 일까지 모든 동물이 참여하여 건초를 뒤집고 모으는 일을 하였다. 심지어 오리와 암탉도 하루종일 햇볕 속을 왔다갔다하면서 부리로 건초를 물어 날랐다.

마침내 그들은 존스와 그의 일꾼들이 평소에 걸렸던 시간보다 이틀이나 빨리 일을 끝마칠 수 있었다.

더구나 수확량은 이 농장에서는 처음이라고 할만큼 대단했다. 낭비라고는 전혀 없었다, 암탉과 오리가 그 날카로운 눈으로 한줄기까지 버리지 않고 모았던 것이다. 그리고 농장 동물들은 한줄기도 훔쳐먹지 않았다.

그해 여름 내내 농장의 일은 시계바늘처럼 정확히 진행되었다. 동물들은 전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으리만큼 행복했다. 한 입 먹는 음식마다 짜릿했고 즐거움이 넘쳐흘렀다. 이제 그들이 먹는 음식은 인색한 주인이 조금씩 나누어주는 먹이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를 위해 자신들이 땀 흘려 생산해 낸 음식이었다.

쓸데없이 일을 안하고 놀고먹기만 하는 인간이 없어지자, 각자가 먹은 음식의 양이 훨씬 많아졌다. 비록 동물들이 스스로 이용하고 있지 않았지만 쉴 시간도 훨씬 많아졌다.

그러나 그들은 많은 어려움에 부딪쳤다.

예를 들자면 그 해가 저물어 곡식을 거두어들일 때에는 농장에 탈곡기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옛날 식으로 곡식을 발로 밟아 털고, 입김을 불어 껍질을 날려 버려야 했다.

그러나 현명한 돼지와 훌륭한 근육을 가진 복서가 늘 이런 어려움을 헤치고 나갔다. 복서는 모든 동물들의 영웅이었다. 그는 존스 시대에도 훌륭한 일꾼이었지만, 이제는 말 세 마리의 몫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았다. 농장의 모든 일이 그의 굳센 어깨를 사용해야만 해결되는 날도 있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그는 일이 가장 어려운 곳에서 항상 밀고 당기고 하였다. 또한 그는 수탉 한 마리에게 부탁하여 아침에 다른 동물들보다 반시간 일찍 자기를 깨우도록 일렀다.

그리하여 모두가 일을 하기 전에 가장 급히 필요하다가 생각되는 곳을 찾아 자발적으로 나가 일을 하였다. 무슨 문제가 생길 때나 어려움에 부딪칠 때마다 그는,

'내가 좀 더 일하지!'

라고 말하곤 했는데, 그는 그것을 개인적인 좌우명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들 각자 자기의 능력에 따랄 열심히 일했다.

예를 들면 암탉과 오리는 바닥에 흩어진 이삭들을 모으는 일로 수확 때 열 말 정도로 곡식을 건졌다.

아무도 훔치지 않고, 아무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먹이의 양에 대해 투덜대지도 않았으며, 옛날에 늘 일어났던, 서로 싸우고 시기하는 일들은 거의 사라졌다. 아무도―아니, 거의 전부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몰리는 아침 일직 일어나지도 않았고, 발굽에 돌이 끼었다는 핑계로 일찌감치 일을 그만두는 버릇이 있었다.

그런데 고양이의 태도는 어딘가 이상했다.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고양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되었다. 고양이는 몇 시간 동안이나 슬그머니 없어졌다가 식사 때나 일이 끝난 저녁에 언제 나타났는지도 모르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타나곤 했다.

그러나 그녀는 언제나 아주 그럴 듯한 핑계를 댔고 또 다른 동물들에게 무척 다정한 듯이 속살거렸기 때문에 아무도 그녀가 그렇게 슬그머니 사라졌다 나타나는 것을 깊이 탓하지 않았다.

당나귀인 벤자민 영감은 봉기 후에도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그는 꾀를 부려 일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을 자진해서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존스 시대와 똑같이 느리고 완고한 태도로 덤덤히 지냈다. 누군가가 그에게,

'존스 씨가 사라진 지금이 더 행복하지 않느냐?'

라고 물음엔 그저,

'당나귀는 오래 살지, 당신들 중 누구도 죽은 당나귀를 본 적이 없을 거야.'

라는 알쏭달쏭한 소리만 하였다. 다른 동물들은 그저 그의 아리송한 대답으로 만족하고 말아야 했다.

일요일에는 일을 하지 않았다. 아침 식사는 평소보다 한 시간 늦었고, 식사가 끝난 다음에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주일 거행되는 의식이 있었었다.

제일 먼저 기를 올리는 게양식이 있었다.

스노우볼이 마구간에서 존스 부인이 쓰던 낡은 초록색 책상보를 찾아내어 거기에다가 흰 페인트로 발굽과 뿔을 그렸던 것이다. 그것이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농장 정원의 게양대에 게양되었다. 스노우볼은 이 기의 바탕색인 초록색은 영국의 늘푸른 들판을 상징한 것이고 말굽과 뿔을 모든 인간이 추방되고 새롭게 세워질 동물 공화국을 상징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게양식이 끝나면 모든 동물들은 <미팅>이라고 불려지는 총회를 하려고 큰 헛간으로 행진해 들어갔다. 여기서 다음 주에 할 작업이 계획되고, 각종 결의안을 제출해서 토론되었다. 결의안의 제안자는 언제나 돼지들이었다. 다른 동물들은 표결하는 방법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자신들이 스스로 의견을 생각해 낼 수는 없었다.

돼지들 중에서도 스노우볼과 나폴레온이 가장 적극적이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들의 의견이 서로 일치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둘 중의 하나가 무슨 의견을 내놓으면, 다른 하나는 늘 거기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과수원 뒤에 있는 작은 목장을 너무 늙어 일할 수 없게 된 동물들을 위해 휴게실을 짓자는 결의―결의 자체로 보아서는 아무도 반대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를 했을 때도 각종 동물에 대한 정확한 은퇴 연령에 관해서는 활발한 토론이 벌어졌다.

총회는 늘 <영국의 동물들>을 제창하는 것으로 끝났고, 오후는 오락 시간으로 보냈다.

돼지들은 마구간을 자신들의 본부로 정했다. 그들은 여기서 저녁때마다 농장 집에서 가져온 책을 통해 대장장이일, 목공일 그리고 그 밖에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연구하였다. 스노우볼은 또한 다른 동물들을 그 자신이 이름 붙인 <동물 위원회>를 구성하는 일로 일로 분주했다. 그는 이 일에 집념을 갖고 열성을 다했다.

그는 암탉들에게는 <계란 생산 위원회>, 암소들에게는 <꼬리 청결 연맹>, <야생동물 재교육 위원회(이것은 쥐와 토끼를 길들이는 것이 목적이었다)>, 양들에게는 <순백보 운동>, 등등 여러 가지 조직을 만들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읽고 쓰는 것을 연습할 학급도 편성하였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대체로 실패로 돌아갔다.

야생 동물들을 길들이려는 계획은 시작과 함께 깨졌다. 그들은 전과 똑같이 행동하려고만 했으며 관대하게 대우해 주면 그것을 이용하려고 할뿐이었다. 고양이가 이 <재교육 위원회>에 참가하여 며칠 동안은 매우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루는 그녀가 지붕 위에 앉아 손이 닿을 수 없이 떨어져 앉아 있는 참새들과 이야기를 해 보았다. 그녀는 모든 동물들이 이제 모두 친구가 되었으니 원하는 참새는 이리 와서 자기 발등에 앉아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새들은 가까이 오지 않으려 했다.

모든 것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읽기반과 쓰기반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가을이 되었을 때는 거의 모든 동물들이 어느 정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돼지들이야 이미 능숙하게 읽고 쓸 수 있었다. 개들은 아주 잘 읽을 수 있을 만큼 공부했지만 칠계명 외에 다른 것을 읽는 데는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염소 뮤리엘은 개보다 더 잘 읽을 수 있어서, 때로는 저녁에 쓰레기더미에서 찾아낸 신문 스크랩을 다른 동물들에게 읽어 주기도 했다.

당나귀 벤자민은 어떤 돼지보다도 더 잘 읽을 수 있었지만 자신의 능력을 한 번도 나타낸 적이 없었다. 그는 자기가 알고 있는 한,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닌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곤 했다.

클로버는 알파벳 전부를 암기했지만 단어를 짜 맞출 줄 몰랐다. 복서는 알파벳의 D자 이상으로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는 커다란 발굽으로 땅에다 A, B, C, D를 쓰고는, 귀를 뒤로 축 늘어뜨리고 때로는 앞머리를 흔들면서 글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온 힘을 기울여 그 다음 알파벳을 기억해 내려고 애썼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했다.

정말 그는 몇 번이고 E, F, G, H를 배워 익혔지만 그 글자들을 외우고 있을 때는 이미 A, B, C, D를 잊어버리곤 했다. 마침내 그는 처음 네 글자만으로 만족하기로 했고, 그나마 기억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하루에도 한두 차례씩 그 글자들을 써보곤 했다.

몰리는 자기의 이름을 이루는 글자 여섯 개 외우는 아무 것도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작은 나뭇가지로 예쁘게 자기 이름을 만들어 놓고는 꽃 한두 송이로 그걸 장식한 다음 그 주위를 비잉 돌며 스스로 감탄하곤 했다.

그 밖의 다른 동물들은 A자 이상을 배울 수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양, 닭, 오리 같은 좀더 우둔한 동물들은 칠계명조차 외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랜 고심 끝에 스노우볼은 칠계명을 한 마디의 표어, 격언으로,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

고 짧게 압축하여 표현하였다.

이 짧은 격언에 동물주의의 원리가 들어 있다고 그는 설명했으며, 이 말의 뜻을 충분히 체득한 자는 누구든지 인간의 압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하였다. 날짐승들은 처음에 자기네들의 다리가 둘인데, 그럼 어떻게 되느냐고 불만스럽게 물어왔을 때, 스노우볼은 그렇지 않다고 그들에게 이렇게 설명하였다.

"새의 날개는 말이오, 동물들."

하고 그가 말했다.

"추진기관이지 손과 같이 무엇을 만들고 움직이는 조작기관이 아니란 말이오. 그러므로 새의 날개는 다리라고 생각되어야 하오. 인간의 특색을 이루는 것은 손인데, 이 손은 인간이 모든 못된 짓을 하는 도구란 말이오,"

날짐승들은 스노우볼의 긴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설명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고, 그래서 좀 둔한 동물들은 모두 이 새로운 격언을 외우기 시작했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

는 격언이 헛간(창고) 벽의 끝 칠계명 위에 그보다 더 큰 글자로 쓰여졌다.

양들은 이 격언을 한 번 마음에 새기자, 이 말을 너무 좋아하게 되어 들판에 누워 있을 때면 모두가,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

는 것을 매앰하고 외치며 몇 시간이고 지칠 줄 모르며 계속해서 되풀이하였다.

나폴레온은 스노우볼의 위원회에 대해 아무런 흥미도 없었다. 그는 어린것들의 교육이, 이미 다 자란 것들에게 해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제시와 블루벨은 건초를 거둬들인 직후에 새끼를 낳았는데, 그 들 사이에 튼튼한 강아지가 아홉 마리 생겼다. 강아지들이 젖을 떼자, 나폴레온은 그들의 교육은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말하면서 그들을 어미로부터 떼어서 멀리 데려갔다. 그는 마구간에서 사다리를 놓아야 올라갈 수 있는 외양간 다락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 격리시켰기 때문에 농장 내의 나머지 동물들은 곧 그들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았다.

우유가 어디로 사라졌는가 하는 것은 곧 밝혀졌다. 그것은 돼지들이 매일 먹는 꿀꿀이죽 속에 섞어졌다. 이제 사과가 익어가고 있었고, 과수원 풀밭에는 바람에 떨어진 풋사과들이 흩어져 있었다. 동물들은 몰론 이 과일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질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어느 날, 바람에 떨어진 과일들을 모아서 돼지들이 먹도록 마구간으로 가져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이 점에 대해 몇몇 다른 동물들이 투덜댔지만 소용이 없었다. 모든 돼지들은 물론, 잘 싸우던 나폴레온과 스노우볼까지도 이 점에 있어서는 완전한 합의를 이루었던 것이다. 스퀴러가 다른 동물들에게 거기에 대한 설명을 해주도록 파견되었다.

"동무들!"

하고 그는 외쳤다.

"에, 여러분들은 우리 돼지들이 이기주의나 특권 의식에서 그렇게 하였다고는 생각하지 않겠지요? 우리들은 대부분은 사실 우유와 사과를 좋아하지는 않아요. 나 자신도 그것들을 싫어해요. 그런 것들을 우리가 먹고 있는 이유는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섭니다. 우유와 사과는 (동물들, 이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돼지의 건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어요. 우리 돼지들은 한결같이 두뇌 근로자들입니다. 이 농장의 경영과 조직이 모두 우리에게 달려 있어요. 밤낮으로 우리는 여러분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결국 우리가 그 우유를 마시고 그 사과를 먹는 것은 바로 당신들을 위한 것이지요."

"……"

"에, 또 다시 말하지만 여러분의 안녕을 위해서 우리 돼지들이 임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까? 존스가 돌아옵니다. 그렇죠, 지난날 우리를 핍박했던 인간 존스가 돌아와요. 틀림없어요. 동무들."

스퀴러는 이리저리 팔딱거리고 으스대는 한편, 꼬리를 흔들면서 거의 간청하듯 외쳤다.

"……"

"에 친애하는 동무들! 여러분들 중에 물론 존스가 돌아오는 꼴을 보기 싶은 자는 확실히 없겠지요?"

이제 동물들에게 확실한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이제 그들이 존스가 돌아오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이런 점을 꼭 찔러서 설명하자 아무도 더 할 말이 없었다. 특히 돼지들이 우리의 안녕을 지켜 준다는데, 돼지들의 건강을 지금처럼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 자신들의 생존에 견줄 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리하여 우유와 떨어진 사과(그리고 다 익었을 때 거둬들일 사과 까지도)는 모두 돼지들만을 위해 남겨져야 한다는 것이 이제 이의없이 모두 동의하였다.

승리로 이끈 <외양간 전투>

전쟁은 전쟁이오, 죽기 살기입니다. 어떠한 동물 누구든 동물농장을 위해 생명을 바칠 각오를 가져야 합니다.
동물들은 이제 광적인 흥분에 싸여, 제나름대로 목청을 돋구어 왁자지껄하게 제 무공을 떠들어댔다. 즉흥적인 승전 축하회가 곧 열렸다.

4

늦은 여름이 되었을 때는 동물농장에서 일어날 일에 관한 얘기가 군내의 반 가까이 퍼져 나갔다. 스노우볼과 나폴레온은, 이웃 농장의 동물들과 만나 그들에게 반란 이야기를 전해 주고 <영국의 동물들>을 가르쳐 주라는 지시를 내려 비둘기를 매일 날려보냈다.

한편 존스 씨는 월링톤의 술집 레드 라이온에 퍼질러 앉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놨다. 자신은 포악한 한무리의 동물들에게 자신의 소유지인 농장에서 쫓겨났는데, 이런 억울한 일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다른 농장주들은 겉으로는 그에게 맞장구를 쳤지만, 처음에는 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았다. 그들의 속셈은, 존스 씨가 겪는 불행을 어떻게 자기에게 유리하게 돌릴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동물농장과 인접한 두 농장의 주인들이 항상 사이가 나빴던 것은 동물들에게 다행이었다. 동물농장과 인접해 있는 폭스우드란 농장은 넓기는 했지만 제대로 돌보지 않는 구식 농장으로, 잡초가 우거졌고 목장 전체가 황폐해졌으며 울타리조차 볼품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이 농장의 주인인 필킹톤 씨는 계절에 따라 낚시질이나 사냥을 하면서 시간을 소일하는 낙천적인 신사 농부였다. 그리고 핀치필드라는 또 하나의 농장은 그보다는 작지만 유지가 매우 잘 되었다. 이 농장의 주인인 프리드릭 씨는 완고하고 빈틈없는 사람으로, 항상 소송을 일으켜 부당한 이득을 얻고 있다는 평판을 듣고 있었다. 이들 두 사람은 서로 원수지간처럼 미워해서 그들의 이익을 위한 일조차도 서로의 마음을 일치시키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그들 두 사람은 동물농장의 봉기 소식을 겁내며, 자기네 동물들이 그런 것을 배울까봐 무척이나 염려했다. 그들은 처음에는 동물들이 자기들 생각은 2주일만 지나면 동물농장의 모든 일들은 끝장이 날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매너농장(그들은 <동물농장>이란 이름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고 그래서 아직도 <매너 농장>이라고 고집하여 불렀다)의 동물들은 정신없이 서로 싸워 결국은 굶어 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동물들이 서로 싸운다는 얘긴 없고 굶어 죽을 기미가 보이지 않게 되자, 프리드릭과 필킹톤은 지금까지의 태도를 바꾸어 헛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동물농장의 동물들은 서로 싸워서 서로의 고기를 뜯어먹는 일을 쉽게 저지르며, 벌겋게 불에 달군 편자로 고문을 하는가 하면 암놈을 공유한다고 떠들어댔다.

그것은 자연의 법칙을 어기는 자들에게는, 곧 반란의 결과는 당연히 일어나는 일들일 뿐이라고 프리드릭과 필킹톤을 덧붙였다.

그러나 누구도 이런 터무니없는 말들을 완전히 믿지는 않았다. 인간을 쫓아내고 동물들이 스스로 그들의 일을 해나가고 있다는 멋있는 농장에 대한 소문을 모호하고, 조금은 왜곡된 내용을 담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퍼져 나갔으며, 그해 내내 반역의 물결이 그 지방에 골고루 퍼졌다.

그리하여 온순하고 말을 잘 듣던 황소들이 갑자기 사나워지고, 양은 울타리를 부수고 토끼풀을 다 먹어치웠으며, 암소들은 물통을 차 던지고, 사냥말들은 담 뛰어넘는 것을 거부하고 타고 있는 사람들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무엇보다도 <영국의 동물들>이란 노래의 곡조와 가사가 도처에 알려졌다. 그것은 놀라운 속도로 동물들에게 퍼졌던 것이다. 사람들은 처음에 이 노래를 들으며, 아주 웃기는 노래라고 넘겨버리는 체 했지만, 사실은 끓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그들은 아무리 동물일망정 어떻게 그처럼 비열하고 말도 되지 않는 것을 노래로 부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였다. 그 노래를 부르다가 붙들린 동물들은 어떤 동물이든 가리지 않고 심한 채찍질을 당했다.

그렇지만 그 노래를 막을 수는 없었다. 티티새들은 울타리에 앉아 그 노래를 지저귀었고, 비둘기는 두릅나무 위에서 꾸르륵거리며 노래를 불러 대장간의 쾅쾅대는 망치 소리와 교회의 종소리에도 그 곡조가 스며들었다.

그리하여 인간들이 그 노래를 들었을 때면, 그 노래에서 인류의 미래의 운명에 대한 예언으로 받아들여 남몰래 부르르 치를 떨었다.

10월 초순경, 곡물이 베어져 낟가리로 쌓여졌고 일부는 벌써 타작이 끝났을 때, 매우 흥분된 모습으로 한 떼의 비둘기가 농장을 가로질러 날아와 농장의 마당에 내려앉았다. 존스와 그의 일꾼들이 폭스우드와 핀치필드에서 온 다른 다섯 명과 함께 다섯 개의 판자로 된 문을 밀치고 들어와 마차길을 지나 농장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존스는 손에 총을 잡고 선두에서 올라오고 있으며, 존스 말고 나머지는 모두 뭉둥이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농장을 되찾으러 오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오래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고, 거기에 대응할 준비도 모두 갖추어져 있었었다. 농장 집에서 발견된 줄리어스 시저의 작정에 관한 전기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스노우볼이 방어 작전의 임무를 맡았다.

그는 신속히 명령을 내렸고, 2분도 채 안되어 모든 동물들을 각각 제자리에 위치했다.

사람들이 농장 건물에 가까이 오자 스노우볼이 첫공격 명령을 내렸다.

서른 다섯 마리나 되는 비둘기들이 이러 저리 사람들의 머리 위로 어지러이 날아가 그들에게 똥을 내갈겼다. 사람들이 이것에 대처하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동안, 울타리 뒤에 숨어 있던 거위들이 잽싸게 뛰어나와 사람들의 종아리를 매섭게 쪼아됐다. 인간들은 몽둥이로 간단히 거위를 쫓아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들에게 약간의 혼란을 주려는 전초 작전이었을 뿐이다.

스노우볼은 이제 두 번째 공격을 시작했다.

뮤리엘과 벤자민, 그리고 모든 양들이 스노우볼을 선도로 하여 갑자기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여기저기서 찌르고 치받고 물어뜯으며 정신없이 기습 공격을 가하였다.

특히 벤자민은 당나귀답게 빙빙 돌면서 그 작은 발굽으로 뒷발질하며 사람들을 때려 눕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몽둥이를 들고 징 박은 장화를 신은 인간들은 역시 그들에게 쉽사리 굴복하지 않았다. 스노우볼은 뒤돌아서 문을 통해 마당으로 도망쳤다.

사람들은 승리의 함성을 외쳤다.

스노우볼이 예상했던 대로 사람들은 동물들이 도망치는 것을 보자 무질서하게 적들을 뒤쫓았다. 이것이 바로 스노우볼이 바라던 것이었다. 그들이 정신없이 마당으로 들어서자, 외양간에 숨어 있던 말 세 마리와 암소 세 마리, 그리고 나머지 돼지들이 별안간 뒤에서 나타나 그들의 퇴로를 차단했다.

그때 스노우볼이 곧바로 공격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그 자신은 존스를 향해 무섭게 달려들었다. 존스는 스노우볼이 달려드는 것을 보자 총을 겨누어 발사했다. 총알은 스노우볼의 등에 핏자국을 내며 스쳐가 양 한 마리를 쓰러뜨렸다.

그 순간을 노려 스노우볼은 존스의 다리를 겨누어 2백 파운드나 되는 자신의 몸무게를 가속시켜 내던졌다. 그 바람에 존스는 똥거름더미에 털썩 쓰러지면서 총을 놓쳤다.

그러나 누구보다 가장 무시무시하게 싸우는 동물은 복서였다. 그는 뒷발로 우뚝 서서 힘센 종마처럼 징 박은 커다란 발굽으로 공격했다. 복서는 일격에 폭스우드에서 온 마부의 머리통을 갈겨 진흙바닥에 쭉 뻗게 만들었다. 이 광경을 보자 사람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몽둥이를 내던지고 도망치려 했다.

다음 순간 모든 동물들이 일제히 마당을 둘러싸고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공격했다. 그들은 찌르고, 차고, 물고. 할퀴며 짓밟았다. 농장의 동물들은 모두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원수를 갚았다. 고양이마저 별안간 지붕에서 소몰이꾼의 어깨로 뛰어내려 발톱으로 목을 할퀴자, 그는 무섭게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했다.

그 순간 앞이 열렸고 사람들은 얼씨구 이제는 살았구나 싶어 마당으로부터 뛰어나와 한길로 달아났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의기양양하게 공격한 지 5분도 채 못되어, 아직도 뒤쫓아와 여기저기에서 종아리를 쪼아대는 거위 떼의 쉿쉿 소리를 들으면서, 수치스럽게 자기들이 온 길로 도망가고 말았다.

사람들은 모두 달아나 버렸다.

그러나 마당에 돌아와 보니, 복서가 흙 속에 얼굴을 처박은 마부를 발굽으로 흔들며 젖혀놓으려고 애를 썼다. 마부 소년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죽었군."

복서가 슬픈 듯이 말했다.

"난 전혀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발에 징을 박았다는 것을 내가 잠시 잊었어. 내가 일부러 이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누가 믿어 줄까?"

"감상은 금물이오, 동무!"

등의 상처에서 여전히 피를 흘리며 스노우볼이 외쳤다.

"전쟁은 전쟁이오, 죽기 살기입니다. 선량한 인간이란 오직 죽은 자뿐이란 것을 잊었소."

"난 누구든 죽이고 싶진 않아요, 비록 인간일지라도."

복서는 몇 번이고 이 말을 되풀이했는데 그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몰리는 어디 있지?"

누군가가 소리쳤다.

정말 몰리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동물들 사이에서 커다란 동요가 일었다. 사람들이 어떤 방법으로든 몰리에게 부상을 입혔거나, 심지어 그녀를 끌고 도망갔을지도 모른다고 근심스러워했다. 그러나 동물들의 이러한 염려와는 반대로 몰리는 멀쩡하게 여물통 건초 속에 머리를 처박고 외양간에 숨어 있었다. 그녀는 총소리가 울리자 재빨리 도망쳤던 것이었다.

그런데 몰리를 찾아내어 돌아온 동물들은, 방금 전까지 자신들이 퍼했던 마부 소년은 사실 죽지 않고 잠시 기절했을 뿐이었던 마부 소년이 정신을 차려 재빨리 도망쳐 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동물들은 이제 광적인 흥분에 휩싸여, 제 나름대로 목청을 돋구어 왁자지껄하게 방금 전 자신들이 무공을 떠들어대었다. 즉흥적인 승전 축하회가 곧 열렸다.

기를 게양하고 <영국의 동물들>을 농장이 떠나갈 듯이 몇 차례 부른 뒤, 목숨을 잃은 양을 위해 엄숙한 장례식을 치르고 그녀의 묘 위에 아가위나무를 심었다. 무덤 곁에서 스노우볼은 짧은 연설을 통해, 어떤 동물이건 동물농장을 위해 필요하다면 생명을 바칠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동물들은 <제1급 동물영웅> 무공훈장을 제정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그것을 스노우볼과 복서에게 수여했다. 그 훈장은 놋쇠로 된 메달(동물들은 마구간에서 발견한 낡을 말장식으로 진짜 놋쇠를 가지고 있었다)로 일요일과 휴일에 착용하도록 하였다. 또한 <제2급 동물영웅> 훈장이라는 것도 제정하여 그것을 전사한 양에서 수여했다.

이 전투를 무엇이라고 부를 것인가에 대해서 굉장히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결국은 복병이 뛰쳐나온 곳의 이름을 따서 <외양간 전투>라고 명명했다.

도망간 존스 씨의 총이 진흙 속에 묻혀 있는 것을 찾아냈고, 농장 집 탄약통에 탄알이 남아 있는 것도 찾아냈다. 동물들은 그 총을 깃대 아래에 마치 대포처럼 걸어 놓아 일년에 두 차례씩, <외양간 전투>기념일은 10월20일에 한 번, 봉기(반란) 기념일인 6월 24일 <성 요한 축일>에 한 번 축포를 쏘도록 결정했다.

강력한 지도자―독재 정권

나폴레온은 항상 옳다, 내가 남보다 좀더 일하자! 스퀼러가 워낙 설득력 있게 말하고 그와 함께 있던 세 마리의 개가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렸으므로 동물들은 아무런 질문도 못하고 그의 설명을 받아들였다.

5

점차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몰리는 점점 더 골칫거리가 되어갔다. 그녀는 매일 아침마다 늦게 일에 참가했고, 늦잠을 자다가 할 수 없이 그렇게 되었다고 핑계를 대었다. 또한 그녀의 식욕은 왕성했지만, 괜히 어디가 쑤시고 아프다는 둥 알 수 없는 병이 있다고 투덜대었다. 이런저런 구실로 일터를 빠져나온 몰리는 우물로 가서 멍청하게 우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심각한 소문이 떠돌았다. 어느 날 몰리가 건초를 씹으며 긴 꼬리를 흔들면서 마당으로 어정어정 들어오자 클로버가 그녀를 한쪽으로 데려갔다.

"몰리."

하고 클로버가 말했다.

"당신에게 아주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나 해야겠지요. 오늘 아침 당신이 동물농장과 폭스우드 경계에 있는 울타리를 넘겨다보는 것을 내가 봤어요. 폭스우드 쪽에는 필킹톤 씨의 일꾼 한 사람이 서 있었죠. 그리고―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똑똑히 볼 수가 있었는데―그 사람이 당신에게 말을 걸고, 당신의 코를 쓰다듬는 데도 당신은 가만히 있었어요.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거죠, 몰리?"

"아니야, 그런 일 없었어! 난 거기에 가지도 않았고요! 모두 거짓말이에요."

몰리는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땅바닥을 긁으며 외쳤다.

"몰리! 내 얼굴을 봐요. 그 사람이 당신의 코를 쓰다듬지 않았다는 것을 명예를 걸고 내게 말할 수 있어요?"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니까요!"

몰리는 같은 소리를 몇 번씩이나 되풀이했지만, 자꾸 클로버의 얼굴을 피했고 다음 순간 들판으로 뛰어나가 버리고 말았다.

클로버는 한 가지 꾀를 생각해냈다. 다른 동물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몰래 몰리의 외양간으로 가서 발굽으로 짚단을 뒤집어 헤쳤다. 밀짚 아래 작은 각사탕 한 조각과 여러 가지 색깔의 리본다발 몇 개가 감추어져 있었다.

그로부터 사흘 후에 몰리가 사라졌다. 몇 주일 동안은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동물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비둘기들이 월링통의 저편에서 그녀를 보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느 술집 앞에 서 있는, 붉은색과 검정색 페인트를 칠한 멋있는 마차의 굴대 사이에 서 있었다. 체크무늬 바지를 입고 각반을 했으며 뚱뚱하고 얼굴이 붉은, 술집 주인인 듯싶은 남자가 그녀의 코를 쓰다듬으며 사탕을 먹이고 있었다.

그녀는 털을 새로 깎았으며, 앞머리에 진홍색 리본을 매었다. 몰리는 매우 즐거워 보이더라고 비둘기는 전했다. 동물들은 아무도 몰리에 대하여 다시 얘기를 하지 않았다.

1월이 되자, 날씨가 혹독하게 추워졌다. 땅은 쇳덩이처럼 굳어졌으며 들에서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다. 큰 창고에서는 회합이 자주 열렸는데, 돼지들은 돌아오는 봄에 할 일을 계획하는 회합이 자주 열렸는데, 돼지들은 돌아오는 봄에 할 일을 계획하는 데 몹시 분주했다. 비록 다수결로 인준을 받아야 하지만 어떤 동불보다 영리한 돼지들이 농사의 정책을 수립하고 모든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었다.

이런 결정은 스노우볼과 나폴레온 간의 불화만 없었다면 제대로 잘 시행될 것이었다. 그들 둘은 의견이 갈릴 소지가 있는 곳에서는 언제나 의견이 갈렸다.

둘 중 하나가 보리를 좀 많이 심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어느 하나가 어떤 땅에는 호배추가 알맞은 토질이라고 말하면, 다른 하나는 그 곳에서는 뿌리를 먹는 근채류 이외에는 될 리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 둘은 자기 나름대로의 지지자도 거느리고 있었고, 때로는 격렬한 논쟁도 벌어졌다. 회합에서는 스노우볼이 뛰어난 연설로 많은 지지자들을 모으는데 성공했지만,

나폴레온은 은밀하게 자기 쪽으로 표를 끌어 모으는데 능숙했다. 나폴레온은 특히 양들을 잘 다루었다. 요즈음 양들은 어느 때를 막론하고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고 소리를 질렀는데, 그들은 이런 방법으로 회의를 자주 중단시켰다, 그들은 특히 스노우볼의 연설이 절정에 달했을 때, '네 다리는 졸고, 두 다리는 나쁘다'라고 소리쳐 자주 훼방을 놓고 했다.

스노우볼은 농장 집에서 찾아 낸 「농민과 목축」이란 잡지 몇 권을 놓고 세밀히 연구한 결과 여러 가지 혁신과 개선 방안을 잔뜩 갖고 있었다. 그는 배수로를 뚫는 것과 농산물의 저장법, 그리고 인산석회에 대해 학자처럼 설명했고, 운반하는 노동력을 절약하기 위하여 모든 동물들은 매일 들판의 다른 곳에 직접 똥을 누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복잡한 계획을 생각해 내었다.

나폴레온은 자기 자신 스스로 어떤 계획을 창안해 내지 못하였지만, 스노우볼은 계획이 아무 쓸모가 없게 될 것이라고 조용히 말했고, 그리하여 어떤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들이 벌인 많은 논쟁 중에서 풍차 때문에 일어난 논쟁만큼 격렬한 것은 일찍이 없었다.

농장 건물로부터 멀지 않은 안에, 이 농장에서 가장 높은 곳인 작은 언덕이 있었다. 스노우볼은 이 지형을 관찰한 후에, 그 곳이 풍차를 세우기에 가장 적당한 장소이며 풍차가 서면 발전기를 돌려 농장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전기는 축사에 불을 켜고 겨울에는 난방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둥근 톱, 절단기, 써는 기계, 전기로 우유를 짜는 기계 등을 가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들은 일찍이 이런 종류의 기계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었고 (이 농장은 아주 구식이었기 때문에 가장 원시적인 기구만 있었다), 그래서 자지들은 편안히 들판을 바라보며 책을 읽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며 교양을 쌓을 동안 자신들의 일을 대신해 준다는 환상적인 기계들을 마술에 홀린 듯 생각해 보며, 스노우볼이 설명해 주는 말 한 마디 한 마디 놓치지 않고 넋을 잃고 귀를 기울였다.

몇 주일 걸리지 않아 풍차를 세우겠다는 스노우볼의 계획이 완전히 작성되었다. 기계에 대한 세부 지식은 주로 존스 씨의 소유인 「가정백과」「벽돌쌓기는 누구나」「전기학 입문」 등의 세 책에서 얻어냈다. 스노우볼은 전에는 인공 부화장이 있었던 곳인, 설계도를 그리기 좋게 마룻바닥이 매끈한 움막 하나를 자기 서재로 사용했다.

그는 한 번 그 움막에 들어가면 몇 시간씩 틀어박혀 있었다. 책을 펼쳐 돌로 눌러 놓고 앞발 끝 사이에 분필 조각을 잡고서는 이리저리 날렵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계속 선을 긋고 흥분에 싸여 조그만 소리로 중얼거리기도 했다.

점차로 그가 그리는 설계도는 크랭크와 톱니바퀴로 이루어진 복잡한 덩어리가 되어 마룻바닥의 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다른 동물들은 그것을 봐야 뭐가 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매우 감동적으로 신기하게 기계 일체를 바라보았다.

모든 동물들이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은 스노우볼의 설계도를 보기 위하여 그 움막으로 왔다. 암탉과 오리까지 와서 분필로 그어놓은 선을 밟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걸었다. 오직 나폴레온만이 그 설계도에 냉담한 태도로 무관심했다.

나폴레온은 설계도가 그려져 있는 움막을 천천히 돌며 설계의 모든 세부사항을 세밀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잠시 서서 곁눈으로 노려보고 난 다음, 가소롭다는 듯이 코방귀를 한두 번 뀌고 갑자기 한쪽으로 다리를 쳐들고 그 설계도 위에다 오줌을 내갈겼다. 그리곤 한 마디 말도 없이 나가 버렸다.

농장 전체가 이 풍차 문제로 심각하게 나뉘어져 설왕설래 말이 많았다. 스노우볼도 그것을 건설한다는 것이 어려운 사업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돌을 쪼아서 벽을 세워야 했고 날개를 만들어야만 했으며, 그리고 발전기와 전선이 필요하였다.

(이것들은 모두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서 스노우볼은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 일 년만 고생하면 모두 완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뿐만 아니라 노동력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어 동물들은 일주일에 3일만 일하면 된다고 그는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나폴레온은 현재 가장 급한 것은 식량을 증산시키는 것이며, 풍차 때문에 쓸데없이 시간을 허비한다면 우리들은 모두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역설하였다. 동물들은 모두 <스노우볼에 투표, 그리고 주당 3일 노동>과 <나폴레온에 투표, 그리고 풍족한 밥그릇>이란 두 개의 슬로건 아래 두 파로 나뉘었다.

유일하게 벤자민만이 어느 쪽에도 가담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식량이 더욱 풍부해지리라는 것도, 풍차가 어려운 노동을 대신해 주어 편하게 해주리라는 것도 믿지 않았다. 풍차가 있든 없든, 그저 동물들의 생활은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 다름없을 것이고―그러니까 괴로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풍차를 둘러싼 논쟁말고도 농장을 지키는 일에 대해 또 다른 논쟁이 벌어졌다. 인간들이 <외양간 전투>에서 비록 패하여 물러나고 말았지만, 언젠가는 다시 인간들이 공격해 와서 농장을 빼앗고 존스 씨를 다시 농장 주인으로 앉히려고 한 것이란 점은 충분히 모든 동물이 인정하는 바였다.

인간들이 동물농장에서 패하여 도망갔다는 소문이 이 지방 전체에 퍼졌고, 이웃 농장들의 동물들을 전보다 더 다루기가 힘들어졌으므로, 사람들은 꼭 그렇게 하고야 말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스노우볼과 나폴레온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서로 의견이 일치되지 못했다.

나폴레온의 주장에 의하면 지금 당장 동물들이 할 일은 강력한 화기를 조달하여 그것을 그들 스스로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훈련하는 일이었다.

반면에 스노우볼의 주장은 비둘기를 다른 농장으로 더 많이 보내어 다른 농장의 동물들에게 봉기를 선동하지 않으면 안되다는 것이었다.

한편이 그들 스스로가 자신을 방어할 수 없다면 그들은 정복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반란이 사방에서 일어난다면 그들은 스스로 방어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물들은 처음에 나폴레온의 의견이 귀기울이다가 다시 스노우볼의 연설을 듣고는 어느 쪽이 옳은지 결정할 수가 없었다. 사실, 그들은 언제든지 그 순간에 이야기하고 있는 자기 의견에 동의하고 있었다.

마침내 스노우볼의 설계도가 완성되는 날이 왔다. 요번 일요일 회합에서 풍차 건축 작업을 시작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를 투표로 결정하게 되었다.

동물들이 큰 창고에 모이자, 스노우볼이 일어서서 풍차 건설을 주장하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스노우볼이 얘기하는 동안 염소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방해를 하곤 했다.

다음에는 나폴레온이 일어나 응수했다.

그는 아주 조용한 어조로 풍차란 허무맹랑한 것이며 누구도 찬성표를 던지지 말라고 경고하고는 재빨리 자리에 앉았다. 그는 불과 삼십 초밖엔 말하지 않았으며, 자기가 설명한 것에 대한 효과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때 스노우볼이 벌떡 일어나서 '음매'거리는 양들에게 고함을 친 후 다시 풍차 건설에 동의해 줄 것을 열렬히 호소하였다. 그때까지 동물들은 거의 반반으로 의견이 엇비슷하게 갈려져 있었으나 순식간에 스노우볼의 의견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는 타오르는 듯 한 능변으로 천박한 노동이 동물들의 등에서 벗겨질 때 이루어질 동물농장의 모습을 아름답게 말하는 것이었다.

스노우볼의 상상력은 이미 절단기와 써는 기계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었다. 전기가 모든 방마다 빛을 줄 것이고 냉온수 난 방을 완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탈곡기, 쟁기, 써레, 땅고르는 기계, 수확 기계와 단을 묶는 기계를 가동시킬 수 있으리라고 그는 말했다.

스노우볼이 연설을 마쳤을 때 투표의 향방이 어느 쪽으로 몰릴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나폴레온이 일어서서 독특한 곁눈질로 스노우볼을 노려본 후, 이제까지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는 높은 음성으로 '껙껙' 소리를 질렀다.

이 소리를 신호로 밖에서 무시무시하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놋쇠 장식 목거리를 한 커다란 개 아홉 마리가 창고로 뛰어 들어왔다. 그들이 바로 스노우볼에게 달려들자 스노우볼은 자리에서 재빨리 일어나 물어뜯으려는 개들의 이빨을 겨우 피할 수 있었다. 그는 순간적으로 밖으로 달아났고 개들은 그 뒤를 쫓았다. 동물들은 놀라서 할 말을 잊은 채 문으로 몰려가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스노우볼은 한길로 나가는 긴 목장을 가로질러 달렸다. 스노우볼은 죽을 힘을 다해 돼지로서 달릴 수 있는 최대의 속력으로 달렸지만 개들은 벌써 그의 뒤꿈치 가까이에 접근하였다. 갑자기 그가 미끄러졌고, 이제 그는 꼼짝없이 개들에게 잡힐 것처럼 보였다. 다급해진 스노우볼은 재빨리 일어나 전보다 더 빨리 달렸고 개들도 빨리 달려 거의 그에게 따라 붙었다.

개들 중 한 마리가 스노우볼의 꼬리를 거의 이빨로 물어뜯을 뻔하였으나, 스노우볼은 간신히 꼬리를 휘둘러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그런 후 스노우볼은 최후의 힘을 다해 몇 인치를 사이에 두고 울타리 구멍으로 미끄러지듯 빠져나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입을 딱 벌린 채 공포에 휩싸인 동물들은 도로 슬금슬금 헛간으로 기어들어왔다. 곧이어 위풍당당한 개들도 들어왔다. 처음에는 이 개들이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으나, 의문은 곧 풀렸다. 그들은 나폴레온이 제 어미로부터 떼어 내어 은밀히 키우던 강아지였다. 아직 완전히 자라지는 않았지만 덩치고 매우 켰고, 늑대처럼 사납게 보였다.

개들은 나폴레온 곁에 붙어 서서 그를 지켰다.

옛날 개들이 존스 씨에게 했던 그대로 그 개들은 나폴레온을 보고 꼬리를 흔들 뿐만 아니라 무시무시한 호위병이 되어 있었다.

이제 나폴레온은 개를 거느리고, 전에 메이저 영감이 연설하던 높이 쌓은 연단으로 올라갔다. 그는 이제부터 일요일 아침 회합은 중단한다고 일언지하에 선언해 버렸다. 이제 그럼 회합은 불필요하고 또 시간 낭비라고 하였다. 앞으로 농장 작업에 관련된 모든 문제는 자신이 주재하는 돼지들의 <특별위원회>에서 결정 처리한다고 하였다. 그들은 비공개적으로 만날 것이며 거기서 결정된 사항은 다른 동물들에게 일방적으로 통고될 것이었다.

동물들은 여전히 일요일 아침에 모여 기에 경례하고 <영국의 동물들>을 제창하며, 그 주일의 일에 대한 명령을 하달받지만 일체 토론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우볼이 쫓겨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고 있던 동물들은 이 발표에 아주 경악했다. 둔한 복서마저도 막연하게 기분이 언짢았다. 복서는 귀를 뒤로 쫑긋거리며 앞머리를 흔들며 자기 생각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그러나 무엇을 말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몇몇 돼지들은 그래도 좀더 똑똑했다. 앞줄에 앉았던 네 마리의 젊은 돼지들이 반대라고 크게 외치며 일어나 일제히 지껄여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나폴레온 주위에 앉아 있던 개들이 깊숙이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뱉어내자, 나폴레온의 호위병으로 길들여진 개에 질린 돼지들은 아무 소리도 못하고 제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자 양들이 커다란 소리로,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

를 '음매'거리며 일어나서 15분 동안이나 계속 떠들어댔기 때문에 토의할 기회는 아주 끝나고 말았다.

나중에 스퀴러가 농장에 파견되어 새로운 조치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동무들"

스퀴러가 말했다.

"나폴레온 동무가 스스로 여러분의 남은 수고를 떠맡은 희생적인 행위에 대해 이곳의 모든 동물들이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동무들, 지도자가 되는 일이 기쁜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그것은 깊고도 무거운 책임을 의미합니다. 모든 동물이 평등하다는 것을 나폴레온 동무 이상으로 굳게 묻는 이는 없습니다."

"……"

"그는 여러분이 잘 알아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당신들은 잘못 판단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동무들, 그러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되겠습니까? 여러분들이 저 풍차라고 하는 헛된 일에 속아서 스노우볼을 따르겠다고 결정했다고 생각해 보시오, 스노우볼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죄인보다 더 나을 게 없습니다."

"그는 <외양간 전투>에서 용감하게 싸웠어요."

누군가가 말했다.

"용감한 것만으로는 충분하기 못하오."

하고 스퀴러가 말했다.

"충성과 복종은 그보다 더 중요합니다. 그 전투에서 스노우볼이 맡은 역할이 무척 과장된 것임을 깨닫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규율, 동무들!, 철통같은 규율입니다. 그것이 오늘의 표어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적들이 우리를 억압할 것입니다. 동무들, 여러분은 분명히 존스가 돌아오는 것을 바라지는 않겠지요?"

동물들이 존스가 다시 와서 농장의 주인 노릇을 하는 것을 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러니 그의 말에 반론이 있을 수 없었다. 만약 일요일 아침에 하는 토의가 존스를 다시 농장에 복귀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라면, 그런 토의는 중단해야 마땅했다.

이제껏 여러 번 이리저리 상황을 생각해 보았던 복서가,

'나폴레온 동무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게 옳겠지요.'

라고 말함으로써 동물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표현해 주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복서는 '내가 좀더 일하겠다'하는 개인적인 좌우명에 덧붙여서 '나폴레온은 항상 옳다'라는 격언을 추가하기로 결의해 버렸다.

이 무렵에는 날씨도 이미 풀려서 봄갈이가 시작되고 있었다. 스노우볼이 풍차를 설계하던 방은 폐쇄되었고, 그 설계도는 마룻바닥에서 지워졌으리라고 생각되었다.

매주 일요일 아침 열 시에 동물들은 큰 창고에 모여서 그 주일의 작업 명령을 받았다. 이제는 살점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메이저 영감의 두개골이 과수원에서 파내어져, 깃대 밑 그루터기에 총과 나란히 놓여졌다. 기를 게양한 후 동물들은 창고로 들어가기 전에, 일렬로 나란히 서서 경건한 태도로 이 두개골 앞을 지나도록 명령받았다.

이제 그들은 옛날처럼 모두 함께 모여 앉지 않았다.

나폴레온은 스퀴러와 노래·시를 짓는 데 뛰어난 재능을 가진 미니머스라는 또 한 마리의 돼지와 함께 높이 쌓은 연단 앞에 앉고, 그 주위로 반원형을 이루며 아홉 마리의 젊은 개들이 앉았고 그 뒤에는 다른 돼지들이 앉았다. 나폴레온이 단호하게 거친 군인다운 태도로 그 주일의 명령을 읽으면 모든 동물들은 <영국의 동물들>을 간단히 한 번만 부른 후에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스노우볼이 쫓겨난 지 세 번째 맞는 일요일에 무슨 일이 있어도 풍차를 건설할 것이라고 나폴레온이 발표하였기 때문에 모든 동물들은 다소 놀라고 의아해 했다. 나폴레온은 자기가 마음을 바꾼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고, 단지 이 과업은 매우 힘드는 작업일 것이며, 식량 배급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풍차에 대한 설계는 마지막 세부 사항까지 모두 준비가 되어 있었다. 돼지들의 특별위원회가 지난 3주일 동안 그것을 연구해 왔다는 것이었다. 풍차의 건설은 다른 여러 가지 부대 시설과 함께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날 저녁 스퀴러는 나폴레온이 진심으로 풍차에 반대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은밀하게 다른 동물들에게 알려 주었다. 그뿐 아니라 처음부터 풍차를 설치하자고 주장한 것은 나폴레온이었으며, 스노우볼이 인공 부화장이었던 곳의 마룻바닥에 그린 설계로 사실 스노우볼이 나폴레온의 문서 속에서 훔쳐간 것이었으며, 풍차는 사실상 나폴레온의 문서 속에서 훔쳐간 것이었으며, 풍차는 사실상 나폴레온이 독창적으로 생각해 낸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나폴레온이 왜 그렇게 강력하게 반대했었는냐고 누군가가 물었다. 여기서 스퀴러는 아주 교활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바로 나폴레온 동지의 계략이었다고 스퀴러는 말했다. 나폴레온이 풍차에 반대한 것처럼 보여 준 것은 다만 스노우볼이 위험한 인물로서 동물들에게 나쁜 영향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제거하기 위한 작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스노우볼을 무리없이 제거한 지금은 풍차를 세우는 계획이 그의 훼방없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스퀴러가 꼬리를 흔들면서 이리저리 거닐다가 기분이 좋다는 듯이 웃으며,

"전략. 동무들, 전략이란 말입니다."

하고 반복해서 되풀이했다.

동물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으나, 스퀴러가 워낙 설득력 있게 말하고, 그와 함께 있던 세 마리의 새가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렸으므로, 그 자리에 참석했던 동물들은 아무런 질문, 의견조차 내보지 못하고 그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풍차여 영원하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들의 풍차 사업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동부들. 우리들의 계획은 어떠한 것도 변경될 수 없습니다. 완성되는 그날까지 줄기차게 앞으로 나아갑시다. 전진합시다. 동부들. 풍차여 영원하라! 동물농장이여 영원하라!

6

그해 내내 동물들은 노예처럼 일했다. 그러나 그들은 노동을 하면서도 행복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이 자기들 자신과 다음 세대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일이지, 결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착취만 하는 인간 패거리들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노력과 희생을 조금도 아끼지 않았다.

봄과 여름에는 주당 60시간을 일했고 8월부터는 나폴레온이 앞으로는 일요일 오후에도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에 모두 그렇게 하였다. 그 작업은 겉으로는 자발적이고 자유 의사에 맡긴 것이었지만 거기에 빠지는 동물들은 누구든지 식량 배급이 반으로 줄게 되어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까지 일을 했는데도 아직 미처 손도 못 댄 일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수확은 지난 해보다 별로 나아진 것이 없었으며, 초여름에 근채류를 심었어야 할 두 밭에는 밭갈이가 늦어졌기 때문에 아직 파종도 하지 못했다. 그로 인하여 닥쳐올 겨울이 매우 힘들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너무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풍차는 전혀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쳤다.

농장 안에는 양질의 석회암 채석장이 있었고, 모래와 시멘트가 창고에 그득히 있는 것을 발견했으므로 건축에 필요한 재료는 별 문제가 된지 않았다. 그러나 동물들이 처음으로 직면한 문제는 돌들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내야 하는 것이었는데 전혀 해결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적당한 크기로 돌을 잘라내려면, 곡괭이와 쇠지렛대를 사용해야만 했는데, 동물들은 뒷다리로만 서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런 연장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몇 주일이나 이런저런 궁리를 한 끝에 비로소 좋은 생각이 누군가의 머리에 떠올랐다. 그것은 지구의 중력을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너무 커서 그들이 사용할 수 없는, 채석장 밑에 층층이 깔려 있는 돌들을 잘게 부수어 이용하자는 것이었다.

즉 동물들은 큰돌을 밧줄로 묶어서 암소, 말, 양뿐만 아니라 줄을 잡을 수 있는 동물은 모두 동원하여―아주 절박할 때는 돼지까지도 이에 합세하여― 죽을힘을 다하여 채석장 꼭대기의 비탈진 곳까지 바위를 끌어올려 놓고, 가장자리에서 밑으로 굴러서 떨어뜨려 잘게 부수어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깨진 돌을 운반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말들은 수레에 실어 날랐고 양은 하나씩 끌어올렸으며 뮤리엘과 벤자민까지도 낡은 이륜마차에 멍에를 메고 분배된 일을 모두 해냈다. 늦여름이 되자 충분한 석재가 모아졌으며, 그래서 돼지들의 감독 아래 공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석재가 마련되기까지의 과정은 힘들고 지루할 정도로 시간이 걸렸다. 단 한 개의 둥근 돌을 채석장 꼭대기까지 끌어올리는 데 죽을힘을 다해 애를 써도 하루 온 종일 걸린 적이 여러 번 있었고, 때로는 돌을 떨어뜨려도 땅에 박히기만 하고 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복서가 없었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복서 혼자의 힘이 나머지 동물들의 힘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하게 보일 정도였다.

힘들여 끌어올리던 돌덩이가 비탈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하여 동물들이 언덕 밑으로 끌려가며 절망적으로 아우성칠 때, 밧줄을 버티고 잡아 돌덩이를 세우는 일 같은 것도 항상 복서가 했다. 그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발굽 끝으로 땅을 벅벅 긁으며, 커다란 옆구리가 온통 땀으로 젖은 채 한치 한치 언덕을 올라가는 모습은 보는 자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클로버가 때때로 너무 무리하지 말고 조심하라고 충고를 여러 번 했지만 복서는 그녀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내가 좀더 일하지'와 '나폴레온은 항상 옳다'

는 두 개의 좌우명은 모든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으로는 충분한 것 같았다. 복서는 지금까지 매일 아침, 남보다 30분 일찍 깨우던 것을 45분 일찍 깨워달라고 젊은 수탉에게 부탁해 놓았다.

그리고 요즘에는 그다지 많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여가가 나기만하면 그 혼자서 채석장으로 가 깨어진 돌을 한 무더기 모아 아무의 도움도 받지 않고 풍차를 세우는 곳으로 끌어가곤 하였다.

동물들은 그 여름 내내, 힘들게 일을 하기는 했지만 생활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존스 시절보다 식량이 더 많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그보다 적지는 않았다. 자기네끼리만 먹는 사치스러운 다섯 명의 인간들은 부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커다란 위안이 되었기에 웬만한 실패는 보상하고 남았다.

그리고 동물들이 일을 처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점에서 인간들이 관리할 때보다 능률적이었으므로 노동력이 절약되었다.

예를 들어 잡초를 뽑는 일과 같은 것은 인간들이 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시행되었다. 그리고 게다가 이제는 아무도 도둑질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작지와 목장 사이에 울타리를 막아 둘 필요가 없었고, 그것은 울타리와 문을 유지하는 데에 드는 상당량의 노동력을 절감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미리 예상치 못했던 부족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등화용 석유, 못, 끈, 개가 먹는 비스킷, 말발굽의 징 따위가 필요했으나, 그것들 중에서 농장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나중에는 종자와 인공 비료마저 떨어졌고 더군다나 여러 가지 연장과 풍차에 쓸 기계까지도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만들어 내야 할지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다.

어느 일요일 아침, 도움들이 명령을 받으려고 집합했을 때, 나폴레온은 새로운 정책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동물농장은 이웃 농장들과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물론 경제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급한 원자재를 얻을 경우에만 한하여 하겠다는 것이었다.

나폴레온은 또한 풍차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 다른 모든 것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건초와 올해에 수확할 밀의 일부를 판매하기로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후에 만약 돈이 더 필요하게 된다면 윌링톤에 있는 상설 달걀시장에 달걀을 팔아서라도 그 부족분을 충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탉들은, 풍차를 세우기 위해 그들 나름의 독특한 공헌을 하기 위해 이런 정도의 희생은 기꺼이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나폴레온은 덧붙였다.

동물들은 다시 한번 막연한 불안감을 감지했다. 인간들과 일체의 거래를 끊겠다는 것, 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 화폐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것이 존스를 추방한 후에 열린 최초의 승전회의에서 제일 먼저 통과된 결의 사항이 아니었던가? 동물들은 모두 이런 결의가 통과된 것을 기억하고 있다. 아니 적어도 그들은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폴레온이 회합을 철폐했을 때, 항의를 제기했던 네 마리의 젊은 돼지들이 머뭇거리면서 말을 꺼냈으나 개들이 무섭게 으르렁거리자 바로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러자 늘 그래왔던 것처럼 양들이,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바쁘다.'

를 시끌시끌하게 떠들어댔고 순간적으로 불편했던 분위기는 해서 되고 말았다.

마침내 나폴레온은 조용히 하라고 앞다리를 들더니 그가 이미 결정을 내렸다고 선언했다. 그는 계속해서 어떤 동물도 인간들과 직접 교제할 필요는 없으며, 직접 교제한다는 것은 분명히 바람직하지 못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어려운 짐을 모두 자기 어깨에 지는 척하였다. 윌링톤에 살고 있는 윔퍼 씨란 변호사가 이 동물농장과 외부 세계와의 중개자가 되기로 했으며, 그리하여 그가 매주 월요일 아침에 명령을 받기 위해 이 농장에 오기로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나폴레온은 늘 하던 식대로,

'동물농장 만세'

를 외치며 연설을 마쳤고, 동물들은 <영국의 동물들>을 부른 뒤에 흩어졌다.

그런 뒤에 스퀴러가 농장을 한 바퀴 돌며 동물들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는 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화폐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에 대한 결정은 통과된 적도, 아니 제안된 적도 없었다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그것은 순전히 상상이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면 아마도 스노우볼이 퍼뜨린 거짓말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몇몇 동물들이 아직도 의심을 품고 있는 기미가 보이자 스퀴러가 그들에게 날카롭게 물었다.

"그것이 여러분들이 꿈을 꾼 것이 아니라고 과연 확신할 수가 있겠소, 동무들? 그런 것을 결정했다는 기록이 어디에 있어요? 그게 어디에 쓰여 있지요?"

그런 것들이 기록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확실했기 때문에 동물들은 자식들이 착각했을지 모른다고 납득하게 되었다.

약속대로 월요일마다 윔퍼 씨는 농장을 찾아왔다. 그는 구레나룻을 기르고 음흉하게 생긴, 작은 눈을 반짝이며 체구가 작은 사나이로 하찮은 사건밖에 못 맡는 변호사였다. 그러나 매우 눈치가 빨라서 누구보다도 먼저 동물농장에는 중개인이 필요할 것이고 그 보수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간파했다.

동물들은 일종의 두려움을 품고 그의 왕래를 지켜 보았으며 가능한 한 그와 마주치는 것을 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다리로 서 있는 나폴레온이 두 다리로 서 있는 윔퍼에게 명령을 내리는 모습은 동물들에게 은근한 자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래서 때로는 새로운 협정이 잘 되었다고 만족하게 되었다.

인간과 그들의 관계는 이제 전과 달랐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들은 지금 번창하고 있는 동무농장에 대한 증오심이 풀린 것은 아니었고 그뿐 아니라 오히려 더 증오했다.

모든 인간들은 동물농장이 조만간 거덜이 날 것이며, 무엇보다도 풍차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신념으로 받아들였다. 인간들은 술집에 모여 풍차는 무너질 것이며, 설령 세우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가동은 절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도표를 그려가며 서로에게 증명해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본의 아니게 동물들이 자기네 일을 잘 운영해 나가는 효율적인 성과에 대해 어떤 의미의 경외감을 품게 되었다.

그런 결과로 그들은 <동물농장>이라고 정식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고, 아직도 <매너농장>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따위의 말은 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그들은 자기 농장으로 되돌아가려는 희망을 포기한 채, 다른 고장으로 아주 이주해 버린 존스를 좋게 말하지 않았다.

윔퍼를 통하지 않는 동물농장과 외부와의 접촉은 아직 전혀 없었지만, 나폴레온이 폭스우드의 필킹톤 씨나 핀치필드 농장의 프리드릭 씨 중 어느 한쪽과 일정한 통상 협정을 맺으려 하고 있다는 소문이 꾸준히 나돌고 있었다.―그러나 절대로 이 두 사람과 동시에 협정을 맺지는 않을 것이라고 알려졌다.

바로 이 즈음에 돼지들은 갑자기 농장 집으로 그들의 거처를 옮겨 생활하였다. 동물들은 다시 동물들이 집에서 사는 것을 반대하는 결의가 초기에 통과되었다는 것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으나, 스퀴리가 이번에도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그들에게 확신시킬 수 있었다.

그는 돼지들이 이 농장에 이끌어가는 핵심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일할 한적한 장소가 절대로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또한 지도자(최근 스퀴러는 나폴레온 위에 지도자란 호칭을 붙이고 있었다)의 권위로 보아 단순한 돼지우리보다 이 집에 사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돼지들이 식당에서 식사하고, 응접실을 휴게실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침대에서 잠을 잔다는 말을 들었을 때, 몇몇 동물들은 마음 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했다. 복서는 전과 마찬가지로,

"나폴레온은 항상 옳다!'

는 말로 그냥 지나쳐 버렸지만, 침대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규칙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클로버는 큰 창고 끝으로 가서 거기에 쓰여 있는 칠계명을 알아내려고 애를 썼다. 그녀는 글자를 한 자씩밖에 읽을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뮤리엘을 데리고 갔다.

" 뮤리엘."

그녀가 말했다.

"내게 넷째 계명을 읽어 줘요 침대에서 자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써 있지 않아요?"

뮤리엘은 좀 어렵게 한 자 한 자 더듬거리며 읽어갔다.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요를 덥고 자서는 안된다>라고 적혀있군요"

하고 뮤리엘이 말했다.

정말 이상하게도 클로버는 아무리 애를 써도 넷째 계명에 요에 대한 것이 말해졌다는 것을 기억해 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개 두어 마리와 함께 그곳을 지나던 스퀴러가 모든 것을 재도로 설명해 주었다.

스퀴러는 말했다.

"동무들, 여러분은 우리 돼지들이 요즘 농장 집의 침대에서 잔다는 말을 들었군요? 그런데 그게 무엇이 잘못되었습니까? 당신들은 <침대>에서 자지 말라는 규칙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설마 아니겠죠? 침대란 그저 잠자는 곳을 뜻하는 겁니다. 말하자면 외양간의 짚더미도 침대지요. 규칙은 인간의 발명품인 요를 덮고 자는 것을 반대한 것이었죠. 우린 농장 집 침대에서 요를 걷어치우고 담요를 덮고 잔답니다. 그것은 정말 편안한 침대더군요! 그렇지만 우리가 요즘 분주하게 해야만 하는 두뇌 작업에 견주어 보면, 동무들, 그것은 결코 분에 넘치는 편안함이 아니예요. 여러분은 설마 우리에게서 휴식을 빼앗을 생각은 아니겠지요? 동무들, 우리들의 의무를 우리가 원할하게 수행할 수 없을 만큼 우리들이 피곤하게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겠지요? 여러분은 분명히 존스가 다시 되돌아오기를 바라지는 않겠지요?"

동물들은 그 점에 대해서는 바로 그를 안심시키고, 돼지들이 농장 집 침대에서 자는 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 후 앞으로 돼지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한 시간 늦게 일어날 것이라고 발표되었을 때도, 여기에 대해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

가을까지 동물들은 힘들기는 했지만 행복했다. 그들은 고생스러운 한해를 보냈고 건초와 옥수수 일부를 판매한 뒤라, 겨울을 대비한 식량이 조금도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풍차가 모든 것을 보상 해 주었다. 풍차는 거의 반이 완성되었다.

수확을 끝낸 뒤에도 날씨는 계속 맑고 푸르렀다. 동물들은 하루종일 벽돌을 날라서 풍차의 벽이 한 자라도 높아진다면 충분히 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전보다 더욱 열심히 일을 했다. 복서는 밤에도 나와서 가을 달빛을 받으면서 혼자서 한 시간 또는 두 시간 동안 일할 때도 있었다.

동물들은 틈만 나면 반쯤 끝난 풍차 주위를 빙빙 돌면서 벽이 튼튼하고 당당하게 우뚝 서 있는 모습을 찬양하면서, 자기들이 이처럼 엄청난 것을 세울 수 있었다는 것에 감탄의 눈길을 보냈다.

오직 벤자민만이 예외로 당나귀란 오래 사는 동물이라는 알쏭달쏭하고 의미심장한 말 이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면서 풍차에 열성을 보이지 않았다.

혹독한 남서풍과 함께 11월이 왔다. 날씨가 너무 습해서 시멘트를 섞을 수 없었기 때문에 풍차의 벽을 쌓는 작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마침내 어느 날 밤, 농장 건물이 바탕부터 흔들거리고 창고 지붕의 기왓장이 몇 장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불어왔다. 암탉들은 모두 동시에 먼 곳에서 총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꿈을 꾸었기 때문에 눈을 뜨고 공포에 떨며 얼어댔다.

아침이 되어 동물들이 우리에서 나와 보니 게양대는 부러졌고, 과수원 아래에 있는 느릅나무가 무같이 뿌리채 뽑혀 있었다.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렸을 때 모든 동물들의 목구멍 깊은 곳에서 절망적인 울부짖음이 터져 나왔다. 무서운 광경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자신들의 피땀이 섞인 그 풍차가 파괴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들은 일제히 그곳으로 달려갔다. 좀처럼 나와서 걸어다닌 적이 없던 나폴레온이 선두에 서서 뛰었다. 과연 풍차는 파괴되어있었다. 그들의 모든 땀의 결실이 토대까지 무너졌고, 그처럼 애써서 운반해 왔던 돌들은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처음에 동물들은 어이가 없어서 흩어진 돌들을 침통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풀레온은 아무런 말도 없이 왔다갔다 서성대며, 때때로 땅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다. 그의 꼬리는 뻣뻣해졌다가 이리저리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는데, 그것은 무엇인가 골똘이 생각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표시였다. 갑자기 그는 무슨 결심이라도 한 듯 걸음을 멈추었다.

나폴레온은 조용히 멈추었다.

"동무들, 이렇게 된 것이 누구의 책임인지 알겠소? 밤중에 들어와서 우리 풍차를 파괴시킨 우리의 적이 누구인가 여러분은 알겠소? 스노우볼이요!"

그는 갑자기 악을 쓰듯 외쳤다.

"스노우볼이 이 짓을 했단 말이오, 순전히 악의를 가지고 우리들의 계획을 뒤엎고 자신의 치욕스런 추방에 앙갚음을 하려고 했단 말이오. 그 배신자는 야음을 틈타 여기로 기어 들어와서는 거의 1년에 걸친 우리의 작업의 성과를 파괴해 버린 것이오. 동무들, 나는 여기서 스노우볼에게 사형을 선고하겠소. 그를 판결대로 처단한 자에게는 <2급 동물영웅> 훈장을 수여하고, 사과 반 상자를 부상으로 줄 것이오. 그리고 그를 산 채로 잡으면 한 상자의 사과를 주겠소!"

동물들은 스노우볼까지도 이런 행위를 저질러 죄를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모두들 격분하여 고함이 터졌고, 제각기 스노우볼이 돌아온다면 어떻게 잡을까 하고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언덕에서 조금 떨어진 풀밭에서 한 마리의 돼지 발자국이 곧 발견되었다. 그 발자국은 몇 야드밖에 나 있지 않고, 곧 지워져 있었지만 울타리 쪽을 향하여 찍혀 있었다.

그러나 나폴레온은 그 발자국에 코를 대고 몇 번을 킁킁대며 냄새를 맡아보더니 그게 스노우볼의 발자국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스노우볼이 폭스우드 농장 쪽으로부터 울타리를 넘어온 것이 확실하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더 이상 우리의 일을 지연시키지 맙시다! 동무들!"

나폴레온이 그 발자국을 조사한 후에 외쳤다.

"해야 할 일이 있소. 바로 이 아침부터 풍차를 다시 만드는 일에 착수합시다. 해가 뜨나 비가 오나 우리는 겨울 내내 공사를 진행할 것이오. 우리는 이 보잘 것 없는 배신자에게 우리들의 풍차 사업은 그처럼 쉽게 포기되어질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줍시다. 잊지 말아야 합니다. 동무들. 우리들의 계획은 어떠한 것도 변경될 수 없습니다. 완성되는 그 날까지 줄기차게 앞으로 나아갑시다."

"전진합시다, 동무들!"

"풍차여 영원하라! 동물농장이여 영원하라!"

슬픈 세상의 그늘 아래


나를 따르면 그대들을 지켜 주리라.
어떤 일이 일어나도 복서와 클로버는 여전히 충성스럽게 그리고 열심히 일할 것이며, 나폴레온의 명령에 충실히 따르고 나풀레온이 지도자라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복서는 심란한 마음이 서성였다.


7

매우 추운 겨울이었다. 폭풍우가 불던 날씨가 바뀌어 진눈깨비가 흩날리더니 지독한 서리가 내려 2월로 접어들 때까지 얼어붙었던 땅은 풀리지 않았다.

동물들은 바깥 세계의 모든 자들이 자신들을 주시하고 있으며, 시기심에 불타는 인간들이 만약 예정된 날까지 풍차가 완성되지 않으면 기뻐 승리감에 도취되어 기고만장할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풍차를 다시 짓는 데 온갖 힘을 기울였다.

앙심을 품은 인간들은 풍차를 파괴한 자가 스노우볼이라는 것을 믿으려 들지 않았고, 벽이 너무 약해서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물들은 인간들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인간의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벽 두께를 전처럼 18인치가 아니라 3피트로 두껍게 쌓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석재를 모으지 않으면 안되었다.

채석장에는 오랫동안 눈이 쌓여 있어서 아무 것도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춥고 메마른 날씨에도 불구하고 얼마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그것은 동물들에게 너무 혹독한 작업이었고 동물들은 전처럼 풍차 일에 희망을 가질 수 없었다.

그들은 언제나 춥고 배가 고팠다. 오직 복서와 클로버만이 의기가 죽지 않았다 스퀴러가 봉사의 즐거움과 노동의 신성함에 대해 멋들어진 연설을 했지만, 다른 동물들은 그 연설보다는 멈출 줄 모르고 끊임없이 샘솟는 복서의 힘과 '내가 좀더 일하지……'하는 변함없는 외침에 더 큰 위안을 받았다.

1월에는 식량이 부족했다. 옥수수의 배급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그 대신 여분으로 둔 감자를 배급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감자를 저장함에 있어서 흙을 두텁게 덮어 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감자 수확량의 대부분이 구덩이 속에서 얼어버린 것을 알았다 감자가 얼어서 물렁물렁하고 변색되어서 몇 개만이 먹을 수 있었다. 동물들이 먹을 것이라고는 왕겨와 근대밖에 없을 때도 있었다. 기아가 그들의 코앞으로 다가온 것처럼 보였다.

동물농장의 동물들이 굶주림에 떨고 있다는 사실을 바깥 세계가 알게 할 수는 없었다. 풍차가 허물어졌다는 사실로 힘을 얻은 인간들은 동물농장에 대해 새로운 거짓말을 날조하고 있었다. 모든 동물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모두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던가, 끊임없이 자기들끼리 서로 싸우고 서로 잡아먹으며, 심지어는 새끼들을 죽이기까지 한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나폴레온은 부족한 식량 사정이 폭로되면 아주 불리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폴레온은 윔퍼씨를 이용해서 그것과는 반대로, 식량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인상을 주어 새 소문을 퍼뜨리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동물들이 매주 찾아오는 윔퍼 씨와 거의 또는 전혀 접촉이 없었는데, 이제부터 대부분 양들로 구성된 몇몇 선발된 동물들이 아무렇지 않게, 그가 들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서 식량배급이 늘어났다고 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나폴레온은 저장창고의 텅 빈 식량 상자에 모래를 가득 채우고, 그 표면을 남은 곡식과 밀로 덮도록 명령했다. 그들은 적당한 핑계로 윔퍼를 창고로 데려가 상자를 잠깐 보게끔 만들었다. 윔퍼 씨는 여기에 속아넘어가 동물농장에는 아직까지는 식량이 모자라지 않다고 바깥 세계에 계속 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월 말이 되어서는 어떤 식으로도 곡식을 구하지 않으면 안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즈음 나폴레온은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하루종일, 문마다 무섭게 보이는 개들이 지키고 있는 농장 집에서 보냈다. 그가 밖으로 나올 때는, 매우 의식적인 것으로 효과를 노릴 때뿐이었지만 그때에도 여섯 마리의 개가 그를 바짝 붙어서 경호하고 있어서 누가 접근하려고만 하면 사납게 으르렁거려서 쫓아버렸다.

그는 심지어 일요일 아침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명령은 다른 돼지를 통해 내렸으며, 보통 스퀴러가 그 책임을 맡았다.

어느 일요일 아침, 스퀴러는 이제 막 다시 알을 낳기 시작한 암탉들에게 알을 바쳐야 한다고 발표하였다.k 나폴레온은 윔퍼를 통해 일주일에 사백 개의 달걀을 팔겠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 달걀판에서 얻어지는 수입은 여름이 되어 식량 사정이 좋아져서 아무 곤란 없이 농장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때까지의 식량이나 곡물을 사는 데에 쓰여지겠다는 것이었다.

암탉들은 이 말을 듣자 공포스런 비명을 질러댔다. 그들은 동물들을 위해서 이같은 희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를 미리 받기는 했지만, 실제로 이렇게 끔찍한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새 봄이 되면 병아리를 까기 위해 지금 한창 알을 한 배 품고 있던 참이었고 그래서 지금 달걀을 가져간다는 살생이라고 격렬하게 대들었다.

존스가 농장에서 쫓겨난 후 반란 비슷한 것이 처음으로 일어났다. 검은 미놀카종 암탉의 주동으로, 암탉들은 나풀레온의 기대를 꺾기 위해 반항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서까래 위로 날아가 거시서 알을 낳아 알을 바닥에 떨어뜨려 산산이 깨뜨렸다.

나폴레온은 신속하게 그리고 냉혹한 조치를 내렷다. 그는 암탉들의 식량 배급을 중단하도록 명령하고 어떤 동물이건 암탉에게 한 톨의 옥수수라도 준 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공포하였다. 개들은 이 명령이 준수되도록 감시했다.

암탉들은 닷새 동안이나 견디었으나, 드디어는 죽었다. 동물들은 암탉들의 시체를 과수원에 묻었으며, 암탉들의 사망 원인은 콕시듐 병으로 발표되었다.

윔퍼는 이 사건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했으며, 달걀은 정상적으로 식료품 상점 마차에 실려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출고 됐다.

그러는 동안에도 스노우볼의 모습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스노우볼이 폭스우드나 핀치필드의 어느 한 이웃 농장에 숨어 있다는 소문만 나돌았을 뿐이었다.

나폴레온은 이 무렵 다른 농장주들과의 관계를 전보다 약간 개선시켰다. 동물농장의 마당에는 10년 전 너도밤나무 숲이 벌채되었을 때 쌓아 놓은 재목더미가 있었는데 그 재목들이 잘 건조되었기 때문에 윔퍼 씨가 그것을 모두가 사고 싶어한다고 팔라고 조언했다.

나폴레온은 그중 어느 목장 누구에게 목재를 팔 것인지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왜냐하면 나폴레온이 프리드릭에게 팔려고 하면 자기의 정적 스노우볼이 폭스우드에 숨어 있다는 말이 나돌았고, 그가 필킹톤 쪽에 계약을 맺으려고 하면 스노우볼이 핀치필드에 있다는 말이 꽤 심도있게 떠돌았다.

이른 봄에 갑자기 놀랄 만한 일이 밝혀졌다. 스노우볼이 은밀한 밤 사이에 농장을 들락거렸다는 것이다. 동물들은 너무나 불안해져서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스노우볼이 매일 밤, 야음을 틈타 들어와 갖가지 악행을 저질러 놓았다는 것이었다. 그는 곡식을 훔쳐갔을 뿐만 아니라 우유통을 뒤집어 놓고 달걀을 깨어버리고 묘목을 짓밟아 놓았으며 과일나무의 껍질을 벗겨 버렸다는 것이었다.

이제 그들은 무엇이든 좋지 않은 일이 생기만 그것이 모두 스노우볼의 짓이라고 돌리게 되었다. 창문이 깨지거나 수채가 막혀도, 틀림없이 밤 사이에 스노우볼이 들어와서 그 짓을 했다고 누군가 말했으며, 창고열쇠를 잃어버렸을 때도 농장 전체가 스노우볼이 그 열쇠를 우물 속에 던져 버렸다고 믿었다. 정말 기묘하게도 잃었던 창고 열쇠를 곡식 부대 옆에서 찾았지만 그때도 동물들은 여전히 스노우볼의 짓이라고 한결같이 믿었다.

암소들은 모두 스노우볼이 그들이 잠든 사이에 우리에 들어와서 우유를 짜 갔다고 입을 모아 주장했다. 그 해 겨울 내낸 무척 성가시게 굴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나폴레온은 스노우볼의 행동거지를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완전하게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수행하는 개들과 함께 농장 건물들을 주의깊게 돌아다니면서 조사했고, 다른 동물들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그 뒤를 따랐다.

나폴레온은 냄새로써 스노우볼이 왔다간 곳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는 몇 발자국을 옮길 때마나다 걸음을 멈추고는 스노우볼의 발자취를 알아내기 위하여 땅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다. 나폴레온은 창고와 외양간, 닭장의 모든 구석에서, 그리고 채소밭에서 킁킁거려 냄새를 맡아 곳곳에서 스노우볼의 자취를 발견했다.

그는 긴 코를 땅에다 대고, 여러 차례 깊이 냄새를 맡은 다음,굉장히 커다란 목소리로,

'스노우볼! 그놈이 여기도 왔었어! 틀림없어, 그놈의 내가가나!'

하고 소리쳤다.

그리고 스노우볼이라는 이름이 나올 때만다 개들은 모두 어금니를 드러내 보이면서 소름이 끼칠 정도로 으르렁거렸다.

동물들은 완전히 공포에 휩싸였다. 스노우볼은 마치 그들 주위의 공기 속에 은밀히 스며들어와 여러 가지의 재앙으로 협박하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힘처럼 생각되었다.

그 날 저녁 스퀴러는 동물들을 모두 모아놓고, 아주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어떤 중대한 소식을 전달해야만 한다고 신중한 자세로 그들에게 말했다.

"동무들."

스퀴러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펄쩍 뛰면서 말했다.

"경악스러운 일이 드러났소. 스노우볼은 우리 농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핀치필드의 프리드륵에게 자신을 팔아버리고 말았소! 그들이 우리 농장을 침략해 올 때 그가 안내자 노릇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른데 그것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소. 스노우볼의 배신은 단순히 자신의 야망과 허영으로 인해 일어났고 우리는 생각해 왔었소.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잘못 안 것이오."

"동무들,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여러분은 알겠소? 스노우볼은 처음부터 존스와 관계를 맺은 한패거리였던 것이오! 스노우볼은 처음부터 존스의 비밀 정보원이었소. 그가 남기고 간 문서가 지금 막 발견되었는데 그것이 모든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소. 나로서는 그것이 여러 가지를 확실하게 설명해 줄 수 있으리라 믿는 바이오."

"……"

"동무들, <외양간 전투>에서 스노우볼이 우리를 어떻게 패배시켜 파멸을 가져오려 했는지―다행히 그 일이 성공하지는 못했지만―우리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습니까?"

동물들은 모두 놀라서 정신이 멍해졌다. 그것은 스노우볼이 풍차를 파괴한 것보다 휠씬 사악한 짓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그들은 스노우볼이 소 외양간 전투에서 어떻게 선두에 서서 공격하고, 어떻게 어려울 때마다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했는지, 존스의 총알이 그의 등을 스치고 지나가 부상당해 피흘릴 때에도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용감하게 싸운 그의 모습을 모두 기억했거나,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했다.

처음에는 이러한 사실들이 그가 존스의 편이 되었다는 사실과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가를 이해하는데 심한 당혹감을 느꼈다. 복서까지도 질문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 속으로는 매우 당혹해 했다. 충성스런 복서조차 앞다리를 꿇고 앉아 눈을 감고서 열심히 자기의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노력했다.

"나는 그것을 믿을 수 없어요."

하고 복서가 말했다.

"스노우볼은 <외양간 전투>에서 정말 용감하게 싸웠어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자세히 보았죠. 그 바로 직후에 우리 자신들이<제1급 동물 영웅> 훈장을 그에게 주지 않았던가요?"

"글세 그건 우리의 잘못이었소, 동무. 우리는 지금에서야 모든 것을 알게 됐단 말이요. 우리가 발견한 문서에 그 모든 것이 적혀 있소―실제로 그는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 우리를 패배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었소."

"하지만 그는 부상당했었소."

복서가 말했다.

"그가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을 우리 모두가 보았지 않소."

"그것도 미리 계획된 각본이었단 말이오."

스퀼러가 외쳤다.

"존슨의 총알은 그를 그저 조금만 스쳤을 뿐이오. 당신들이 읽을 수만 있다면 당신들에게 그 자신이 쓴 문서를 보여 줄 수 있을 텐데……. 그 계획이란 스노우볼이 위험한 순간에 후퇴 명령을 내려 적에게 농장을 넘겨 주도록 하는 것이었소. 그리고 그는 거의 성공할 뻔했소. 동무들, 우리의 영웅적인 지도자 나폴레온 동지가 없었더라면 그는 틀림없이 성공했을 것이오. 여러분들은 존스와 그의 일꾼들이 마당으로 쳐들어온 바로 그 순간, 스노우볼이 갑자기 뒤로 돌아서 달아났으며 많은 동물들이 당황하고 공포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릴 그 순간에 나폴레온 동무가 '인간을 죽여라'하고 외치며 뛰어나와 존스의 다리를 물어뜯은 것을 여러분은 모두 기억하실 테죠? 여러분은 확실하게 그것을 기억하고 있죠? 그렇지 않소, 동무들?"

스퀴러는 이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쳤다.

스퀴러가 그 장면을 그토록 생생하게 묘사하자 동물들은 스퀴러가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어쨌든 그들은 아주 위급한 때에 스노우볼이 도망가려고 뒤돌아섰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복서는 여전히 미심쩍어 했다.

"난 스노우볼이 처음부터 배반자였다고는 믿지 않소."

복서가 말했다.

"스노우볼이 후에 배반했는지는 모랄요. 하지만. 그가 <외양간 전투>에서 보여 준 행동은 아주 용감했었소."

"우리의 지도자 나폴레온 동무는."

스퀼러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단호하게 스노우볼이 처음부터 존스의 정보원이었다는 것을―명백히 말하자면 동무들. 에, 반란이 일어나기 전부터 존스의 정보원이었다는 것을 명백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아, 그렇다면 문제는 달라지죠."

복서가 말했다.

"나폴레온 동무가 그렇게 말했다면 그것이 맞겠지요."

"그거요. 그게 올바른 생각이오. 동무!"

스퀴러가 소리쳤다. 하지만 그는 작은 눈을 반짝거리면서 복서에게 험악한 인상을 지었다. 그는 돌아 나가다가, 멈추어서서 다시 몸을 돌려 아주 힘을 주어 말을 덧붙였다.

"나는 이 농장의 모든 동물들이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만 한다고 충고합니다. 우리는 스노우볼의 비밀 정보원이 지금도 우리 중에 숨어 있다고 생각할 만한 증거를 갖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로부터 나흘 뒤, 늦은 오후에 나폴레온은 모두 동물들에게 안뜰에 모이라고 명령했다.

그들이 모두 집합하자 나풀레온은 두 개의 훈장을 달고(그는 최근에 <제1급 동물영웅> 훈장과 <제2급 동물영웅> 훈장을 자신에게 수여했다) 농장 집으로부터 나타났다. 그의 둘레에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으르렁거리는 아홉 마리의 개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동물들은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있다는 듯이 모두 제자리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나폴레온은 앞에 우뚝 서서 동물을 둘러보더니,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 그 즉시 개들이 앞으로 뛰어나와 네 마리의 돼지들의 귀를 물고는 나폴레온 앞으로 끌어냈다. 돼지들은 아픔과 무서움에 젖어 울부짖는 소리를 내며 버둥거렸다.

돼지들의 귀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개들은 피맛을 보았기 때문에 얼마 동안 아주 미친 듯이 사나워졌다. 그 순간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개들 중 세 마리가 복서에게 달려들었던 것이다. 복서는 그들이 덤비는 것을 보자 커다란 발굽을 내밀어, 개 한 마리를 잡아채어 곧바로 땅바닥을 짓눌렀다.

그 개는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고, 나머지 두 마리는 꼬리를 감추고 도망가고 말았다. 복서는 개를 힘주어 밟아 죽일 것인가 또는 살려 둘 것인가 묻는 듯이 나폴레온의 표정을 살폈다. 나폴레온은 안색이 변하여, 복서에게 개를 놓아 주라고 날카롭게 명령했고, 그 명령에 따라 복서는 다리를 슬그머니 들었다. 개는 피를 흘리며 낑낑대면서 슬금슬금 도망쳤다.

곧 소란이 가라앉았다. 돼지 네 마리는 얼굴에 생생하게 죄상을 나타내며, 부들부들 떨며 기다리고 있었다. 나폴레온은 그들에게 자신들의 범행을 자백하라고 명령했다. 나폴레온이 일요집회를 폐지했을 때 항의를 했던 바로 그 네 마리의 돼지였다.

그들은 더 이상 재촉하기 전에, 스노우볼이 추방된 이래로 스누우볼과 은밀히 접촉해 왔으며, 그와 공모해서 풍차를 파괴했고, 동물농장을 프리드릭 씨에게 넘겨 주기로 스노우볼과 약속했다는 사실을 자백했다. 그들은 스노우볼이 자기는 지난 몇 년 동아 존스의 비밀 정보원이었다고 그들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들이 자백을 끝마치자, 즉석에서 개들이 재빨리 그들의 목을 물어 뜯었고, 나폴레온은 험악한 목소리로 다른 동물들은 자백할 것이 없냐고 다그쳤다.

달걀 문제로 반란을 시도했던 세 마리의 암탉이 나폴레온 앞으로 나와 스노우볼이 꿈 속에 그들에게 나타나 나폴레온의 명령에 복종하지 말도록 충동했다고 진술했다.

그들 역시 무참히 죽어갔다. 그 다음에는 거위 한 마리가 앞으로 나와, 지난해 수확기에 옥수수 알맹이 여섯 개를 숨겨 두었다가 밤에 몰래 먹었다고 자백했다. 그 다음 양 한 마리가 나와 음료수로 쓰이는 우물에 오줌을 누었다고―그것은 스노우볼의 선동에 의한 것이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다른 양 두 마리는 나폴레온을 아주 충실하게 숭배했던 늙은 숫양을, 그가 감기로 고생하고 있을 때 모닥불 주위를 빙빙 돌아 그를 죽게 했다고 자백했다.

그들도 모두 그 자리에서 처참하게 죽어갔다. 자백과 실형집행이 계속되어 이제는 나폴레온의 발 밑에는 시체가 즐비하게 쌓였으며, 존스가 쫓겨난 이래로 맡아보지 못했던 피 냄새가 공기 속으로 진동했다.

모든 것이 끝나자, 돼지들과 개들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은 모두 한덩어리가 되어 슬금슬금 물러갔다 그들은 매우 침통했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스노우볼과 공모해서 일으키려 했다는 반역과 방금 그들이 목격한 처형 중 어느 것이 더 충격적인가를 그들은 알지 못했다.

옛날에도 이에 못지않는 무시무시한 유혈이 낭자한 참사가 가끔 벌어졌었지만, 그것은 인간 존스에 의한 것이 아니었던가? 지금 그들에게는 자신들 사이에서 일어난 이번 일이 훨씬 끔찍하게 느껴졌다. 존스가 농장에서 쫓겨난 후 이제까지 어떤 동물이든 다른 동물을 죽여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는 쥐 한 마리도 죽인 적이 없었다.

그들은 반쯤 완성된 풍차가 서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서, 서로의 온기를 찾아 한데 모이듯 서로에게 몸을 의지하였다. 나폴레온이 동물들에게 모이라고 명령하기 직전 사라진 고양이를 제외하고 클로버, 뮤리엘, 벤자민, 암소와 양들 그리고 거위와 암탉들 모두가 함께 둘러앉았다. 오직 복서만 혼자 서 있었다.

복서는 흥분과 슬픔에 겨운 나머지 가만히 한곳에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길고 검은 꼬리를 옆으로 내두르며 가끔 놀랍다는 듯이 작은 신음을 내뱉었다.

마침내 복서가 말했다.

"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이러 일이 우리 농장에서 일어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어요. 지금 우리는 어딘가 잘못되어 있어요 내가 보는 견지에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좀더 열심히 일하는 거이죠. 이제부터 나는 아침에 한시간 더 일찍 일어나도록 하겠어요."

그러더니 그는 무겁고 빠른 걸음으로 채석장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하자, 돌더미를 두 차례 분이나 계속 모으더니 밤이 되어 떠나기 전까지 풍차 있는 데까지 끌고 왔다.

동물들은 아무 말도 없이 클로버 주위에 모여 앉아 있었다. 그들이 앉아 있는 언덕에서는 마을을 넓게 볼 수 있었다. 한길로 뻗어 있는 긴 목장이며 목초지, 작은숲j, 마시는 우물 어린 밀과 보리가 파랗게 자란 밭, 그리고 굴뚝으로 소용돌이치듯 연기를 내뿜고있는 건물들의 붉은 지붕, 동물농장의 대부분이 보였다.

맑게 개인 봄날의 저녁 무렵이었다. 풀과 부서진 울타리가 저물어 가는 저녁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 농장이 그들에게 일찍이 그렇게 아름답게 비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 자신의 농장이며 한치의 땅까지 모두가 자기들의 것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일종의 경외감이 일어났다. 언덕 비탈을 내려다보는 클로버의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만약 클로버가 자신의 생각을 기탄 없이 나왔을 때 바랐던 목표는 결코 지금의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이 같은 공포와 살육의 모습은 메이저 영감이 봉기하라고 처음 선동하던 그날 밤에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현상이었다.

그녀 나름대로의 미래에 대한 꿈은, 모든 동물들이 기아(飢餓)와 채찍에서 해방되어 모두가 평등하고 각자 자기 능력에 따라 일하고, 메이저의 연설이 있던 날 밤, 어미 없는 오리새끼들을 자신이 앞다리로 감싸 준 것 과 같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보호해 주는 그러한 동물들의 사회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왜 그렇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도 자신의 속마음을 말할 수 없으며,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개들이 마구 돌아다니고, 충격적인 범행을 자백한 후 무참하게 갈기갈기 찢겨죽는 동물들의 비극을 보아야 하는 그런 시기가 온 것이다.

그러나 그녀와 다른 동물들이 애써 일해 온 것이 결코 이런 것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동물들, 그들이 풍차를 건설하고 존스의 총탄에 맞서 싸웠던 것은 결코 이렇게 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클로버의 생각은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대충 이런한 것이었다.

마침내 클로버는 말로 다 그녀의 생각을 표현할 수 없는 대신에<영국의 동물들>을 불러 그같은 감정을 은밀하게 나타냈다. 클로버 주위에 앉아 있던 동물들도 그를 따라서 같이 노래를 불렀다. 그들은 아주 처량하고 구성지게 그리고 아주 느릿느릿, 비감(悲感)하게 불렀다.

그들이 <영국의 동물들>을 세 번 마쳤을 때, 스퀴러가 개 두 마리를 끌고 무엇인지 중요한 일이 있는 것처럼 급히 다가왔다. 스퀴러는 나폴레온 동무의 특별 명령으로 <영국의 동물들>이 금지 곡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그 노래를 불러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동물들은 깜짝 놀랐다.

"무슨 이유죠?"

하고 뮤리엘이 솔쳤다.

"그건 이제 더 필요가 없게 되었소, 동무."

스퀴러가 차갑게 말했다.

"<영국의 동물들>은 봉기의 노래요. 그러나 이제 봉기는 끝났소 오늘 오후에 있었던 배신자들의 처형을 마지막으로 우리의 보기는 완성되었소. 이제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은 모두 패퇴하고 말았소. <영국의 동물들>에서 우리는 다가올 미래에 이루어질 보다 나은 사회에 대한 소망을 표현했소. 그러나 그 미래의 사회가 이미 이룩되었소. 이제 분명히 그 노래는 노래의 존재 가치를 상실하고 말았단 말이오."

그들이 비록 두려움을 감출 수는 없었지만, 몇몇 동물들은 아마 스퀼러의 말에 항의하러 나서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순간에 저처럼 양들이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

를 외치기 시작했고, 그 고함은 몇 분이나 계속되어 토론을 더 이상 벌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영국의 동물들>은 누구도 부르지 못하게 되었다. 그 대신 시인인 미니머스가 다른 노래를 작고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이 시작되었다.

동물농장 동물농장

나를 따르면 그대들을 지켜주리라!

이 노래는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기를 게양한 뒤 동물들에 의해 불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어쩐지 동물들에게는 가사나 곡조가 <영국의 동물들>처럼 마음에 들지않았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풍차

우리의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서!
무슨 승리요? 동무, 우리를 이 동물농장의 신
성한 땅으로부터 적들을 쫓아내지 않았소?
그렇지만 우리는 전엣것을 다시 찾았을 뿐이오.


8

며칠 후, 피의 살육제―슬픈 세상의 처형으로 생겨난 공포가 점차 가라앉아 갈 때 몇몇 동물들은 동물농장 칠계명 중 제6계명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기억했다―아니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돼지나 개들이 듣는 앞에서 터놓고 그 이야기를 꺼내지는 못했지만, 앞서 행해진 살육은 이 계명을 어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클로버는 벤자민에게 제6계명을 읽어달라고 부탁했지만, 항상 그러하듯 벤자민은 그런 일에는 끼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그녀는 뮤리엘을 데려왔다.

뮤리엘은 클로버에게 그 계명을 읽어 주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았다.

'어떤 동물도 이유없이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된다!'

어찌된 셈인지 '이유없이'라는 단어는 동물들이 기억을 더듬어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동물들은 이제 나풀레온과 그 일파들이 계명을 위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스노우볼과 내통한 반역자들을 죽인 것은 충분한 이유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해 내내 동물들은 지난 해보다 더욱 열심히 일을 하였다. 농장의 정규 노동을 하면서, 예정된 기일에 맞추어 두 배나 두터워진 풍차를 건설하여 완공시킨다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었다.

동물들에게는 억압하는 인간 존스 시대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일하면서도 먹을 것이라고는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는 것처럼 생각되는 때도 있었다.

일요일 아침이면 스퀴러는 긴 종이 쪽지를 앞발로 들고 여러 가지 식량 생산이 경우에 따라 2백 퍼센트나 3백 퍼센트 혹은 5백 퍼센트가 증가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통계표들을 동물들에게 낭독해 주었다. 동물들은 반란 전의 상태가 어떤 상태였는지를 똑똑하게 기억해 낼 수 없었기 때문에 스퀴러의 말을 불신할 이유도 근거도 없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숫자상으로는 줄어들어도 좋지만 식량이라도 좀더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을 품는 경우도 있었다.

모든 명령은 이제 스퀴러나 다른 돼지들을 통해 발표되어다.

나풀레온은 2주에 한 번쯤 나타날까말까 하였다. 나폴레온이 나타날 때는 수행원격인 개뿐만 아니라 검은 수평아리를 데리고 다녔다. 그 병아리는 그의 앞에서 뒤뚱거리며 걸어갔고, 나폴레온이 연설하기 전에 목청을 돋우어 '꼬꼬댁 꼬꼬'하고 크게 울어대며 나팔수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나폴레온은 농장 집에서조차 다른 동물들과는 방을 따로 쓰고 있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그는 두 마리의 개가 옆에서 지키고 있는 가운데 혼자서 식사를 하며, 응접실 유리 찬장에 크라운 더비제 만찬용 식기를 항상 사용했다.

그리고 해마다 나폴레온의 생일에는 다른 두 기념일과 마찬가지로 축포를 쏘겠다고 발표하였다.

나폴레온은 이제 단순히 '나폴레온'만으로 불리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공식적으로 '우리들의 지도자 나폴레온 동무'라고 불리웠으며 돼지들은 그를 위해서, '모든 동물들의 아버지','인간들의 공포','양떼의 수호자','새끼오리의 친구' 등과 같은 명칭을 만들어 붙이기를 좋아했다.

스퀴러의 연설 가운데는 언제나 나폴레온의 폭넓은 지혜와 그의 따뜻한 마음씨를 극구 찬양했다. 그리고 모든 동물들, 특히 아직 다른 농장에서 노예처럼 무지하고 불쌍하게 살고 있는 불행한 동물들에 대해 지니고 있는 그이 깊은 사랑에 이르러서는 두 뺨에 눈물으라 줄줄 흘리며 이야기하곤 했다.

갖가지 성공적인 실적과 여러 가지 행운은 나폴레온의 공로로 돌려지곤 했다. 한 암탉이 다른 암탉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었다.

"우리의 지도자, 나폴레온 동무의 특별한 지도와 배려로 나는 엿새 동안 다섯 개의 달걀을 낳았어."

또는 암소 두 마리가 샘에서 물을 마시며,

"나폴레온 동무의 지도력에 감사해야지, 이 물이 얼마나 맛있느냐 말이야!"

하고 지껄이곤 했다. 농장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미니머스가 지은 시「나폴레온 동무」란 작품에 잘 표현되어 있는데 그 시는 다음 과 같다.

아버지 잃은 자의 친구여!
행복의 샘이여!
여물통의 신이여! 오 나의 영혼은 불타오르네.
그대의 조용하고 위엄 있는 눈을 바라볼 때마다
하늘의 태양 같은
나폴레온 동무여!

모든 동물들이 바라는
그 모든 것을 부여하는 자이러니, 그대는
하루 두 번 배불리고 깨끗한 밀짚을 베개로 삼게 하시니
크고 작은 모든 동물들은
그들 그 잠자리에서 편하게 잠 잘자니
그대 모든 것을 보살펴 주시니
나폴레온 동무여!

내 젖먹이 돼지를 낳으면
큰 병이나 큰 방망이만큼
자라기도 전에
그대에게 충성스럽고
진실되어야 할 것을 배우게 하겠나니
그렇다, 그가 외치는 첫소리는
나폴레온 동무여!

나풀레온은 이 시를 매우 흡족하게 생각하였고 그리하여 7계명맞은편 끝, 큰 창고 벽에 써 놓도록 했다. 그 위에 스퀴러가 흰 페인트로 나폴레온의 초상화를 그리게 하였다.

그 동안 윔퍼 대리인의 주선으로 나폴레온은 프리드릭과 필킹톤을 상대로 복잡한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재목더미는 아직 팔리지 않고 있었다. 두 사람 중 프리드릭이 재목을 사려고 했으나 터무니없이 값을 깎아 내리려고 했다.

그와 동시에 프리드릭과 그 일꾼들이 동물농장을 습격하여 풍차를 파괴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는데, 풍차 건물이 그들에게 질투와 분노를 일으키게 하였다는 것이다. 스노우볼은 여전히 핀치필든 농장에서 지내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 여름에 동물들은 세 마리의 암탉이 앞으로 나와 스노우볼의 선동으로 나폴레온을 살해할 음모에 가담했었다고 자백하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들은 곧 처형되었으며, 나폴레온의 안전을 위해 새로운 조치가 취해졌다.

네 마리의 매일 밤 그의 침대 모서리를 지켰고, 핑크 아이란 젊은 돼지가 나폴레온의 음식에 독이 들어 있을까봐 그가 먹는 음식을 사전 맛 보는 책임자로 뽑혔다.

바로 그 때쯤 나폴레온이 재목을 필킹톤 씨에게 팔기로 합의했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떠돌았다. 그리고 나폴레온은 동물농장과 폭스우드 농장 사이에 일정한 생산품을 교환하자는 계약을 체결하려고 하고 있었다. 나폴레온과 필킹톤 사이의 관계는 윔퍼를 대리인을 통해서 계속되는 것뿐이었지만, 이제는 거의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하였다.

동물들은 필킹톤을 인간이란 이유 때문에 불신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겁내고 싫어하기도 하는 프리드릭보다는 훨씬 마음 편해 하고있었다.

여름이 지나가고 풍차가 거의 완성되어 갈 때쯤에서 반역자들의 공격이 임박해졌다는 소문이 한층 더 강하게 떠돌았다. 소문에 의하면 프리드릭은 총으로 무장한 스무 명의 사나이를 이끌고 그들을 공격할 계획이며 동물농장의 부동산만 장악하면 아무 문제도 삼지 않도록 벌써 치안을 담당하는 판사와 경찰을 매수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더욱이 프리드릭이 그의 농장 동물들에게 행한 가혹한 짓에 대한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핀치필드 농장에서 흘러나왔다. 그는 늙은 말을 때려 죽였고, 암소를 굶겨 죽였으며, 개를 아궁이에 던져 살해했으며, 저녁이면 닭의 발톱에 면도날 조각을 붙여 수탉들의 싸움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동물들은 그들의 친구에게 가해지는 이런 잔혹한 행위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그들의 피는 분노로 끓어 올랐으며, 때로는 힘을 합하여 핀치필드 농장에 습격하여 인간을 추방하고 동물들을 자유롭게 해주자고 중구난방으로 떠들어댔다. 그러나 스퀴러는 그런 경거망동한 행동은 피하고 나폴레온 동무의 전략을 믿으라고 그들에게 권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드릭에 대한 반감은 더욱 높아졌다. 어느 일요일 아침 나폴레온은 창고 앞에 나타나, 그는 프리드릭에게 목재를 판매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악당들과 거래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체면에 관계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반란의 소식을 전파하기 위하여 계속 외부로 파견되었던 비둘기들은 폭스우드 농장에 아예 발을 들여 놓지 말라고 명령을 받았다.

'인간에게 죽음을!'이라는 그전 표어 대신에 '프리드릭에게 죽음을!'이라는 표어를 사용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늦여름에 스노우볼의 음모가 또 하나 드러났다. 밀밭에 무성히 자란 잡초는 스노우볼이 밤에 은밀히 숨어 들어와 옥수수 씨와 잡초 씨를 섞어 놓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음모에 관계했던 수커위 한 마리가 자신의 죄를 고백한 후 곧 독이 든 벨라돈나를 먹고 자살했다.

동물들은 이제 스노우볼이 <제1급 동물영웅> 훈장을 받은 사실이 절대로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많은 동물들이 이미 그렇게 믿어 왔었다. 그것은 <외양간 전투> 후에 스노우볼 자신이 퍼뜨렸던 전설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었다. 훈장을 받기는커녕 싸움에서 비열한 행동을 보였기 때문에 문책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몇몇 동물들은 분명히 당혹해 했었으나, 스퀴러가 곧 그들의 기억이 틀렸다는 것을 납득시켜 줄 수 있었다.

가을이 되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인 끝에―추수도 거의 같은 시기에 해야만 했었기 때문에―풍차가 완성되었다. 앞으로 필요한 기계를 설치하여야 했지만 , 윔퍼가 기계에 대해서는 교섭을 하고 있는 중이었고 건물만 완성된 것이었다. 경험도 없이 갖가지 고난과 구식연장으로, 더구나 스노우볼의 배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업은 예정일에 꼭 알맞게 완성된 것이다.

동물들은 피로에 지쳐 있었지만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자신들의 걸작품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으며, 그들의 눈에는 그것이 자신들의 처음 건설했던 것보다 한층 더 아름답게 보였다. 게다가 그 벽은 먼젓번 것보다 두 배나 두꺼웠던 것이었다. 이제는 폭약이 아닌 그 어떤 것으로도 풍차를 무너뜨릴 수 없으리라! 그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으며 어떻게 그 험난한 좌절을 딛고 일어섰던가. 풍차의 날개가 돌아 발전기가 가동되어 전기가 농장에 공급되면 일어날 새로운 변화를 상상했을 때, 그들의 피로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들은 승리의 함성을 지르며 풍차 주위를 빙빙 돌았다. 나폴레온 자신도 그의 개들과 젊은 수탉을 데리고 완성된 작업을 둘러보려고 내려왔다. 그는 개인적으로 동물들의 노고를 치하한 뒤, 이 풍차를 '나풀레온 풍차'라고 명명한다고 발표했다.

이틀 후 동물들은 창고에서 특별한 회합을 갖는다고 모두 모이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들은 나폴레온이 재목더미를 프리드릭에게 팔았다고 발표했을 때 깜짝 놀라서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더구나 내일 프리드릭 마차가 와서 목재를 실어간다는 것이었다. 표면상으로 필킹톤과 우호를 유지하는 동안 나폴레온은 실제로 프리드릭과 비밀 협상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폭스우드와의 모든 관계는 중단되었고 필킹톤 씨에게 모욕적인 서신이 전달되었다. 비둘기들은 핀치필드 농장으로 가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으며, 그들의 슬로건은 '타도 프리드릭!'에서 '타도 필킹톤!'으로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와 동시에 나폴레온은 프리드릭이 동물농장을 바로 공격하리라던 소문은 그냥 소문에 불과했을 뿐이었으며, 프리드릭이 자기 동물들에게 잔혹한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매우 과장된 것이었다고 확언했다.

이와 같은 모든 소문들은 아마 스노우볼과 그의 동조자들이 퍼뜨린 유언비어라는 것이었다. 이제 어쨌든 스노우볼이 핀치필드 농장에 숨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사실은 이제까지 전혀 그곳에 숨어 있지 않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스노우볼은 폭스우드에서―들리는 말로는 비교적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며―살고 있는데, 실제로는 지난 수년 동안 필킹톤 씨의 심부름꾼으로 있었다는 것이었다.

돼지들은 나폴레온의 교활함을 넋을 잃고 있었다. 그는 필킹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듯이 보이면서 프리드릭으로부터 12파운드나 값을 올려 목재를 팔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폴레온의 탁월한 두뇌는 그가 아무도 심지어는 프리드릭조차도 믿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에 잘 나타나 있는 것이 아니겠냐고 스퀴러는 설명했다.

프리드릭은 목재값을 지불하는데 있어 지불 약속을 끄적거린 수표라는 것으로 치르고 싶어했다. 하지만 나폴레온은 그보다 현명했다. 나폴레온은 목재를 실어가기 전에 5파운드 짜리 지폐로 현금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프리드릭은 이미 셈을 치르었고, 그가 지불한 금액은 풍차의 기계를 구입하는데 충분하였다.

그 동안 목재는 신속히 짐마차로 운반되어 나갔다. 목재를 실어 나르는 일이 모두 끝나자, 동물들은 프리드릭의 지폐를 보기 위하여 또 한번의 특별회합을 창고에서 열었다. 나폴레온은 매우 흐뭇한 미소를 얼굴에 지으며 두 개의 훈장을 달고 연단 위에 밀짚침대에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돈은 그의 곁에 농장 집 부엌에서 가지고 온 도자기 접시 위에 깨끗이 쌓여 있었다.

동물들은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천천히 그 옆을 지나며 마음껏 구경했다. 복서는 돈에 코를 들이밀고 지폐 냄새를 맡았고, 그의 숨결에 따라 얇고 흰 종이쪽이 살랑살랑 떨고 있었다.

그로부터 사흘 후 무서운 소동이 일어났다 윔퍼가 얼굴이 사색이 되어 샛길로 자전거를 타고 달려와서 마당에 자전거를 내동댕이치고는 곧장 농장 집으로 달려들어갔다.

다음 순간 숨막힐 듯한 격분의 목소리가 벼락치듯 나풀레온의 방에서 터져 나왔다. 이사건의 소식은 마른 섶에 불붙듯 온 농장으로 퍼져 나갔다. 지폐는 위조였다. 프리드릭은 공짜로 목재를 가져갔던 것이었다.

나폴레온은 즉시 동물들을 소집하여 무서운 목소리로 프리드릭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프리드릭이 사로잡힌다면 산 채로 물에 던져 죽이겠다고 그는 말했다. 동시에 그는 동물들에게 이런 배신 행위 뒤에 오는 최악의 사태를 예상해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프리드릭과 그의 일꾼들이 언젠가는 장기전으로 예상되는 공격을 해올지도 모를 일이었다. 농장으로 통하는 요소마다 보초가 세워졌다. 그리고 비둘기들이 필킹톤과의 우호관계를 다시 희망하는 화해의 편지를 가지고 폭스우드로 속속 파견되었다.

바로 이튿날 아침 습격이 시작되었다. 동물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파수꾼이 뛰어들어와 프리드릭과 그의 일꾼들이 이미 다섯 개의 빗장이 있는 문을 통과했다고 보고했다. 동물들은 용하게 나서서 그들과 싸웠지만 이번에는 <외양간 전투>에서 처럼 쉽사리 승리를 얻을 수 없었다.

적은 열다섯 명의 남자들로 반 정도가 총으로 무장했고, 50야드 이내에 이르자 일제히 사격을 시작했다 동물들은 무시무시한 폭음과 계속 날아오는 총탄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폴레온과 복서가 그들을 규합하려고 노력하였지만 곧 격퇴 당하고 말았다.

그들 중 많은 동물들이 벌써 부상당했다. 그들은 농장 건물로 피신하여 벽 틈이나 옹이 구멍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았다. 풍차를 포함한 커다란 농장 전체가 적의 수중에 들어가 있었다 얼마 동안 나폴레온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한마디 말도 없이 빳빳한 꼬리를 꿈틀거리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서성거렸다.

그러다가 가끔 생각에 잠긴 듯한 시선을 폭스우드 쪽으로 보냈다. 만일 필킹통과 그의 일꾼들이 그들을 도와 준다면 그날의 싸움에 승리할 것 같았다. 그 순간 전날 보냈던 네 마리의 비둘기들이 돌아왔으며, 그중 한 마리는 필킹톤이 보낸 종이 쪽지 한 장을 지니고 있었다. 거기에는 연필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잘 해봐라, 그렇게 당해도 싸다!>

그러는 사이에 프리드릭과 그의 일꾼들이 풍차 근처에서 멈추었다. 동물들은 그들을 지켜보면서 절말의 신음을 내쉬었다. 두 사나이가 징과 지렛대, 그리고 대장간에나 있음직한 큰 망치를 풀어놓았다. 그들은 풍차를 두들겨 부수려는 것처럼 보였다.

"안 될걸."

나폴레온이 외쳤다.

"우리가 잘 부술 수 벗게 벽을 두껍게 만들었단 말이야. 일주일이 걸려도 그걸 부술 수는 없을 거야. 자, 기운을 냅시다, 동무들."

그러나 벤자민은 계속 사나이들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망치와 쇠지레를 가진 사람이 풍차 밑둥에 구멍을 뚫고 있었다. 벤자민은 천천히 그리고 재미있다는 기색까지 얼굴에 띠며 긴 콧등을 끄덕거렸다.

"내가 그럴 줄 알았지."

벤자민이 말했다.

"저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소? 이제 저들은 곧 저 구멍에 폭약을 채워 넣을 거야."

두려움에 떨며 동물들은 기다렸다. 이제 숨어 있는 건물로부터 뛰어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그때에 귀청이 떨어져 나갈 듯 한 폭음이 들렸다. 비둘기들은 하늘로 훌쩍 날아올랐으며, 나폴레온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은 납작하게 배를 깔고 엎드려 얼굴을 묻었다. 그들이 고개를 들었을 때 풍차가 서 있던 언덕 위에는 시커먼 연기가 커다란 구름 처럼 뭉게뭉게 일고 있었다. 연기는 바람에 슬슬 흩어지고 풍차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

이 광경을 보자 동물들은 용기를 되찾았다. 그들은 좀 전까지 느끼고 있었던 공포와 두려움은 이 비열하고 치사한 행위에 대한 분노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한몸이 되어 적을 향해 돌진해갔다. 이제 동물들은 우박처럼 퍼부어대는 잔인한 총알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것은 참혹하고도 격렬한 전투였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총을 쏘았고, 동물들이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오자 몽둥이와 묵직한 구둣발로 마구 차기 시작했다. 암소 한 마리와 양 세 마리, 거위 두 마리가 죽었고 거의 모두가 부상을 당했다 후방에서 전투를 지휘하던 나폴레온조차도 총알에 맞아 꼬리의 끝이 잘려 나갔다. 그러나 사람들도 역시 다치지 않을 수 없었다.

복서의 발굽에 맞아 세 사람이 머리가 깨졌고, 한 사람이 암소의 뿔에 배를 찔렸으며, 도 한 사람은 제시와 블루벨에게 바지를 마구 찢겼다. 그리고 나폴레온을 호위하는 아홉 마리의 개가 그의 지시를 받아 울타리의 그늘로 돌아가서 사람들의 측면에서 갑자기 짖어대자 사람들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들은 자신들이 포위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느꼈다. 프리드릭은 그의 부하들에게 길이 트였을 때 도망치라고 소리쳤으며, 그 순간 겁에 질린 그들은 정신없이 허겁지겁 도망치기 시작했다. 동물들은 들판 끝까지 그들을 곧장 추격하여 그들이 가시나무 울타리를 헤치며 나가 f대까지 마지막 발길질을 몇 번씩 더하고 돌아섰다.

그들은 승리했다. 그러나 지치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동물들은 절뚝거리며 천천히 농장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전사한 동무들의 시체가 풀밭에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자 몇몇 동물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들은 잠시 동안 슬픈 침묵에 싸여 전에 풍차가 서 있던 자리에서 발을 멈추었다. 그렇다, 풍차가 사라졌다. 그토록 힘들인 땀의 결과가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던 것이었다! 기초마저도 부분적으로 파괴되어 사라졌다.

우리 동물농장의 우상 풍차를 다시 짓기에는 거의 불가능했다. 이점에는 전과 같이 주위에 떨어진 돌들을 다시 이용할 수도 없었다. 폭발할 때 돌들이 수백 야드나 멀리 날아가 버렸던 것이다. 그 자리에는 풍차가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동물들이 농장으로 돌아오자 의외로 전투에도 참가하지 않았던 스퀴러가 아주 만족한 듯한 표정으로 싱글벙글 웃으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동물들은 농장 건물이 있는 곳에서 엄숙하게 울리는 총 소리를 들었다.

"저 총소리는 무엇이죠?"

복서가 물었다.

"우리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서죠."

스퀴러가 외쳤다.

"무슨 승리요?"

복서가 물었다 그의 무릎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편자 하나를 잃었고 발굽은 찢기었으며, 십여 발의 산탄알이 뒷다리에 박혀있었다.

"무슨 승리라니요, 동무? 우리들은 우리들의 땅으로부터―동물농장의 신성한 땅으로부터―적들을 쫓아내지 않았소?"

"그러나 그들은 풍차를 파괴해 버렸소. 우리가 2년 동안이나 땀흘려 일해 온 풍차를 말이오."

"그게 무슨 상관이오? 우린 다시 풍차를 건설할 것이오. 우리는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여섯 개의 풍차를 세울 수도 있소. 동무, 당신은 우리가 이룩한 위업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군요. 적은 우리가 지금 서 있는 바로 이 땅을 점령하고 있었소. 그런데 지금―나폴레온 동무의 지도력 덕택으로―우리는 이 땅을 한치도 남기지 않고 모두 되찾았소. 모두 되찾았단 말이오!"

"그렇지만 우리는 전에 우리의 것이었던 것을 다시 찾았을 뿐이오."

복서가 말했다.

"그게 바로 우리들의 승리란 말이오."

하고 스퀴러가 말했다.

그들은 절뚝거리며 안마당으로 들어갔다. 복서는 뒷다리의 살갗속에 박힌 총알 때문에 무척 쑤시고 아팠다. 복서는 앞으로 기초부터 다시 풍차를 지어야 할 고달픈 일이 자기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벌써 그 생각만으로도 긴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이미 열한 살이나 먹었고 자신의 근력도 옛날 같지 않음을 이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동물들은 펄럭이는 초록 깃발을 보고 다시 쏘는 총소리를 들으며―그것은 모두 일곱 발이었다. 나폴레온이 자신들의 싸움을 치하해 추는 연설에 귀기울였다. 어쨌든 그들은 위대한 승리를 거둔 것처럼 여겨졌다.

전투에서 죽은 동물들에게는 엄숙한 장례가 치루어졌다. 복서와 클로버가 영구차를 대신한 짐마차를 끌었고, 나폴레온 자신이 행렬의 낸 앞에서 걸어갔다. 이틀 내내 승릴를 자축하는 축하연이 벌어졌다. 노래를 부르고 연설을 하며 많은 축포를 쏘았다. 모든 동물에게 사과가 한 알씩, 새들에게는 각각 2온스의 옥수수, 개들에게는 비스켓 세 개씩의 특별한 음식이 주어졌다.

이번 전투는 <풍차전투>라고 명명될 것이며, 나폴레온은 <녹기훈장>을 새로 만들어 그것을 자기 자신에게 수여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런저런 축하행사 속에서 불행했던 위조지폐 사건은 잊혀지고 말았다.

그로부터 며칠 후 돼지들은 농장 지하 집 지하실에서 우연히 위스키 한 상자를 발견하였다. 이 집을 처음 차지했을 때에 술을 발견 할 수 없었다. 그 날 밤 농장 집에서는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노래들 중에 <영국의 동물들>도 섞여 있어서 모든 동물들은 깜짝 놀랐다.

아홉 시 반쯤 되어 존스 씨의 낡은 중절모를 쓰고 뒷문으로 나와 안 안뜰을 이리저리 내달리다가 다시 집 안으로 사라지는 나폴레온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침이 되자 이상한 침묵이 농장 집 전체를 둘러 싸고 있었다. 돼지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았고 거의 아홉 시쯤 되어서 스퀴러가 모습을 나타냈는데, 눈은 흐리멍텅했고. 꼬리가 힘없이 축 처진 것이 무슨 큰 병을 앓고 난 듯이 힘없이 그리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스퀴러는 엄청난 소식을 전달하겠다고 동물들에게 모이라고 말했다. 나폴레온 동무가 죽어간다는 것이었다.

슬픔의 울부짖음이 터져 나왔다. 농장 집 문 밖에는 짚이 깔리고 동물들은 발끝으로 걸어다녔다. 동물들은 눈물을 가득히 머금고 그들의 지도자가 떠난다면 운명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서로 물으며 걱정을 했다. 스노우볼이 나폴레온의 음식에 독약을 넣도록 일을 꾸몄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열한 시가 되자 스퀴러가 또다시 무엇인가를 발표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나폴레온 동무가 죽기 전 최후의 조처로 누구든 술을 마시는 자에게는 사형에 처하겠다는 엄한 명령을 내렸다는 것 이었다.

그러나 저녁 무렵에는 나폴레온이 조금 회복된 것처럼 보였으며, 이튿날 아침에는 나폴레온이 계속 회복되고 있다는 스퀴러가 말하였다. 그 날 저녁 나폴레온은 다시 일을 시작하였으며, 그 다음 날에는 윔퍼에게 윌링톤에서 양조와 증류에 관하 책자를 몇 권 구입해 오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일주일 후에 나폴레온은 과수원 너머의 작은 목장을 다시 갈도록 명령했는데, 이 목장은 일을 할 수 없게 된 동물들을 위한 목초지로 미리 남겨 놓도록 한 곳이었다. 그 목장에는 풀이 다 없어져서 새로 씨를 뿌려야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풀레온이 그곳에다 술을 만들 수 있는 보리를 심을 예정임이 알려졌다.

이 무렵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사건이 일어났다.

어느 날 밤 열두 시쯤 되었을 때, 마당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려와서 동물들은 모두 우리 밖으로 뛰쳐나와 보았다 .달빛이 밝은 밤이었다. 제 칠계명이 쓰여진 큰 헛간의 끝 벽및에 두 토막으로 부러진 사다리가 널려 있었다.

그 밑에는 스퀴러가 잠시 기절하여 쭉뻗어 있었고, 그 옆에는 등잔과 페인트 붓 그리고 뒤엎어진 페인트 통이 굴러있었다 개들이 곧 스퀴러를 둘러싸고 그가 겨우 걷게 되자 그를 호위하여 농장 집으로 데리고 갔다.

동물들은 도대체 이 일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지만, 오직 늙은 벤자민만 알겠다는 표정으로 콧등을 끄덕이며 이해하고 있는 듯이 보였으나 아무런 말도 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후, 뮤리엘은 혼자서 7계명을 읽어나가다가 동물들이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제5계명을,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된다.

(No animal shall drink alcohol)'

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두 개의 단어를 잊고 있었다.

실제로 그 계명은 다음과 같았다.

'어떤 동물도 지나치게 술을 마셔서는 안된다.

(No animal shall drink alcohlo to excess)'

동물농장 공화국

동물농장은 공화국으로 선포되었고, 그래서
대통령을 뽑을 필요가 있었다.
나폴레온 혼자 단일 후보자로 나서 만장일치로 선출되었다.
동무, 동무! 당신의 형제를 죽음으로 데려가지
말아요. 동물들이 외쳤다. 그러나 어리석은 말들은
귀를 뒤로 젖힌 채 빨리 달려가고 말았다.


9

복서의 갈라진 발굽이 아무는 데는 오랜 시간이 흘렀다. 동물들은 승리의 축하연이 끝난 다음 날부터 풍차의 재건 작업에 착수했다 복서는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였고, 자기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을 명예로 여기고 있었다.

저녁이 외자 복서는 클로버에게 살며시 발굽 때문에 자신이 너무 고통스럽다고 고백했다. 클로버는 자기가 씹어서 만든 약초로 복서의 발굽을 치료해 주었으며, 클로버와 벤자민은 복서에게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말의 허파라고 해서 언제 까지나 튼튼한 상태로 계속 남아 있진 못해요"

라고 그녀는 그에게 덧붙였다. 그러나 복서는 막무가내였다.

복서는 그가 꿈꾸고 있는 단 하나의 야심을 성취하겟다고 몇 번씩 되뇌이곤 했는데, 복서의 야심은 그가 정년 퇴직의 나이가 될 때까지 풍차가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도물농장의 법률이 처음 제정되었을 기초에는 정년 퇴직 연령이 돼지의 경우는 열두 살, 소는 열네살, 개는 아홉 살, 양은 일곱 살, 닭과 거위의 경우는 다섯 살로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양로연금 제도를 위한 준비도 실제로 잘 갖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연금을 실제로 받은 동물은 아직 하나도 없었고, 요즘 이문제로 자주 논란이 일어났다. 과수원 앞쪽의 작은 들이 보리밭으로 배당되었기 때문에 큰 목장의 한편 구석을 울타리로 쳐서 정년 퇴직한 동물들의 목초지로 만들 것이란 소문이 떠돌았다. 말에게는 옥수수 5파운드와 겨울에는 건초 15파운드를, 그리고 축제일에는 홍당무 또는 가능하면 사과 한 개를 연금으로 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복서의 열두 번째 생일은 다음 해 늦여름이 될 것이다.

그 동안 동물들의 생활은 매우 어려웠다. 그 해 겨울은 지난 겨울처럼 추웠고 먹을 것도 한층 더 부족했다. 돼지와 개만 제외하고 식량 배급량은 또다시 줄어들었다. 배급을 모든 동물에게 똑같이 나누어 주는 것은 동물주의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스퀴러는 설명했다.

외관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실제 남아 있는 식량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을 다른 동물들에게 설명하는 데에 스퀴러는 조금도 곤란함을 느끼지 않았다. 얼마 동안은 확실하게 식량 배급량을 재조정(스퀴러는 그것을 언제나 '감소'라는 표현 대신 '재조정'이라고 말했다)할 필요가 발견되었지만, 존스 시대에 비해서는 개선된 정도가 엄청나다는 것이었다.

스퀴러는 찢어지는 듯한 다급한 소리로 숫자를 읽어가며 존스시대보다 더욱 더 많은 귀리와 건초와 순무를 먹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일하는 시간이 적어졌다는 것, 음료수의 질이 더욱 좋아졌다는 것, 수명이 길어졌다는것, 새끼들의 사망률이 훨씬 낮아졌다는 것, 우리에는 짚이 더 많아지고 벼룩에게 시달리는 괴로움도 적어졌다는 것 등의 예를 들어 동물들에게 자세히 증명하여 설명했다.

동물들은 그러한 말을 모두 믿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존스와 그 시대가 상징하는 모든 것들은 동물들의 기억에서 모두 이미 사라져 버렸다. 그들은 이제 삶이란 것이 가혹하고 힘에 겨우며 가끔 굶주림과 추위를 느끼며 살고, 잠자는 것 이외의 시간은 늘 일해야 하는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부정할 여지없이 옛날에는 이보다 훨씬 가혹했었다고 믿는 것이 편했다. 게다가 그때 그들은 노예였지만 지금은 자유스러운 몸이라는 것이 스퀴러가 늘 지적하는 바와 같이 가장 근본적인 차이였다.

이제는 부양할 식구도 훨씬 많아져 있었다. 가을에 암퇘지 네 마리가 한꺼번에 해산을 해서 서름한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그 새끼돼지들은 흑백의 점백이였는데 나풀레온이 이 농장에서 유일한 수컷이었으므로 아비가 누구인지 쉽게 추측될 수 있었다.

나중에 벽돌과 복재를 사들였고, 농장 집의 정원에 교실을 세울 것이라는 계획이 발표되었다. 얼마 후에는 나폴레온 자신이 직접 부엌에서 새끼돼지들을 교육시켰다.

어린 돼지들은 정원에서 운동을 했으며, 다른 새끼 동물들과 함께 놀지 말라는 주의를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요즈음엔 돼지와 다른 동물이 길에서 마주치면 다른 동물이 길을 비켜 줄 것과, 도 모든 돼지는 계급의 고하를 막론하고 일요일에는 그들의 꼬리에 녹색 리본을 매는 특권을 갖는다는 규칙이 만들어졌다.

농장 수확은 꽤 성공적인 한 해였지만 여전히 현금은 부족했다. 교실을 지을 벽돌과 모래, 석회 등을 사들여야 했고 또다시 풍차 기계를 사기 위하여 저축도 해야만 했다. 그리고 농장 집에서 사용할 등불 기름이나 양초, 나폴레온 자신의 식탁에 오려 놓을 사탕(다른 동물에겐 사탕이 몸을 비대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금했다)이 필요했으며 연장, 못, 끌, 석탄, 쇠조각과 같은 일용품과 개들이 먹을 비스켓을 구해야만 했다.

그래서 건초 한 더미와 수확한 감자를 조금 팔아야 했다. 또한 계란의 판매 계약도 일주일에 6백 개로 늘어났으며, 그렇게 됨으로 해서 그 해에 암탉들은 간신히 지난 해와 비슷하게 병아리를 깔 수밖에 없었다.

12월에 줄었던 배급이 2월에 또다시 줄었으며 기름을 절약한다는 이유로 우리에는 등을 켜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돼지들은 아주 편안하게 살았고 사실상 체중이 점점 늘고 있었다.

2월 말경의 어느 날 오후, 동물들은 한 번도 맡아보지 못했던, 입맛을 돋구는 구수하고 맛있는 냄새가 존스 시절에 사용되지 않던 작은 양조장으로부터 안뜰을 건너 풍겨왔다. 누군가가 그것이 보리를 삶는 냄새라고 말했다.

동물들은 굶주린 듯 킁킁대며 냄새를 맡고는 그 구수한 여물이 혹시 저녁 식사로 나올지 매우 궁금해 했다. 하지만 따뜻하고 구수한 여물은 나오지않고, 그주 일요일에는 지금부터 보리는 모두 돼지들에게만 분배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과수원 너머의 들판에는 벌써 보리를 뿌렸다.

근런 후 돼재들은 가가 하루에 세 흡의 맥주가 분배되며, 나풀레온 자신에게는 반갈론이 공급되어 그것을 언제나 크라운 더비제 수프 그릇에 담에 먹는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어쨌든 농장의 동물들이 이제 참아야 할 고통이 있다면 그것은 지금의 생활이 전에 비해 훨씬 품위가 있다는 사실로 얼마큼 잊어 버려야 했다. 전보다 노래도 더 많이 불렀고 연설도 자주 들었으며 행진도 자주 했다.

나폴레온은 일주일에 한 번씩 동물농장의 투쟁과 승리를 축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자발적인 시위를 해야한다고 지시했다. 지정된 시간이 되면 동물들은 하던 일을 중지하고 돼지들을 선두로 말, 소, 양, 가축 동물의 순서로 군대처럼 열을 지어 농장의 마당을 빙빙 행군하곤 했다.

개들은 대열의 양 옆에 서서 따라왔고, 전체 줄의 선두에는 나폴레온의 검고 활기찬 수탉이 앞장섰다. 복서와 클로버는 늘 대열 사이에 서서 말굽과 뿔이 그려져 있고 '나폴레온 동지 만세'라는 글이 새겨진 녹색 깃발을 들고 행진했다.

그런 후에는 나폴레온의 영광을 찬양하는 시를 낭송하고, 근래의 식량 생산 증가를 상세히 설명하는 스퀴러의 연설이 있었으며, 어떤 때는 예포를 쏘곤 했다.

양들은 시위가 가장 열성적인 지지자로서 만약 누군가가 (사실 돼지들과 개들이 주위에 없을 때는 가끔 불평을 말하는 동물도 있었다)이런 쓸데없는 짓은 시간낭비라고 말하면, 양들은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를 크게 외치면서 그들의 말문을 막아 놓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물들은 그런 시위를 좋아했다. 동물들은 그런 시위를 통해 자기 자신들이 농장의 진정한 주인이며, 자신들의 작업은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즐거워했다.

그리하여 노래와 행군, 스퀴러의 숫자 나열, 젊은 수탉의 꼬꼬댁 거리는 소리와 펄럭이는 깃발을 보면서 적어도 그 순간만은 자신들이 당면하고 있는 배고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4월에 동물농장은 공화국으로 선포되었고, 그래서 대통령을 뽑을 필요가 있었다. 나폴레온 혼자 단일 후보자로 나서서 만장일치로 선출되었다. 바로 그날 스노우볼이 존스와 공모했다는 것을 아주 상세하게 보여 주는 새로운 분서가 발견되었다고 알려졌다. 스노우볼은 전에 동물들이 상상하고 있던 것처럼 단순히 계략적으로만 <외양간 전투>에서 패퇴하도록 기도했던 것이 아니라, 공공연히 존스 쪽에 서서 싸워왔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

실제로 그는 인간 군대의 실질적인 지휘자가 되어, 그의 입으로<인간 만세!>를 외치며 전투에 참가했다는 것이다 몇몇 동물들이 본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스노우볼의 등에 난 상처는 나폴레온이 이빨로 문 자국이었다는 것이었다.

몇 년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갈가마귀 모제스가 한여름에 갑자기 나타났다. 모제스가 변한 모습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으며 여전히 일도 하지 않고 똑같은 말투로 <얼음사탕 산>에 대해 지껄였다. 그는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듣는 동물만 있으면 몇 시간이라도 검은 날개를 퍼득임녀서 이것저것 지껄여대었다.

"저 위에 말이오, 동무들."

그는 커다란 부리로 엄숙하게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러분이 보고 있는 저 어두운 구름 너머에는―얼음사탕 산―우리 불쌍한 동물들이 노동에서 해방되어 영원히 쉴 수 있는 행복의 나라가 있습니다!"

모제스는 실제로 그가 하늘 높이 날았을 때 그곳에 간 일도 있는데, 항상 들판에 토끼풀이 무성하고 박하가 피어 있으며 울타리에는 사탕수수가 자라고 잇는 것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많은 동물들이 모제스의 말을 믿었다. 동물들은 그들이 현재 생활이 굶주리고 일에 지친 생활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세상 아닌 다른 곳에 더 살기 좋은 곳이 어디엔가는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잘못인가?

아무래도 이해하 f수 없는 점은 모제스에 대한 돼지들의 태도였다. 돼지들은 모제스가 말하는 '얼음사탕 산' 이야기가 거짓말이라고 경멸하면서도 모제스가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그에게 하루에 맥주 한 홉을 배급할 뿐만 아니라, 농장에 머무는 것까지 허락하고 있었다. 복서는 발굽이 완치되자 전보다 더 열심히 일하였다. 사실 모든 동물이 그 해에는 노예처럼 일하였다. 농장의 정상적인 작업과 풍차를 다시 짓기 위한 일은 별도로 하고, 새끼 돼지용 교실 건축작업이 3월부터 시작되었다. 잘 먹지도 못하고 오랜 시간 동안 일하는 것은 매우 힘들었으나, 복서는 결코 굽힐 줄 몰랐다.

복서의 말이나 행동에서 그가 전보다 쇠약해졌다는 징조를 보이는 것은 전혀 없었다. 약간 변한 것이 있다면 힘이 빠진 듯이 보이는 그의 외모뿐이었다.

그이 피부는 전보다 매우 거칠어졌으며 그의 커다랗던 궁둥이가 약간 작아진 것처럼 보였다. 다른 동물들은 '봄에 햇풀이 무성해지면 복서도 다시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봄이 돌아왔는데도 복서는 살이 찌지 않았다. 때때로 채석장 꼭대기로 올라가는 비탈에서 커다란 돌 무게를 그의 근육으로 버티고 섰을 때, 그의 다리에는 끈질긴 의지력밖에 남은 것이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그럴 때 그의 입술은, '내가 좀더 일하지'라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클로버와 벤자민은 복서에게 다시 한번 건강을 유의하라고 충고했지만 그는 조금도 듣지 않았다. 복서의 열두 번재 생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복서는 정년 퇴직 연금을 받기 전에 돌이나 충분히 모아 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해 여름 어느 날 저녁 늦게 복서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소문이 농장 안에 퍼졌다. 복서는 혼자서 한 짐의 돌을 끌고 풍차 있는 데까지 내려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소문은 정말 사실이었다. 몇 분 후에 비둘기 두 마리가 소식을 갖고 급히 날아왔다.

"복서가 쓰러졌어요! 옆으로 쓰러진 채 일어나질 못해요."

농장 동물들의 반정도가 풍차가 서 있는 언덕으로 달려갔다. 복서는 마차의 굴대 사이에 쓰러져, 머리를 들지도 못하고 길게 엎드려 누워 있었다. 눈은 흐릿했고 옆구리에는 땀에 젖어 있었다. 가느다란 핏줄기가 입에서 흘러나왔다.

클로버는 그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복서, 어때요?"

클로버가 소리쳤다.

"폐가 나빠진 모양이야."

복서가 잦아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대수롭지 않아. 내가 없더라도 당신들이 풍차를 완성할 수 있을 거요. 쌓아 놓은 돌이 꽤되니까. 어쨌든 나는 정년 퇴직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소. 사실 나는 정년 퇴직을 기다리고 있었소. 그리고 벤자민도 역시 늙어서 r도 나오 k같이 은퇴시켜 남은 날을 그와 함께 소일하겠소."

"곧 그를 치료해 주지 않으면 안돼."

클로버가 말했다.

"누가 뛰어가서 스퀴러에게 이 사실을 알려 줘요."

다른 동물들은 이 사실을 스퀴러에게 알리기 위해 농장 집으로 뛰어갔다. 오직 클로버와 벤자민만이 복서 옆에 남았고, 벤자민은 아무 말없이 복서 옆에 비껴앉아 그의 긴 꼬리로 파리떼를 쫓아 주고 있었다. 15분쯤 지났을 때 스퀴러가 연민의 정과 걱정에 가득 찬 표정을 지으며 나타났다.

스퀴러는 나폴레온 동지가 농장에서 가장 충실한 일꾼에게 이렇게 불행한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매우 슬퍼했고 이미 복서를 윌링톤의 병원으로 보내어 치료받을 수 있는조처를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동물들은 이 말에 일말의 불안감을 느꼈다. 몰리와 스노우볼을 제외하고는 어떤 동물도 농장을 떠난 적이 없었으며, 병들고 상처 입은 자들의 친구를 인간의 손에 맡긴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스퀴러는 윌링톤에 있는 가축병원 수의사가 농장에서 치료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복서의 병을 치료할 수 있으리라고 어렵지 않게 그들을 설득시켰다. 그리고 약 반 시간쯤 지나서 복서는 약간 회복되어 겨우 발을 딛고 간신히 일어나, 클로버와 벤자민이 복서를 위해 만들어 논 푹신한 밀짚 침대가 놓여 있는 그의 우리로 절뚝거리면서 힘들게 돌아갔다.

그후 이틀간 복서는 그의 우리에 머물어 있었다 .돼지들은 목욕탕 약장 속에서 찾아낸 커다란 분홍색 약 한 병을 보냈으며, 클로버가 하루에 한두 번씩 식후에 그것을 복석에게 먹였다. 클로버는 밤에도 그의 우리에 남아 이야기를 해주었고, 벤자민은 줄곧 파리를 좇아 주었다. 복서는 자신이 이렇게 병든 것을 슬퍼하지 않는 다고 말했다.

그는 커다란 목장의 한 쪽에서 평화스럽고 한가한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복서는 생전처음으로 사색을 하며 마음을 수양할 여유를 이제야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남은 여생을 그동안 익히지 못했던 알파벳의 나머지 스물두 글자를 마저 배우는 데 바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벤자민과 클로버가 복서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작업 시간이 모두 끝나야 있을 수 있었는데, 한낮에 복서를 데리고 갈 큰 마차가 왔다. 동물들은 모두 돼지 한 마리의 감독하에 잡초를 뽑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벤자민이 농장 건물 쪽에서 큰소리로 울며 뛰어오는 것을 보고 모두 깜짝 놀랐다. 동물들은 벤자민이 그렇게 흥분한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사실 누구도 벤자민이 그렇게 빨리 달리는 것을 보지못했다.

벤자민 소리쳤다.

"빨리, 빨리! 빨리들 와! 그들이 복서를 데려가려고 한다고!"

동물들은 감독인 돼지의 승낙을 기다릴 것도 없이 하던 일을 팽개치고 건물 쪽으로 달려갔다 마당에는 두 마리의 말이 끈 포장을 덮은 큰 마차가 서 있었고 포장 표면에 무슨 글씨가 쓰여 있었다. 마부석에는 낮은 중절모자를쓰고 간교하게 생긴 사내가 앉아 있었다. 그런데 복서의 우리는 텅 비어 있었다.

동물들이 마차 주위를 에워쌌다.

"잘까요, 복서"

그들은 입을 모아 큰 소리로 외쳤다.

"잘 가요"

"바보들아! 이 바보들아."

하면서 벤자민은 그들의 둘레를 뛰어다니고 그의 작은 발굽으로 땅을 치면서 외쳤다.

"멍청이들아! 저 마차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보이지 않아?"

동물들은 말을 멈추고 조용해졌다. 뮤리엘이 글자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벤자민이 뮤리엘을 밀치고 침묵이 죽음처럼 흐르는 가운데 그 글자를 다음과 같이 읽었다.

"알프레드 시몬즈, 폐마 도살 및 아교 제조업자 윌리톤, 피혁과 골재 매매. 축견 사료 공급, 저게 무슨 뜻이지 모르겠어? 저들이 복서를 폐마 도살업자에게 넘겨주는 거란 말이야."

모든 동물로부터 공포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이때 마부석의 사나이가 말에 채찍질을 하자 마치는 빠른 속도로 마당 밖으로 벗어났다. 동물들은 마차를 뒤따르며 크게 외쳤다. 클로버가 앞으로 달려나갔다. 마차는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클로버는 다리를 빨리 움직여 마구 달려가려 했으나 보통 속도밖에 달릴 수가 없었다.

"복서!"

클로버가 소리쳤다.

"복서! 복서! 복서!"

그 순간 바깥 소동을 들은 것처럼 콧잔등에 흰줄이 있는 복서의 얼굴이 마차 뒤의 작은 창문에 나타났다.

"복서!"

클로버는 무서운 목소리로 외쳐댔다.

"복서! 빨리 뛰어내려! 너를 죽이려고 해."

"복서, 어서 내려요, 어서!"

뒤따라온 동물들도 소리쳤다. 그러나 마차는 벌써 속력을 내어 그들로부터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복서가 클로버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자세히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잠시 후에 그의 얼굴이 창에서 사라지고 마차 속에서 쿵쿵거리는 말발굽 소리가 커다랗게 들렸다. 복서는 발로 문을 차부수고 나오려고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하며 복서의 발굽으로 마차를 성냥갑처럼 쉽게 부숴버릴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슬프다! 복서는 이제 늙어서 그 힘을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잠시 후 쿵쿵대던 발굽 소리는 점차 잦아들더니 아주 들리지 않게 되었다. 절망에 빠진 동물들은 마차를 끄는 두 마리의 말에게 멈춰 줄 것을 애원하기 시작했다.

"동무, 동무! 당시의 형제를 죽음으로 데려가지 말아요!"

동물들이 외쳤다. 그러나 어리석은 말들은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귀를 뒤로 젖힌 채 빨리 달려가고 말았다. 복서의 얼굴은 이제 다시 창문에 나타나지 않았다. 누군가가 먼저 달려가서 다섯 개의 빗장으로 된 문을 닫을 것을 생각해 냈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 마차는 곧 문을 재빨리 지나 길 쪽으로 사라져 버렸다. 복서는 이제 다시 볼 수가 없었다.

사흘 후에 복서는 말이 받을 수 있는 모든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윌링톤의 병원에서 죽었다고 발표되었다. 스퀴러가 이 소식을 다른 동물들에게 전하러 왔다. 스퀴러는 복서가 죽기 전 마지막 몇 시간 동안 복서를 지켜 보았다고 말했다.

"그건 이제껏 내가 보아온 것 중 가장 가슴 아픈 정경이었소."

스퀼러는 앞다리를 들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나는 복서가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머리맡에 있었어요. 거의 말로 할 수 없이 쇠약해진 그는 내 귀에 대고 풍차를 완성하지도 못하고 죽는 것이 유일한 한이라고 속삭였다. '전진하시오, 동무들'하고 그는 속삭였소. '혁명의 이름으로 전진합시다, 동무들. 동물농장 만세! 나폴레온 동지 만세! 나폴레온은 언제나 옳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말이었소, 동무들."

여기서 스퀴러의 태고가 돌변했다. 그는 잠시 말을 중단하고 작은 눈으로 좌우를 미심쩍게 살피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

복서가 떠날 때 어리석고 악의 에 찬 소문이 나돌았다는 것을 자 신은 알고 있다고 했다. 어떤 동물들은 복서를 싣고 가는 마차에 '폐마 도살업자'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고 경솔하게도 복서가 말백정에게 팔아 넘겨진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렸었다.

어떤 동물이든 그렇게 어리석을 수 있다니 또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스퀴러는 말했다. 스퀴러는 꼬리를 세워 좌우로 흔들면서 친애하는 동지, 나폴레온을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스퀴러의 설명은 간단했다.

전에 말백정이 쓰던 마차를 수의사가 샀지만, 아직 페인트로 옛날에 써 놨던 것을 채 지우지 못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오해가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동물들은 이 말을 듣고 크게 마음이 놓였다. 그리고 스퀴러가 계속하여 복서가 죽어가던 침대와 복서가 받았던 놀라울만한 치료와 비용을 아끼지 않고 나폴레온이 지불한 값비싼 약품들에 대해 생생히 설명하자 동물들의 마지막 의심도 완전히 사라졌고, 복서의 죽음에서 느낀 슬픔은, 적어도 복서는 행복하게 죽어갔다는 것으로 진정되었다.

나폴레온은 스스로 다음 일요일 아침 회합에 나타나 복서를 친미하는 짧은 연설은 연설을했다. 그는 통탄할 동지의 유해를 농장에 묻기 위하여 찾아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농장 집 정원에 있는 월계수로 커다란 화환을 만들어 복서의 무덤에 놓아 두도록 보냈다고 말했다.

그리고 며칠 안에 돼지들은 복서를 찬양하는 추모연을 갖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나폴레온은 복서가 늘 사용하던 '내가 좀 더 일하지'와 '나폴레온 동무는 옳다'는 두 개의 격언을 상기시키면서 모든 동물들이 각자 자신의 것으로 삼았으면 좋을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서 그의 연설을 끝맺었다.

추모의 날로 정해진 날에는 식료품점의 마차가 농장 집으로 와서 커다란 나무상자를 배달했다. 그날 밤은 떠들썩한 노랫소리에 이어 격력한 싸움 소리 같은 것이 들렸고, 열한 시경에는 유리 그릇이 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것으로 끝났다.

이튿날 점심때까지 농장 집 근처에는 아무도 얼씬거리지 않았으며, 돼지들이 어딘가에서 돈을 마련하여 자기들이 마실 또 한 상자의 위스키를 샀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인간화된 네 다리

나는 여러분에게 전과 똑같이 그러나 다른
형식으로 건배하겠습니다. 잔을 끝까지 채우십시오.
신사숙녀 여러분 건배합시다. 매너 농장의
발전을 위해.

10

여러 해가 지났다.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었고 몇이 짧은 동물들은 세상을 떠났다. 클로버와 벤자민, 갈가마귀 모제스, 그리고 상당수의 돼지들을 제외하고는 봉기 전의 옛날을 기억하는 자가 아무도 없는 시절이 온 것이다.

뮤리엘이 죽었다. 블루벨, 제시, 그리고 핀처도 죽었다. 존스도 역시 죽었다―그는 이 지방 다른 마을의 주정뱅이 수용소에서 죽었다. 스노우볼에 대한 기억은 사라졌다. 복서의 대한 기억도, 이제 그를 알던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두들로부터 사라졌다.

클로버는 이제 관절이 뻣뻣해지고 눈곱이 자꾸 끼는 늙고 뚱뚱한 암말이 되었다. 클로버는 정년을 2년이나 넘겼지만 실제로 퇴직한 동물은 현재까지 아무도 없었다. 정년 퇴직한 동물들을 위해서 목장 한 귀퉁이를 나누어 주겠다던 이야기도 오래 전에 없어져 버렸다.

나폴레온은 이제 3백 파운드나 나가는 장년의 수퇘지가 되었다. 스퀴러는 너무 살이 쪄서 제대로 눈을 뜨기도 힘들 정도였다. 오직 벤자민 영감이 약간 콧등이 희끄무레해지고 복서가 죽은 이후 전보다 더 침울하고 과묵해졌을 뿐 전과 거의 다름 없었다.

농장의 동물들은 봉기 초기에 예상했던 숫자만큼 그렇게 많이 불어나지는 않았지만 제법 숫자가 늘어났다. 이 농장에서 태어난 많은 동물들은 '봉기'란 그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전설 같은 것에 불과했으며, 다른 곳에서 파려온 동물들은 자기들이 이곳에 오기 전에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농장에는 이제 클로버를 빼고는 세 마리의 말이 있었다. 그들은 아주 훌륭한 짐승들로 자발적으로 일하는 선량한 동무였지만 머리는 아주 둔했다. 그들은 자기들이 어머니처럼 존경하고 따르는 클로버로부터 봉기와 동물주의의 원칙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고 그 모든 것을 다 받아들였지만, 그러나 그걸 얼마만큼 이해했는지는 의심스러웠다.

농장은 이제 더 번창하고 더 잘 조직되어 있었다. 부지도 필킹톤 씨로부터 밭을 두 개나 더 사서 훨씬 넓어졌다. 풍차도 마침내 성공적으로 완성되었고, 농장은 탈곡기와 건초 운반기를 소유하게 되었으며 , 여러 채의 새 건물이 세워졌다.

윔퍼는 자신이 쓸 이륜마차를 사들였다. 그러나 풍차는 발전에 사용되지 않았다 그것은 곡식을 빻는 제분용으로만 사용되어 상당한 이윤을 남겼다. 동물들은 또 다른 풍차를 세우기 위하여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그것이 완공되면 발전기가 설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스노우볼이 동물들에게 꿈처럼 설명해 주던 전등과 냉온수가 설치된 우리며 일주일에 3일 노동과 같은 사치스러움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나폴레온은 그 따위의 생각은 동물주의 정신에 위반 되는 것이이라고 비난했다. 가장 진실한 행복은 열심히 일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는 데 있다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농장은 점점 부유해지지만 동물들 자신은 더 이상 부유해지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물론 돼지와 개는 제외하고 말이다. 이것은 아미 돼지와 개의 수가 너무 많은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동물들도 자기들 나름대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스퀴러가 거침없이 일했다 그런 일의 대부분은, 다른 동물들은 너무 무식해서 이해할 수 없는 종류의 일이었다.

예를 들어 스퀴러는 돼지들이 <문서>, <보고서>, <의사록>, <비망록>이라고 불리우는 수수께끼 같은 일을 하느라고 매일매일 고된 노동을 해야 한다고 그들에게 말했다. 그런 것들은 글씨를 쓴 표지로 단단히 보기 좋게 장정한 커다란 종이 쪽지로, 그렇게 장정이 다 끝나면 아궁이에 넣어 태워버렸다. 이러한 것들이 농장의 복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스퀴러는 말했다.

그러나 개나 돼지들은 자신의 노동으로 식량을 생산하는 일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숫자는 매우 많았고 그들의 식욕은 언제나 왕성했다.

다른 동물들로 말하자면, 그들의 생활은 자기들이 알고 있는 한 항상 똑같았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굶주렸고 짚 위에서 잠을 잤으며 우물에서 물을 마셨고 들에서 노동했다. 그리고 겨울이면 추위로 고생했고 여름에는 파리에 시달렸다. 때로는 그들 중의 몇몇 늙은 동물들이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서 존스가 추방된 지 얼마 안되던 봉기 초기의 사정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았던가 나빴던가를 비교해 보이려 애썼다.

그들은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현재의 생활과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없었다. 그들에게는 스퀴러가 제시하는 숫자 목록밖에 비교해 볼 자료가 없었는데, 그 자료는 모든 게 더욱 훌륭히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수없이 나타내고있었다.

동물들은 이런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어쨌든 그 들은 이제 이런 일들을 생각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오직 벤자민 영감이 자기의 오랜 생애를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으면, 동물들의 생활이 더 좋아질 수도 더 나빠질 수도 없고, 그런 적이 있어본 적도 없었다고 말하곤 했는데 그의 이야긴즉 굼주림, 고생, 좌절이 동물 생활의 불변의 법칙이라는 것이 었다.

그래도 동물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더욱이 그들은 한 순간이라도 자기들이 동물농장의 구성원이란 명예심과 특권 의식을 잃지 않았다. 그들은 이 지방에서―그리고 영국 전체를 통틀어 동물들에 의해 소유, 운영되는 유일한 농장의 구성원이었다.

그들 중 누구도, 가장 어린 새끼들도, 10∼20마일 떨어진 농장에서 끌어 온 신참자들마저 이제 여기에 놀라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총 쏘는 소리를 듣고 게양대에 녹색기가 펄럭이는 모습을 볼 때, 그들은 끊임없는 자부심으로 부풀어올랐다.

그들의 화제는 항상 옛날에 예언한, 영국의 푸른 들판에 인간들의 발자국이 찍히지 않을 <동물공화국>을 여전히 신앙처럼 믿어 지고 있었다. 언젠가는 그것이 오리라, 지금 바로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 살아 있는 동물들의 생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날은 오고야 말 것이었다.

<영국의 동물들> 노래도 여기저기서 남몰래 은밀하게 불려지곤 했다. 어쨌든 농장의 동물들은 소리내어 부를 수는 없었지만 모두가 그 노래를 알고 있는 것을 사실이었다.

그들의 생활이 고통스럽고 자기들의 희망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자기네가 다른 동물들보다는 매우 특별나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들이 배고프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전제적인 인간들에 의해 사육되지 않기 때문이며 그들이 고통스럽게 일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적어도 그들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이었다. 그들 중 누구도 두 다리로 걷지 않았다.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모든 동물이 평등했다.

초여름의 어느 날 스퀴러는 양들에게 자기를 따라오라고 지시하여 농장 끝, 어린 자작나무가 무성하게 자란 황무지로 데리고 갔다. 양들은 하루종일 스퀴러의 감독하에세 나뭇잎을 갉아먹으며 지냈다. 저녁때가 되어 스퀴러는 혼자 농장 집으로 돌아가면서 날씨가 따뜻하니 여기서 그대로 머물러 있으라고 양들에게 지시했다.

거기서의 외박은 일주일만에 끝났는데 그동안 다른 동물들은 그 양들을 전혀 만나지 못했다. 스퀴러는 거의 하루종일 그들과 함께 지냈다 스퀴러는 그들에게 비밀을 요하는 새로운 노래를 가르쳤다고 설명했다.

양들이 돌아온 직후 어느 상쾌한 저녁, 동물들이 일을 끝내고 농장 건물로 돌아오고 있는데 무시무시한 말 울음 소리가 마당에서 들려왔다. 동물들은 깜짝 노랄 제자리에 우뚝 섰다. 그것은 클로버의 음성이었다. 클로버가 다시 소리를 지르자 동물들은 모두 뛰어서 우루루 마당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때 그들은 크로버가 보고 소리쳤던 광경을 보았다.

돼지 한 마리가 뒷다리로 걷고 있었다.

그렇다, 그것은 스퀴러였다. 그 커다란 몸집이 그런 자세를 지녀 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처럼 약간 위태위태했지만 완벽하게 균형을 잡으면서 그는 마당을 이리저리 거닐었다. 그리고 잠시 후, 농장 집 문으로부터 긴 돼지 행렬이 쏟아져 나왔는데 모두 뒷다리로 걷고 있었다. 어떤 돼지는 다른 돼지보다 더 잘 걸었고 , 또 한둘은 조금 뒤뚱거려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될 것처럼 보였지만, 모두가 성공적으로 마당을 제대로 걸어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무시무시한 개짖는 소리와 검고 젊은 수탉의 목청 돋군 소리가 나더니, 나폴레온이 위엄 있게 꼿꼿이 서서 좌우로 교만한 시선을 던지면서 주위에 맴도는 개를데리고 나타났다. 나폴레온은 앞다리에 채찍을 들고 있었다.

한 순간 죽음과 같은 침묵이 찾아왔다. 놀라움과 공포심에 질려 몰려 있던 동물들은 마당을 천천히 행진하는 돼지들의 긴 행렬을 바라보았다. 마치 세상이 뒤집힌 것 같았다.

첫 충격이 가라앉자 동물들은 개의 대한 공포심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몇 해를 거치는 동안 형성된, 어떤 일이 벌어져도 불평하지 않고 비판하지 않는다는 습관에도 불구하고 몇 마디 항의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에 신호를 받은 것처럼 모든 양들이 일제히 커다란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 좋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 좋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 더 좋다!"

그 고함이 쉬지 않고 5분동안 계속됐다. 양들이 조용해졌을때는 돼지들이 농장 집으로 돌아간뒤여서 항의를 할 기회를 잃었다.

벤자민은 누가 자기 어깨에 코를 부비는 듯한 감촉을 느꼈다. 벤자민이 돌아보았다. 클로버는 아무 말도 없이 벤자민의 길기를 쓸 칠계명이 쓰여 있는 큰 창고 끝으로 벤자민을 데리고 갔다. 1,2분 동안 그들은 타르칠을 한 벽에 쓰인 흰 글씨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있었다.

"이제 내 눈이 잘 보이지 않아요"

클로버가 말했다.

"하긴 내가 젊었을 때고 거기에 쓰인 글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그렇지만 저 벽이 아주 달라진 것처럼 보이는군요. 벤자민, 칠계명이 옛날과 똑같으낙요?"

벤자민은 이번마은 자기 규율을 깨뜨리기로 했다. 거기에는 단 하나의 계명밖에 없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았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드은

다른 도물보다 더욱 평등하다.

그런 일일 있었던 다음날, 농장 작업을 감독하고 있던 돼지들이 모두 앞발에 채찍을 갖고 서 있는데도 조금도 이상하게 보이지 안았다. 돼지들은 라디오를 구입했으며 전화 시설을 시청했고「존불」,「티비츠」와「데일리 미러」를 예약 구독했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조금도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폴레온이 입에 파이프를 물고 농장 집 정원을 산책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심지어 돼지들이 옷장에서 존스 씨의 옷을 꺼내 입었고 나폴레온 자신은 검정 코트와 사냥 바지를 입고 가죽 각반을 찼으며 그가 귀여워하는 암퇘지가, 존스 씨 부인이 일요일에나 입던 물결무늬 있는 비단옷을 꺼내 입고 알랑거리며 나타날 때에도 조금도 이상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일주일 후 어느 날 오후, 몇 대의 이륜마차가 농장으로 들어왔다. 이웃 농장들의 대표단이 농장 시찰해 달라는 초대를 받았던 것이었다. 그들은 농장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것마다 모두 찬사를 보냈으며, 특히 풍차에 대해 대단한 찬사를 보냈다. 동물들은 순무밭에서 잡초를 뽑고 있었다. 그들은 땅에서 얼굴을 거의 들지도 않고, 돼지와 방문해온 인간들 중 누가 던 무서운 존재인가를 알지 못한 채 부지런히 일만 했다.

그 날 저녁 농장 집으로부터 커다란 웃음소리와 떠들썩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동물들은 갑자기 뒤섞인 동물들과 인간의 소리에 호기심이 부적 일어났다. 동물들과 인간들이 평등한 관계로 처음 만나고 있는 저 안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이저고 있을까? 그들은 일제히 농장 집 정원으로 가능한 한 조용히 기어 들어 가기 시작했다.

문가에 이르러 그들은 들어가기엔 얼마큼 두려워져서 걸음을 멈추었지만, 클로버가 앞장서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발뒤꿈치를 들고 서서 집으로 가까이 다가갔고, 키가 큰 동물들은 식당 창문으로 들여보다가 거기에는 둥그런 식탁이 놓여 있고 농장주 여섯 몇과 여섯 마리의 고위층 돼지들이 그 앞에 앉았으며, 나폴레온 자신은 식탁 머리의 주빈석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돼지들은 의자에 앉아서도 매우 편한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카드놀이를 즐기다가 분명히 축배를 들기 위해 잠시 놀이를 중단하고 있었다. 아무도 창문으로 들여다보는 동물들의 놀라는 표정이 나 얼굴들을 유심히 쳐다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오랜 동안의 분신과 오해가 풀린 것은 자기 자신에게 큰 만족을 주었고 여기 다른 모든 이에게도 역시 그럴 것이다. 그 자신이나 여기 있는 사람들은 누구도 그런 감정을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동물농장의 주인에 대한 어떤 적개심과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보았던 시기도 있었다. 불행한 사태가 발생되었고 잘못된 생각들 비정상적인 것으로 이웃들에게 불안감을 줄 것으로 생각한 일도 있었다.

상당수의 농장주들은 사태를 똑바로 판단하지도 않고 그런 농장은 방종과 무질서로 혼란에 빠질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들은 동물농장으로 인해 자신들이 기르고 있는 동물들, 심지어는 일꾼들에게까지 나쁜영향이 끼칠가봐 신경을 곤두 세워 왔다. 그러나 이제 그런 의심은 사라졌다.

오늘 그와 그의 친구들이 동물농장을 방문하고 그들은 눈으로 이곳저곳 일일 이 관찰했다. 그들이 본 것은 과연 무엇인가? 가장 최신의 영농 방법을 사용하는 것과 다른 농장주들에게 모범이 될 규율과 질서였다. 그는 동물농장의 하급 동물들이 일은 더 많이 하고 식량은 이 지방의 어떤 동물들보다 저게 받고 있다고 말하는게 옮다고 믿었다.

사실 오늘 이곳에 온 자신과 자신의 일행모두는 오늘 관찰한 여러 가지 특징들을 자신의 농장에도 곧 도입시키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결의했다.

그는 동물농장과 그 이웃들간에 있어 왔고 또 있어야 할 우의를 또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으로 연설을 끝마치겠다고 말했다.

돼지와 인간 사이에는 어떤 형태로든 이해 의 충돌이 있을 수 없고 또 있을 필요도 없다. 그들의 투쟁과 당면하는 문제점은 같은 것이고, 노동 문제는 어디서 든 똑같이 일어나지 않는가? 필킹톤 씨는 여기까지 말하다가 밀 심사숙고하여 준비해 둔 재담을 좌중에 털어 놓을 참이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게 너무나 즐거워서 잠시 말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여러 겹진 턱이 시퍼렇게 될 정도로 한동안 숨차하더니 겨우 말을 꺼냈다.

"여러분들이 여러분의 하층 동물들과 싸워야 할 일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대로 싸워야 할 하층 계급이 있다는 말입니다!"

이와 같은 필킹톤 씨의 재치 있는 말은 좌중을 정신없이 웃게 만들었다. 필킹톤 씨는 돼지들에게 그가 동물농장에서 관찰했던 적은 식량 배급, 긴 작업 시간 및 전반적인 자유의 구속을 무리 없이 실시하고 있는데 대하여 다시 한번 치하했다.

그런 다음 그는 마직막으로 모두가 일어나 잔을 비우자고 말했다.

"신사 여러분 , 신사 여러분 건배합시다. 동물농장의 번영위해!"

하고 필킹톤 씨는 말을끝냈다.

열광적이 박수소리와 발 구르는 소리가 들여왔다. 나폴레온은 아주 흡족하여 그의 자리에 일어나 식탁을 돌아 필킹톤 씨와 잔을 부딪친 후 술잔을 비웠다 . 박수소리가 가라앉자, 그대로 서 있던 나폴레온은 자기도 역시 몇 마디 해야겠다고 말했다.

나폴레온의 연설은 늘 그랬던 것처럼 매우 간결하고 요점적이었다. 그는 자기 역시 오해의 시대가 끝나서 매우 행복스럽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자기와 자기 동료들의 성격 속에는 파괴적인, 심지어 혁명적인 그 무엇이 있다는 소문이 오랫동안 떠돌았다.(악감을 가진 어떤 적이 퍼뜨렸는데, 그렇게 생각할 만한 그거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웃 농장들의 동물들에게 반란을 선동하려 했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그처럼 사실과 다른 말은 있을 수 없다. 그들의 유일한 소망은 언제나 이웃과 평화롭게, 그리고 정상적인 거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이 통치할 명예를 가는 이 농장은 협동 기업체라고 나폴레온은 덧붙였다. 자기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소유권은 돼지들의 공동 소유라는 것이었다.

그는 옛날의 의혹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고 믿지 않지만, 최근 이 농장의 일상사에는 괄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그 변화가 서로의 신뢰감을 더욱 돈독히 증진시킬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즉, 지금가지 이 농장의 동료들은 서로를 <동무>라고 부르는 바고 같은 관습을 지켜 왔는데, 이제 이것이 금지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원을 알 수 없는 괴상한 습관이 지켜져 왔는데, 그것은 일요일 아침마다 기둥에 못박힌 수퇘지의 두개골 앞을 행진하는 일인데 그것도 금지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두개골은 이미 땅 속에 묻어 버렸다. 오늘 본 손님들은 게양대에서 펄럭이고 있는 녹색의 깃발을 보았을 것이다. 전에 그것에 그려져 있던 하얀 발굽과 뿔모양은 이미 삭제되었으며, 지금부터는 아무 거소 그려져 있지 않은 그냥 녹색 깃발로 바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는 필킹톤 씨의 우정어린 연설에 대하여 단 하나 비판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필킹톤 씨는 계속<동물농장>으로 불렀다. 물론 모르는 것이 무리는 아니지만―왜냐하면 나폴레온 자신이 지금에서야 처음으로 그말을 하는것이니까―<동물농장>이란 이름은 폐지되었다. 앞으로 이 농장은 <매너농장>이라 본래의 올바른 이름으로 알려질 것이다.

"신사 여러분!"

나폴레온은 결론을 내리듯 말했다.

"나는 여러분에게 전과 똑같이 그러나 형식으로 건배하겠습니다. 잔을 끝까지 채우십시오. 신사 여러분 건배합시다.<매너농장>의 발전을 위해!"

아까와 똑같이 진심어린 박수가 터져 나왔고 술잔은 마지막까지 비워졌다. 그러나 밖에 있는 동물들이 그 장면을 보았을 때 , 그들에게는 어떤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돼지들의 얼굴을 변하게 한 것은 무엇인가? 클로버의 흐릿한 눈동자가 돼지들의 얼굴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어떤 돼지들은 다서 겹의 턱이 있었고 어떤 건 네 겹, 세 겹의 턱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턱들이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릴 것처럼 이상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요란한 박수소리가 끝나자, 그들 모두는 중단했던 카드놀이를 계속했으며, 그때 동물들은 혼란스런 머리와 풀지 못하는 숙제를 안고 슬그머니 빠져 나갔다.

그러나 동물들은 20야드도 채 못 가 걸음을 멈추었다. 아우성치는 요란한 소리가 농장 집에서 들여왔던 것이다. 그들은 되돌아 뛰어가 다시 창문으로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 지고 있었다.

서로가 악을 바락바락 쓰고 책상을 두드리며 의심의 눈초리를 번득이며 제각기 화를 내면서 그렇지 않다고들 떠들어댔다. 싸움의 원인은 나폴레온과 필킹톤 씨가 각각 포카 노름을 하면서 스페이드의 에이스를 동시에 갖고 있는 데에서 시작되었다고 밝혀졌다.

열두 개의 성난 목소리가 서로 외쳐대고 있었는데 그 목소리는 모두 똑같이 들렸다. 이제 돼지들의 얼굴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바깥에서 지켜보는 동물들은 돼지부터 인간으로, 인간에서 돼지로 시선을 돌리면서 살펴보았다. 그러나 임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돼지가 사람인지 사람이 돼진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끝>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요점 정리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작가 :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갈래 : 우화 소설, 정치 풍자 소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성격 : 우화적, 풍자적, 비판적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구성 : 단순 구성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배경 : 현대 어느 농장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제재 : 동물 농장에서 일어난 일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주제 : 권력의 타락과 변질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줄거리 : 어느 장원 농장에서 평소에 소홀한 대우를 받고 있던 가축들이 반란을 일으키라는 수퇘지 메이저 영감의 호소에 힘입어 반란을 일으킨다. 농장주 존스와 관리인들을 내쫓고 둥믈들 스스로가 농장을 경영한다. 농장의 이름도 <동물 농장>을 바꾼다. 비교적 지능이 발달한 돼지인 나폴레옹, 스노우볼, 그리고 스퀼러의 지도와 계획 아래 모든 동물들은 평등한 동물공화국 건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돼지들의 주도하에 일요회의도 열고 문맹퇴치의 학습시간도 갖게 되어 말과 오리새끼에 이르기까지 주인의식을 갖고 농장의 운영에 참여하게 된어 그야말로 평등의 이념에 입각한 이상적 사회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풍차 건설을 계기로 주동인물들 간의 권력투쟁이 노출된다. 이상주의자 스노우불은 나폴레옹에 의해 축출된다. 나폴레옹은 간교한 스퀼러를 대변자로 내세워 동물들을 설득도 하고 조작도 하며 개 9마리를 앞장 세워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 그야 말로 완전한 독재체제를 세운다. 농장 운영의 방침도 바꾸어 중의를 모으던 일요회의도 폐지하고 모든일을 나폴레옹과 그의 측근들에 의해 임의로 결정하며 풍차의 건설을 빙자해서 동물들의 자유를 허물어뜨리고 존스가 다시 쳐들어온다는 위험과 스노우불에 대한 반동 낙인을 동물들의 내적 불만을 외적인 공포 분위기로 제압한다. 돼지들은 불평하거나 항의하는 동물을 첩자로 몰아 숙청하기도 하고 옛날처럼 작업량을 늘이고 식량배급을 줄이기로 한다.

 반면에 나폴레옹을 둘러싼 지배계급은 존스 시대의 인간보다 더 사치스러운 생활 속에서 호의호식한다. 그들은 존스가 살던 농가집으로 이사해서 술을 마시고 침대에서 자며 옷을 걸쳐입고 자기네 자녀용 교실을 짓고 심지어는 자기들의 적인 인간들과 상거래를 트고 돈을 만지기 시작한다. <동물 농장>은 인간 사회의 악폐라고 주정하던 그 상태로 돌아가고 만다. 결국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던 혁명은 완전히 타락되고 정책마다 위협과 명분만이 동원될 뿐이었다. 칠계명도 수정되고 우직할 정도로 성실하게 일만 하던 복서는 인간의 도살장에 팔렸고 마침내 그들은 두 다리로 서서 채찍을 들고 동물들을 감시한다. "두 다리는 나쁘고 내 다리는 좋다"던 구호는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욱 좋다"는 구호로 둔갑을 했고,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가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더욱 평등하다'로 바뀐 것이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출전 : [동물 농장](1945)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내용 연구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공산주의, 특히 당시 소련의 스탈린 독재 정치를 신랄하게 풍자함으로써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지배 계급을 돼지로 그린 것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소련인들이 이 소설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리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었으며, 소련과의 관계를 의식한 영국 정부는 이 소설의 출판을 반대한다는 뜻을 강력하게 밝히기도 했다. 발표 당시에는 환영을 받지 못했지만 오늘날 동물농장은 20세기 최고의 정치 풍자 소설이자 우화 소설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오웰은 이 소설을 통해 혁명이 성공을 거둔 후에는 어떻게 변질되는가, 권력자들과 정치가들이 어떤 식으로 국민들을 속이고 억압하는가를 자세히 보여 주고 있다. 이 소설에서 반란을 선동하는 돼지 메이저 영감은 공산주의의 시조라 불리는 마르크스를 뜻하며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스노우볼은 스탈린에게 쫓겨난 트로츠키를 빗댄 것이었다. 소설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얼마동안 동물들은 계급 차별이 없는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동물주의(즉 공산주의)의 이상이 실현되어 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곧 돼지들 사이에 권력다툼이 일어나 나폴레옹이 정권을 잡게 되고 그의 통치로 인해 농장에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생겨난다. 지배 계급인 돼지들이 인간의 모든 악습을 흉내내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결말은 당시 소련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이 작품이 오늘날에도 사랑 받는 이유는 권력의 타락이란 문제가 비단 어느 한 시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표면적으로 소련의 공산주의를 비판한 것이었지만 사실상 이상적인 공약과 선동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혁명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심화 자료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민중의 생존권을 유린하는 정치적 부패

「동물농장」은 '98 서울대 논술고사에서 출제된 제시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동물을 의인화하여 현실의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는 작품에서 비록 그 '현실의 문제'가 무엇인지 논하라는 논제였는데, 많은 학생들이 복서의 죽음을 정리해고와 연결시켰다는 학교당국의 발표가 있었다. 우리 학생들이 그만큼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미흡한 독해력을 드러낸 현상이라고 분석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과연 동물농장에선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조지 오웰은 시탈린 치하의 집단 농장을 풍자하기 위하여 「동물농장」을 냈내다고 한다. 국민의 인권을 유린했던 스탈린 치하는 인류 지성계에 유토피아 사상으로 제시되었던 마르익주의의 타락한 실례로 규정되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이런 측면이 없었을까? 10월 유신 독재로 표방되던 박정희 통치 방식은 당시 지식인에게 「동물농장」과 다를 바 없는 인권 유린으로 해석되었다. 4천만 민족의 피땀을 모아 4천억 5천억의 비자금을 유용한 전직 대통령이 역사의 삼팜을 받았던 것이 멀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었다. '정의사회구연'에서 '보통 대통령론'에 이르기까지 국민 앞에 항상 자신을 미화해 온 우리의 통치자는 지금 IMF 위기에 임하여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는 자세가 아니다.

닫힌 사회의 정치적 부패

「동물농장」은 일단 치자의 교환한 위선과 피치자의 우둔한 단순성이 기본 골격을 형상하고 있다. 통치자는 연금과 안락한 노후를 미끼 복서에게 무한대의 희생을 강요하지만, 결국 부산한 복서를 치료 준다고 속이고 폐마 도살장으로 보내는 것으로 보아 그 보랏빛 약속도 애초에 거짓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일개 소모품에 불과한 복서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치자의 허구 논리를 간파하지 못하고 허무한 최후를 맞는다.

동물들은 짐마차 주위를 에워쌌다. "복서, 잘 갔다 와요." 그들은 함께 소리를 질렀다. 벤자민은 그들 주위를 뛰어다니며 작은 발굽으로 땅바닥을 동동 구르면서 외쳤다. "바보들, 바보들 같으니라구. 이 바보들, 저 짐마차에 무엇이라고 쑤여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단 말이오." 그러나 동물들은 소리를 멈추고 조용해졌다. 뮤리엘이 글자를 뛰엄 뛰엄 읽기 시작했다. 벤자민이 뮤리엘을 밀어 제치고 글자를 줄줄 읽어 내려갔다.

"「알프렛 시몬즈, 페마 도살 및 아교 제조엄, 윌링턴」저것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소? 저들은 복서를 폐마 도살장으로 데리고 가려한단 말이오." 모든 동물들로부터 공포의 외침 소리가 터져 나왔다.

... 사흘 후, 복서가 윌린턴의 병원에서 온갖 치료를 다 받아 보았지만 별다른 효험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스퀼러가 모든 동물에게 이 슬픔 소식을 전하러 왔다. 그리고 그는 앞다리를 쳐들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건 내 생전에 처음 본 눈물겨운 장면이었습니다. 나는 그가 임종하는 최후의 순간까지 그의 침대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눈을 감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속삭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지 여러분, 전진합시다. 우리가 이룩한 혁명을 잊지 말고 전진합시다. 동물 농장 만세. 나폴레옹 동지 만세. 나폴레옹 동지는 항상 옳습니다. 동지 여러분' 이것이 그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 나폴레옹은 스스로 그 다음날 일요일 회합에 나타나서 복서를 찬양하는 짤막한 연설을 했다. 애통스런 동지의 유해를 운반해서 농장에 매장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농장 집 정원의 월계수로 커다란 화환을 만들어 복서의 무덤에 갖다 놓도록 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2, 3일이 지난 후에 돼지들은 복서를 기리는 추모제를 갖기로 했다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복서가 좋아했던 두 개의 금언, '더 열심히 일하자'와 '나폴레옹 동지는 항상 ?다'를 다시 강조하면서 각자 이 금언을 신조로 삼으면 좋을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끝냈다.

추모제가 열렸떤 날, 윌링턴에서 식료품 가게의 마차가 농장집에 커다란 나무상자를 싣고 왔다. 그날밤 떠들석한 노랫소리에 이어 격렬하게 싸움을 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끝으로 열한시경에 유리 그릇이 시끄럽게 깨지는 소리가 나기다 하였다. 그 다음날 점심 때가지 농장 집에는 얼씬거리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돼지들이 어디선지 돈을 장만해 가지고 위스키 한상자를 사다 마셨다는 소문이 들렸다. -「동물농장」中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생각해보기

 윗글에서 나폴레옹은 치자를 상징하고 있다. 윗글에서 드러나는 치자의 모습은 어떤하지 나폴레옹과 그 주변 인물들의 행동을 참조로 생각해보자.

조언

·「동물농장」은 개별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행위를 통해 현실 사회의 문제점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포면적으로 드러나는 대사와 행위로 판단할 때는 작자의 비판의식을 간과할 수 있다.

·복서의 죽음을 둘러 싸고 벌어지는 분주한 연설과 술수를 읽어내야 한다. 특히 마지막 단락에서 벌어진 술판의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

우리 인간 사회도 항상 그럴 듯한 명분과 목적을 제시한다. 그러나 그 명분이 실질로 토하고 사랑으로 구현되는 경우는 드물다. 선거 때마다 그려지는 무지개빛 공약은 공약이 되고, 토기 사냥이 끝나면 쓸모없게 된 사냥개를 삶는다. 이른바 토사구팽이다. 경제위기에 당하여 일차적인 감내자는 권력자나 부유층보다 서민과 노동자다.

 이처럼 치자의 위선과 악에 다하여 피치차의 입장은 무력하기 그지 없다. 복서의 죽음은 어떤 점에서 정치 살인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런 범죄가 태연스레 자행되고 견강부회로 미화되는 현실이다. 치자의 도덕성을 물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관리인 스퀼러(돼지)의 감언이설에 너무 쉽게 설득당하고 만다. 벤자민의 동료에는 이런 조작의 교묘함 앞에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견 제기 : 치자만의 잘못인가

 여기서 피치자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치자의 허위와 위선에 대한 비판적인 자세일 것이다. 「동물 농장」에서 마을 주민들은 일시적인 흥분에만 휩쓸려 행동할 현실을 직시하는 논리적, 체계적인 사고를 결여하고 있다. 짐마차에 '폐마도살업'이란 글자가 남아 있는 것이 수의사의 실수라면 그 수의사의 확인을 거쳐야 했을 것이고, 윌링턴 병원에 이송될 때 주민 대표를 파견하여 복서의 치료를 동행하여 확인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왜 농장에 시신을 매장하는 것이 불가능한가를 따지고, 실제고 복서의 무덤에 월계수 가지로 화환을 걸었는지도 확인해야 했다.

 치자의 허위와 조작은 일차적으로 치자의 부도덕성에 근거하지만, 그런 허위와 조작을 묵인하는 피치자의 소극적·수동적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복서의 죽음과 그것을 둘러싼 부조리한 현상은 현실을 직시하여 통치자의 부도덕성과 거짓 명분, 그리고 권력의 남용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피치자들의 주체적·능동적 자세를 일깨워 주고 있다.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오웰(George Orwell)

본명은 Eric Arthur Blair. 1903 인도 벵골 몬티하리~1950. 1. 21 런던. 영국의 소설가·수필가·비평가.

〈동물농장 Animal Farm〉(1945)과 전체주의 질서의 공포를 분석한 반유토피아 소설 〈1984년 Nineteen Eighty-four〉(1949)으로 유명하다. 태어난 이후 결코 본명을 버리지 않았지만, 처녀작 〈파리·런던의 밑바닥 생활 Down and Out in Paris and London〉(1933)에서 이스트앵글리아의 아름다운 오웰 강에서 따온 '조지 오웰'이라는 필명을 썼다. 당시 이 필명이 그에게 매우 잘 어울려서 친척 이외에는 본명이 블레어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였다. 그는 이름의 변화로 인해 일상생활에서도 큰 변화가 생겼는데 이를테면 영국 제국주의의 충복에서 문학적·정치적 반항아로 바뀌었다.

그는 벵골에서 출생, 사히브(sahib : 식민지시대에 인도인이 유럽인을 부르던 경칭)가 되었다. 아버지는 인도의 영국인 하급관리였고, 어머니는 프랑스 태생으로서 미얀마의 티크 목재상의 딸이었다. 오웰은 사회적 지위에 대한 자부심이 수입과 관계없는 사람들을 뒤에 '하류중산층'이라고 했는데, 이때 그의 가족들은 '토지 없는 상류계급'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졌다. 이와 같은 빈곤한 속물근성의 분위기에서 성장한 그는 부모와 함께 영국으로 돌아온 뒤, 1911년 서식스 해변에 있는 예비 기숙학교에 입학했는데 가난과 지적인 번뜩임으로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 돋보였다. 그는 수줍음을 타는 침울한 괴짜 소년으로 자랐는데, 사후에 출판된 자전적 에세이 〈Such, Such Were the Joys〉(1953)에서는 그 시절의 비참함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오웰은 영국의 명문인 윈체스터와 이튼의 두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는 자격이 주어졌는데, 그는 이튼을 택했다. 1917~21년을 이튼에서 보냈고, 올더스 헉슬리는 그의 교사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또 대학 정기간행물에 처녀작을 발표한 것도 바로 이튼에서였다. 오웰은 대학 장학금을 포기하고 가족의 관습을 따르기로 결심한 끝에, 1922년에 인도 제국경찰의 지방총경보로 미얀마에 갔다. 많은 지방서에서 근무했으며 처음에는 모범적인 제국의 충복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작가가 되기를 원했던 그는 미얀마인이 영국에 지배받는 것이 얼마나 그들의 의지에 역행하는가를 깨달았다. 또 점차 식민지 경찰관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부끄러워했다. 그는 뒤에 소설 〈버마의 나날들 Burmese Days〉(1934)과 번뜩이는 자전적 단편인 〈코끼리 쏘기 Shooting an Elephant〉· 〈매달기 A Hanging〉 및 산문 작품에서 당시의 경험과 제국지배에 대한 반항을 서술했다.

1927년 영국에서 휴가중이었던 그는 미얀마에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했고, 1928년 1월 1일 제국경찰로부터 사직하라는 결정적인 통보를 받았다. 1927년 가을부터는 작가로서의 그의 특성이 형성되는 일련의 행동을 시작했다. 인종과 계급이라는 장애로 미얀마인과 합류하지 못한 것에 죄의식을 느끼면서, 유럽의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의 삶에 몰두함으로써 죄의 일부를 속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누더기를 걸쳤고 노동자와 거지들이 우글거리는 런던 이스트엔드의 싸구려 하숙에서 살았다. 또한 파리의 슬럼가에서 지내기도 했으며, 프랑스 호텔과 식당에서 접시닦는 일을 했다.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부랑자들과 함께 영국을 도보로 여행했으며, 런던 슬럼가 사람들이 켄트 주의 호프 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해마다 움직이는 대이동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그에게 〈파리·런던의 밑바닥 생활〉의 소재를 제공했으나, 작품에서는 현실의 사건들이 소설의 사건인 것처럼 재구성되었다. 1933년 이 책의 출판으로 약간의 문학적 인정을 받았다. 오웰은 첫번째 소설 〈버마의 나날들〉을 통해 억압적이고 부정직한 사회환경과 싸우는, 민감하고 양심적이며 정서적으로 고립된 개인을 묘사해 뒤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유형을 세웠다. 〈버마의 나날들〉의 주요인물은 미얀마에서 따분하고 편협한 애국주의에 사로잡힌 동료 영국 식민주의자들로부터 탈출구를 찾는 하급관리이다. 그러나 미얀마인에 대한 동정은 뜻하지 않은 개인적 비극으로 끝나게 된다. 2번째 소설 〈목사의 딸 A Clergyman's Daughter〉(1935)의 주인공은 몇몇 농업노동자들을 접하면서 짧고도 우연적인 해방을 얻게 되는 불행한 미혼녀이다. 〈엽란(葉蘭)을 날려라 Keep the Aspidistra Flying〉(1936)에서는 중산층 삶의 공허한 상업주의와 물질주의를 경멸하면서도, 사랑하는 소녀와 강제 결혼을 함으로써 부르주아의 부에 만족하는 문학적 경향을 지닌 서적상의 조수를 묘사한다.

오웰은 제국주의에 대한 혐오감으로 부르주아의 생활방식을 거부하고 정치적인 노선까지도 바꾸었다. 미얀마에서 돌아온 즉시 자신을 무정부주의자로 칭했으며 몇 년 동안 그렇게 지냈다. 그러나 그 시기에 다른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선언했던 사회주의자라는 말을 자신에게 적용하기에는 사고면에서 자유론자였기에 1930년대에는 스스로를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오웰의 첫번째 사회주의적 저술 〈와이건 부두로 가는 길 The Road to Wigan Pier〉(1937)은 독창적이며 이교적 색채를 띤 정치 논문이다. 그것은 영국 북부의 실직 상태의 가난한 광부들과 생활했던 경험을 서술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들의 삶에 대한 공유와 관찰을 보여주며, 현존하는 사회주의 운동에 관한 예리한 비판으로 끝을 맺는다. 또한 이 논문에서는 독설적 보고와 그의 이후의 작품을 특징짓게 했던 편견없는 분노를 결합했다. 〈와이건 부두로 가는 길〉이 인쇄될 무렵 오웰은 스페인에 있었다. 스페인 내란을 취재하러 갔다가 공화국 의용군에 가담하기 위해 체류했으며, 아라곤과 테루엘 전선에서 복무했고 소위로 승진했다. 그는 테루엘에서 중상을 입어 목을 다쳤다. 이 부상으로 성대에 큰 이상이 와서 아주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 할 수밖에 없었다. 그뒤 정치적 반대파들을 억압했던 공산주의자들과 대항해 바르셀로나에서 싸웠으며, 1937년 5월 생명의 위협을 느껴 스페인을 떠나야만 했다. 이 경험으로 일생 동안 공산주의를 두려워하게 되었는데, 스페인의 경험을 생생하게 보고한 그의 첫 작품 〈카탈루냐 찬가 Homage to Catalonia〉(1938)는 수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영국에 돌아온 뒤 쓴 〈공중으로 오르기 Coming Up for Air〉(1939)에서는 모순되게도 보수적인 경향이 나타난다. 작품에서 그는 과거 영국의 몰락을 보는 중년 남성의 향수에 젖은 옛 생각을 통해 전쟁과 파시즘에 위협받는 미래에 대한 자신의 공포를 표현했다. 전쟁이 일어나자 오웰은 병역에서 제외되는 대신 영국방송협회(BBC) 인도지국 책임자가 되었다. 1943년 BBC를 그만두고 영국 노동운동 지도자 아뉴린 베번이 참여한 좌익 사회주의 신문 〈트리뷴 Tribune〉의 문예 담당 편집자로 일했다. 오웰은 당시 많은 신문기사, 논평, 신랄한 비평을 쓰는 다작의 저널리스트였다. 디킨스 및 소년주간지에 관한 뛰어난 글을 썼으며 자유론자에 대한 옹호와, 당시 영국노동당이 추구했던 것과는 아주 다른 권력분산적 사회주의와 애국적 감정을 주장하는 내용인 영국에 대한 책을 많이 썼다. 〈사자와 유니콘 The Lion and The Unicorn〉(1941)은 이러한 류의 대표적인 저작이다.

1944년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에 바탕을 둔 정치 우화 〈동물농장〉을 완성했다. 농장의 동물들이 착취하는 주인인 인간들을 무너뜨리고 몰아내어 그들 자신의 평등주의 사회를 세우지만 결국 동물들 중 영리하고 권력지향적인 지도자 돼지가 혁명을 뒤엎고 독재정권을 세워, 그들은 인간이 주인이었던 옛날보다 더 억압받고 무력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 짧은 걸작을 출판해줄 사람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1945년 이 책이 출판되면서 유명해졌으며 처음으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동물농장〉은 오웰의 가장 뛰어난 작품 중의 하나로 기지와 공상이 번뜩이며 문체도 훌륭하다. 그러나 나치즘과 스탈린주의라는 2가지 위협에 대한 수년의 고찰 결과 경고로 쓴 그의 마지막 작품인 소설 〈1984년〉의 유명세에 눌리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는 끊임없이 적대적인 세 전체주의 경찰국가들에 의해 세계가 지배된다는 가상적 미래를 설정한다. 주인공 영국인 윈스턴 스미스는 이 국가의 소수당 당원이다. 진리와 예의범절을 갈망하는 그는, 의도적인 목적에 끼워 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역사를 재서술하고 구조적으로 진실을 왜곡하여 지배를 영속화하는 정부에 대항해 비밀리에 모반하게 된다. 또 스미스는 자기와 같은 생각을 가진 여인과 사랑을 하지만 '사상경찰'에 의해 둘 다 체포된다. 계속되는 투옥·고문·재교육은 그를 육체적으로 파괴하거나 굴복시킬 뿐만 아니라 자주적인 정신적 실체와 영혼의 존엄성까지도 뒤흔든다. 이러한 과정은 그가 가장 증오해온 당의 지도적 인물인 '빅 브러더'를 사랑할 때까지 계속된다. 교도관의 가공할 만한 세뇌기술에 대한 그의 굴복은 매우 비극적이지만 이 소설은 전체주의의 논리가 필연적으로 불러올 결과를 냉철히 파헤치는 힘을 보여준다. 즉 권력지향과 타인에 대한 지배는 결국 모든 인간의 미덕을 서서히 매수하고 소멸시키는 난공불락의 경찰국가가 행하는 끊임없는 감시와 부정직의 편재(遍在)로 귀결될 뿐이다. 전체주의의 가상적 위험에 대한 그의 경고는 동시대 사람들과 후세의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또한 이 책의 제목과 그가 만들어낸 귀절들은 현대 정치의 폐해에 대한 격언이 되었다. 오웰은 〈동물농장〉의 수입으로 사둔 헤브리디스 제도 주라 섬의 외딴집에서 〈1984년〉을 완성했다. 결핵으로 여러 번 입원하면서도 작업을 계속했으나, 1950년 1월 런던의 병원에서 죽었다.G. W. Oodcock 글 (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이완근과 이학준의 희망의 문학 동물농장(動物農場, Animal Farm by George Orwell, 1945)-부제 <동화이야기> : 조지 오웰 소설

 인간 존스(Jones)의 장원(裝園)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던 수많은 동물들은 평소에 소홀한 대우를 받고 있던 차에, 늙은 수퇘지 올드 메이저(Old Major)의 유언에 따라서 반란을 일으킨다. 농장 주인 존스씨와 관리인들은 추방당하고, 동물들은 농장을 <동물농장>이라고 개명하여 희망한 미래를 향해서 진력한다.

 그들의 지도자는 수퇘지인 스노우볼(Snowball)과 나폴레옹(Napoleon)과 스퀼러(Squaler) 등인데, 스노우볼은 풍차를 건설해서 농장을 기계화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그러나 음모가인 나폴레옹은 이상주의자인 스노우볼을 추방하고, 그에게 가담했던 동물들도 차례로 처형해서 일약 독자자로 출세한다. 건설된 풍차가 한 번은 바람으로 붕괴되고, 두 번째는 농자의 탈환을 계획한 존스씨에 의해서 폭파되지만, 동물들은 그것으로 좌절하지 않는다. 그들 중에는 우직할 정도로 성실하게 일만 하는 말(馬)인 복서(Boxer)가 있다. 그러나 그 복서도 결국 과로(過勞)로 쓰러진다. 복서는 지체없이 폐마(廢馬)로 도살업자에게 팔려간다.

 수년 후 풍차는 다시 재건되어 생산은 향상되지만, 돼지 이외의 기타 동물들의 생활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일찍이 혁명 초기에 제정된 7개 강령(綱領)도 수정된다.

'두 다리는 나쁘고 네 다리는 좋다.'는 슬로건이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욱 좋다.'로 둔갑(遁甲)되어 인근 농장주들과 상거래도 튼 돼지들은 그들을 초대하여 밤새도록 연회를 베푼다. 두 다리로 서서 인간들과 건배(乾杯)를 주고 받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이제는 누가 인간이고, 누가 돼지인가를 식별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결국 동물농장은 장원농장으로 환원(還元)된 셈이다. 장원이란 농노(農奴)를 사역(使役)시켜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간의 분화(分化)를 드러낸 중세기의 농장이다.

이 작품은 말할 것 없이 구소련에 대한 풍자(諷刺)소설이다. 작자는 1917년 2월 혁명에서 1943년의 테헤란회담에 이르기까지의 구소련의 역사를 재현하면서 스탈린의 독재(獨裁)를 통렬하게 비판한다.

 "권력은 타락하게 마련이다. 절대권력은 절대로 타락한다."는 말대로 어느 독재자가 권력을 남용할 때 그것이 어떤 책략(策略)으로 현실을 호도(糊塗)하면 어떤 조작으로 국민을 우롱(愚弄)하는가 하는 가장 가증(可憎)스런 실례를 오웰은 제시하고 있다.

 끝으로 오웰의 문체(文體)는 명료하고 가식(假飾)이 없으며 강렬하고 경제적이며 소박하고 솔직하다. 게다가 구어체(口語體)의 모범적인 문장으로 영문의 이해는 물론 작문, 회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을 확신한다.

 이 소설은 1944년 2월에 완성되지만, 당시 소련은 영국의 동맹국이었기에 소위 외무부간의 간섭도 있고 해서 출판을 인수하는 곳이 없었다. 종전(終戰) 때인 1945년 8월이 되어서야 출판의 빛을 보게 된다. 그러나 머지 않아 미, 소의 냉전시대가 찾아오자 금방 일대 베스터 셀러가 되었다. [출처 : 글 김희진 (서울시립대 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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